삼성바이오·셀트리온헬스 '반토막'...바이오주, 내년엔 수렁서 탈출할까
삼성바이오·셀트리온헬스 '반토막'...바이오주, 내년엔 수렁서 탈출할까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12.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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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회계 문제에 발목...회계 투명성 강화, R&D·FDA 이벤트가 향배 가를 듯
2018년엔 한국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제약·바이오업종 주요 기업의 부침이 심했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한국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제약·바이오업종. 하지만 2018년은 이들 주요 기업의 부침이 심했던 한 해였다.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이슈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의혹이 맞물렸다. 제약·바이오주 신뢰가 떨어지며 지난 10월 코스피 2000포인트 선이 깨지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종목의 조정세가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개발비 이슈를 넘어 영업권 등 핵심 무형자산의 회계처리 문제를 들여다 볼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종의 투자 근거 자체가 없어지지 않은 만큼, 회계 문제만 잘 해결된다면 낙폭을 만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초 1만3913을 찍었던 코스닥 제약지수는 8800선까지 하락했다.<키움증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 1만3913을 찍었던 코스닥 제약지수는 8800선까지 하락했다. 지수가 고점 대비 40% 가까이 빠진 것이다. 지난 10월 30일엔 7964까지 떨어지며 8000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올 한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였는데 관련 지수의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회계 부정 문제가 꼽히고 있다. 연초 도이체방크의 ‘셀트리온 보고서’로 말미암아 금융당국이 연구비 비중이 높은 10곳의 테마감리를 시작한 시점이 지난 4월이다. 당시부터 꺾인 주가는 현재까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약·바이오 종목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이슈는 치명타였다.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의 공방 끝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고의 분식회계 결론을 내렸다. 지난 4월 60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 35만원으로 내려앉았다.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거래소 상장폐지까지 이어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을 정도다.

삼성바이오의 거래정지가 풀린 당일 곧바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문제가 터지며 바이오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 가라앉았다. 과거 셀트리온이 헬스케어에 넘겼던 국내 독점 판매권을 다시 넘겨주면서 매출로 잡은 것이 불법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연초 16만4000원까지 올랐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도 최근 반 토막 난 상태다.

이 밖에도 ‘레모나’를 만드는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동성제약·안국약품의 불법 리베이트 혐의, 삼진제약의 법인세 미납 등의 이슈도 있었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연구비 테마감리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연말에 돌발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는 모양새다.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상위 14개 업체를 확인한 결과 연초 대비 주가가 오른 기업은 6곳, 내린 기업은 8곳이었다. 주가가 10% 이상 유의미하게 오른 곳은 대웅제약·한올바이오파마·부광약품 등 3곳에 불과했다. 반면 주가가 10% 넘게 빠진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한미약품, 종근당, 영진약품, 녹십자, 녹십자홀딩스, 코미팜 등 7곳에 달했다.

회계 불확실성 해소·신약 성공 여부가 내년 주가 관건

지난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는 처음으로 10조원(10조1264억원)을 돌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매출 발생기업 비율은 69.1%에서 지난해 72.4%까지 늘었다. 장기간 투자 단계를 넘어 비로소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계 문제도 부각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회계기준 위반 사건은 총 131건에 달한다. 지난해 회계기준 위반사건 124건에 비해 7건, 5.6%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발비 과대계상이 10건으로 지난해 2건에 비해 5배 증가했다.

바이오업계에 회계부정이 잦은 원인으로는 모호한 규정이 1순위로 꼽힌다. 실제로 차바이오텍·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의 사태는 금융당국과 업계 간 회계 해석에 간극이 크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초기 투자가 큰 이상 정확한 기준 없이는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내년 기업 재무제표 심사 시 ‘무형자산 인식·평가의 적정성’을 4대 점검 사항 중 하나로 못 박은 상태다. 테마감리 문제가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이는 결국 제약·바이오 업종의 회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돼야 함을 뜻한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중에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계속 나타내고 있고, 금융당국도 업계를 발목 잡는 회계문제를 해소하려고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금융당국은 회계기준원,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 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회계처리 관련 민관협의체를 발족해 첫 회의를 가졌다. 지난 9월에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내놓고 약품 유형별로 연구개발비의 자산화가 가능한 단계를 제시했다. 이 같은 방향은 장기적으로 업종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란 평가다.

업종 내 긍정적인 소식도 적지 않다.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국내 단일의약품 최초로 글로벌 연간 처방액 1조원을 돌파하며 성공 사례로 자리잡은 게 대표적이다. 지난 11월에는 유한양행·앱클론·인트론바이오·코오롱생명과학 등 4개사가 총 26억 달러(약 3조원)의 기술수출을 했다.

2019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연구개발 및 FDA 허가 이벤트.<자료=SK증권>

여기에 내년 초부터 주요 연구개발 및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허가 이벤트도 다수 예정돼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 한미약품의 ‘롤론티스’ ‘포지오티닙’, SK바이오팜 ‘솔리암페톨’, SK케미칼 ‘폐렴구균백신’, 한올바이오파마 ‘안구건조증치료제’, 바이로메드 ‘VM202’, 신라젠 ‘펙사백’ 등이 대표적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일부 제약사의 미국 임상 3상 결과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임상결과가 좋은 후보물질은 L/O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관련된 종목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 또한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의 과감한 R&D 투자가 글로벌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R&D 모멘텀과 파이프라인 기대감은 쉽게 소멸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