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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스토리]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의 1조4000억 잭팟 '뚝심'
[피처 스토리]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의 1조4000억 잭팟 '뚝심'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11.06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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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취임 후 줄곧 R&D 투자 확대..."신약개발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명"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유한양행>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행복경영을 위한 바탕이 R&D강화다. 우리 회사가 기반기술 이런 것들을 많이 갖고 있질 못했다. 지난 3년간 유한양행은 글로벌 신약의 가능성을 높인 폐암치료 신약 물질을 비롯해 파이프라인 확대 및 연구개발 역량을 높여왔다”(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국내 제약업계1위 유한양행이 지난 5일 미국 존슨앤존슨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비소세포 폐암 치료 신약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 1조4000억원 규모의 잭팟을 터뜨렸다. 계약금만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라이센스 계약이다. 이 소식에 제약바이오주가 투자 심리 개선 심리까지 더해져 이틀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이 2015년 베링거인겔하임에 항암신약 ‘올무티닙’으로 6억9000만 달러(7710억원) 기술 수출 계약을 한 기록을 뛰어넘는 업계 사상 최대 규모 성과다. 토러스투자증권은 6일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이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실제 상당한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R&D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는 유한양행이 신약 개발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데는 이정희(67) 사장의 집념이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매출 1위 제약사지만 신약개발에서 뒤처지면서 한미약품과 비교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정희 사장의 승부수가 빛을 발하면서 향후 개방형 신약개발 및 강화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정희 사장은 1978년 유한양행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영업사원, 유통사업부장, 경영관리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5년 3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올해 재선임 돼 향후 3년간 회사를 이끈다. 그는 20대에 유한양행에 입사해 평생을 한 회사에 바친 전문경영인이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후 평사원 출신 중 내부인사가 대표이사로 선출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기술 수출은 이정희 사장이 취임한 2015년부터 지난 3년간 R&D 투자와 개발을 늘리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꾸준히 추진한 첫번째 성과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외부 바이오벤처로부터 신약을 사들여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 모델이다. 제약사는 우수한 신약후보물질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바이오벤처는 기술을 팔아 임상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사장은 신약 공동개발, 기술 도입, 합작법인 설립 등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적극 펼치며 연구개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집중했다. 2015년 9개이던 파이프라인을 19개로 배 이상 늘린 것도 이 사장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증권가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 3786억원에 영업이익 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99.3% 급감한 것이다. 회사 측은 신약개발 강화에 따라 연구개발비가 대폭 늘어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 어닝쇼크를 겪으면서 실적 악화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지만, 이번에 잭팟을 터뜨리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 사장이 단기적 실적 악화를 무릅쓰고 신약개발회사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통한 것이다.

3분기 실적 부진에도 계속된 신약개발 투자

이 사장은 취임 후 줄곧 신약개발에 매진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바이오벤처를 비롯한 15개 기업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또 올해 3분기 연구개발비로 298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9% 늘어난 금액이다. 이 사장의 혁신적 리더십과 뚝심이 없었다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이번에 얀센에 기술을 판매한 레이저티닙도 이 사장이 지난 2015년 7월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계약금 10억원을 주고 산 신약후보물질이다. 2016년 중국 제약사 뤄신에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레이저티닙 기술 수출 계약에 합의했으나 해지되는 아픔도 있었다. 그러다 최근 오스코텍과 공동으로 레이저티닙 임상2상이 진행되면서 유한양행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 사장은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레이저티닙을 홍보한 데 이어 지난 4월 미국암학회도 참석했다. 또 지난 9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 레이저티닙과 관련해 임상결과를 발표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번 기술 수출은 이러한 노력이 더해져서 이뤄낸 성과다.

이정희 사장 “이익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미래전략기업 될 것”

이 사장의 경영 행보를 보면 장기적으로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R&D 부문 확대 전략이 눈에 띈다. 그는 평소 "열심히 영업하고 그 이익을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전략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레이저티닙 외에도 다양한 항암제 신약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연구 중이다.

그는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선행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소명으로 이는 미래의 희망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R&D를 더욱 강화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단기적인 이익 창출을 넘어 적극적으로 R&D 시장 지향과 투자 강화로 미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지속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그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R&D 파이프라인 확보와 신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외부 전략투자에 나서고 있다. 직접적인 R&D 투자금액으로 환산되지는 않으나, 지속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그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유한양행의 R&D 투자 규모는 2016년 878억, 2017년 1000억, 올해 1100억원대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24개에 달하는 등 유한양행이 지속해 온 연구개발 확대 및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 역시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혁신신약 연구분야인 종양과 대사의 2대 전략 질환군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고 종양분야는 차세대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 10개 연구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대사질환 분야는 당뇨 및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4개 연구과제가 제2의 레이저티닙을 잇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일부에선 R&D가 부족하고 외국계 제약사 공동 마케팅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정희 사장 부임 이후 유한양행은 어느 제약바이오 회사보다 미래 경쟁력 창출과 R&D 투자 및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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