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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왜 한국만 헛도나
공유경제, 왜 한국만 헛도나
  • 양재찬 경제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0.31 18: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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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국가들이 공유경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로 신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한국은 거의 불모지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카풀·숙박공유 등 공유경제 관련 규제완화를 강조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기존 전통산업의 반발에 부닥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해서다. 택시 콜서 비스를 중개하던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에 나서자 택시업계가 운행을 중단한 채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런 신·구 산업간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부나 법을 바꿔 신산업 태동의 길을 터줘야 할 국회와 정치권도 기존 업계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그 사이 우버(미국), 디디추싱(중국), 그랩(말레이시아) 등 해외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GM·포드 등 자동차 메이커를 추월했다. 모빌리티(이동) 분야의 변화 트렌드를 읽은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과 통신사, 자동차메이커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합종연횡 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거나 빌려주자는 개념이다. 전 세계 기업들이 앞 다퉈 뛰고,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여러 분야로 진화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혜택을 본다. 문제는 공유경제 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존 산업의 피해에 따른 신·구 산업간 갈등이다.

다른 나라들도 이런 문제에 봉착했다. 그래도 O2O 시장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신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중국은 일찍이 O2O를 통한 상품유통 혁신정책을 내놓고 온라인시장 진입 요건을 완화 했다. 미국도 O2O를 디지털 매칭 기업으로 정의하며 관련법을 손질했다. 유럽연합(EU)은 관련 사회안전망 구축에 공을 들였다. 소비자 보호와 고용 대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통산업과의 상생 방안을 담았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정면 돌파해야 한다. O2O는 4차 산업혁명의 한 분야로 가야할 길이다. 전통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세계적 추세에서 홀로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ICT 인프라를 활용해 공유경제 기업을 키워 해외로 진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지금처럼 질척거리다간 외국 공유경제 기업이 들어와 국내 시장을 삼키고 기존 전통산업까지 도태시킬 것이다.

정부부터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신·구 산업간 갈등 조정에 적극 나서는 한편 새로 태동하는 산업의 분류체계를 서둘러 마련해 그 개념과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택시업계 등 기존 산업계, 전통산업도 각성해야 한다. 변화 트렌드를 좇아 스스로 변화해 나가야지 기존 업태를 고집하는 것은 자멸의 늪에 빠져드는 격이다.

신산업과 전통산업 간 갈등은 일정 부분 필연적이다. 기술 발달과 소비자 욕구 변화를 좇아 나타 나는 신산업은 전통산업과 경쟁하고 충돌하며 자라나는 법이다. 이게 두려워 신산업 태동을 막으면 산업 생태계 전반이 역동성을 잃고 경제성장도 정체된다. 젊은이들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스타트업도 탄생하기 어렵다. 굳이 신성장동력을 거론하지 않아도 한 나라 경제의 성장 발전은 기존 산업 유지만으론 불가능하다. 끊임없이 신산업이 태동하고 경쟁력이 약화된 산업은 도태되는 건전한 산업 생태계여야 한다. 공유경제 불모지란 오명을 빨리 털어내자. 신산업 없이는 성장도 없다.

양재찬 경제 칼럼니스트

한양대 겸임교수 언론학(경제저널리즘) 박사

아시아경제 전 논설실장

중앙일보 전 경제부장·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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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페 2018-11-01 00:50:52
기업형 에어비앤비 업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얼마전 모 에어비앤비 호스트 교육가니까 홍콩이나 싱가폴 은행계좌 만들어서 돈받는 탈세 솔루션을 비법이라고 가르쳐 주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