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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09:4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지엠 '먹튀의 추억'...한국도 '협박 프레임'에 걸려드나
지엠 '먹튀의 추억'...한국도 '협박 프레임'에 걸려드나
  • 금민수 기자
  • 승인 2018.10.19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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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장소서 주총 열어 법인분리 안건 통과...독일 오펠과 지엠 캐나다서도 같은 수법으로 이익 챙겨

[인사이트코리아=금민수 기자] 19일 한국지엠이 장소도 비공개로 한 채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지엠 노조는 19일 오후 1시부터 부평공장 본관 안 한국지엠 사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며 농성을 했지만 결국 안건이 가결됐다. 한국지엠 2대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도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왔지만 노조의 저지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지엠이 단독으로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발해 한국지엠 노조는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지난 10월 16일 노조는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2%의 찬성을 받아놓은 상태다. 노조는 지난 10월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산업은행도 결과에 대해 당황한 기색이다. 산업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법인 분리 안건) 가결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구체적인 사실은 지금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가결이 확실하다면 한국지엠을 상대로 법률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22일에는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추혜선 의원(정의당)은 한국지엠 법인 분리 관련 의혹을 질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주총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은 '한국지엠'(생산·정비·판매)과 신설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R&D·디자인 등)로 분리된다. 분할 후 한국지엠은 자동차 부품 제조와 판매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자동차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각각 맡게 된다. 한국지엠에는 생산직 근로자 등 1만명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는 연구직 등 3000명이 소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와 노조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린다. 한국지엠은 신차개발과 긴밀한 업무 협조를 위해 법인 분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는 먹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의심하고 있다.

같은 수법으로 정부와 노조 압박하는 지엠

한국지엠이 지금 보여주는 시나리오는 지엠이 예전에 썼던 수법과 비슷하다. 특히 독일 자동차 기업 오펠 구조조정과 비슷하다. 당시 지엠은 독일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본보기로 벨기에 공장을 폐쇄하고 일종의 '협박'을 시도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지엠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지엠은 오펠을 적자상태로 만들어 PSA에 넘겼다.

그렇다면 오히려 매각되는 것이 나은 것 아닐까. 하지만 전혀 아니다. 오펠은 다시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월 PSA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오펠의 R&D센터를 분리 매각했다.

오펠 노동자평의회, 독일 금속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GM이 PSA에 매각할 때도 파업을 하지 않았던 그들이 R&D센터 매각에 반발하며 파업 불사를 선언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이번 매각 결정을 “오펠의 DNA를 없애는 행위”로 규정했다.

생산공장만 있고 연구·개발이 안 된다면 신차 개발이 어려워진다. 때문에 R&D센터가 매각되면 오펠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신차를 개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 남지 못하는 게 불 보듯 뻔하다.

지엠은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였다. 지엠 캐나다는 2009년 지엠 본사 파산과 함께 경영위기에 처했다. 지엠은 캐나다 정부 지원을 압박하면서 2008년 말에 오샤와의 트럭 공장을 먼저 폐쇄했다. 캐나다 정부는 2009년 구제 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해 약 8조원을 지엠 캐나다에 출자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엠은 다시 정부와 노조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엠은 멕시코와의 비용 경쟁력을 거론하며 오샤와 공장의 라인 일부를 폐쇄하고, 2017년 이후 생산물량을 배정하지 않았다. 공장 철수를 암시하며 다시 노조의 양보와 정부의 지원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지엠의 협박 속에 노조는 임금, 연금 등 단체협약의 여러 부분을 양보했고 정부는 지원을 약속했다.

다국적기업인 지엠은 ‘철수’ '폐쇄' 카드로 정부와 노조를 협박하거나 이익을 챙기는데 능하다. 우리의 경우 군산공장 폐쇄를 무기로 정부를 압박해서 산업은행로부터 8100억원을 수혈 받았다. 이제는 법인 분리 방식을 들고 나와 노조 무력화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지엠 법인 분리 반대 기자회견에서 노조 관계자는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30만 일자리를 미끼로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을 뜯어갔다"며 "한국지엠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화려한 간판만 달고 있을 뿐 실상은 강도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군산공장 폐쇄’ ‘법인 분리’ 다음 수순은 뭘까. 그것이 ‘철수’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지엠 철수 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할 경우 일자리 9만4000개가 사라지고, 연간 부가가치 손실 8조400억원, 생산손실은 30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지엠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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