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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퍼스트 기술’ 추구하는 김병규 아모텍 회장
‘월드 퍼스트 기술’ 추구하는 김병규 아모텍 회장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18.10.04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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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소니 수준이었다면 우리가 이만큼 못 컸다“
김병규 아모텍 회장.<아모텍>
[인사이트코리아=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아모텍은 소재·부품 기술에 강한 중견기업이다. 2003년 이 회사가 개발한 칩바리스터는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됐다. 칩바리스터는 IT 기기의 회로를 보호하는 정전기 방지용 부품이다. 국내외 글로벌 IT 기업에 공급하는 칩바리스터와 근거리 무선 통신(NFC) 안테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아모텍 측은 칩바리스터, 휴대폰에 들어가는 복합 안테나, 감전보호소자 등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30%대라고 밝혔다. NFC 안테나는 국내 굴지의 전자 대기업의 모바일 제품에 약 30%를 공급한다.

1994년 설립된 아모텍은 출원·등록 건수 합해 76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일찍이 수출에 주력해 2001년 산자부 선정 ‘부품소재 수출 리딩 컴퍼니’에 뽑혔다. 15년 만인 2016년엔 ‘2억 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설립자인 김병규 아모텍 회장은 출범 4반세기 만에 이 같은 금자탑을 쌓은 아모텍엔 나름의 성공 방정식이 있다고 전했다.
 
“B2B 기업으로서 시장의 변화를 남들보다 먼저 읽고 업계의 글로벌 리더들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제품을 가장 먼저 최적화해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런 글로벌 리더로 휴대폰 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을, 자동차 업계에선 테슬라와 벤츠를 꼽았다.
“이런 제품에 들어가는 기술은 단일한 게 아니라 소재·공정·설계가 다 새로운 복합 기술이죠. 이들 글로벌 리더의 파트너가 되려면 신뢰도 쌓아야 합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우리가 공급할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고객사가 어떤 제품을 만들려 하는지 알기에 이들이 필요로 하는, 현존하지 않는 부품을 기술 융합을 통해 개발합니다. 그런 다음 우리 회사의 베테랑들이 그 제품을 고객사에 들고 가 그쪽 사람들과 세미나를 열어요. 이렇게 하려면 일찍이 미래 트렌드를 예측해 보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글로벌 리더들에게 필요한 부품 만든다

지난여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건 협력업체들을 쥐어짠 결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삼성의 부품 공급사 대표로서 이 같은 논란을 어떻게 볼까.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리더가 있기에 국내의 많은 부품 회사들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이 만일 소니 수준이었다면 아마 아모텍이 이만큼 못 컸을 거예요. 과거 전성기의 소니와 파나소닉 덕에 일본 부품사들이 성장한 것과 똑같은 이치죠. 삼성에 필요한 부품이 곧 다른 글로벌 리더들도 필요로 하는 부품이죠. 삼성이 세계 시장을 제패하는 과정에서 아모텍 같은 부품 회사들이 만든 혁신적인 신제품이 일조를 했습니다. 대기업은 우수 중소·중견 기업을 탄생시키는 역할도 해요.”
 
김 회장은 글로벌 리더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고객사 세미나 때 신소재에 관한 우리의 기술 분석 결과를 보여 줍니다. 고객사 측이 우리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고 나면 마음을 열고 숙제를 내 주죠. 이러이러한 사양으로 자기들이 원하는 부품을 만들어 오라고 주문합니다. 휴대폰용 메탈 케이스가 상용화되기 전의 일입니다. 충전 중 감전 가능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리가 먼저 얘기해 마침내 감전보호소자를 납품하게 됐죠.”
 
NFC 기능을 함께 실은 아모텍의 콤보 안테나는 ‘월드 퍼스트’ 제품으로 삼성과 함께 개발해 삼성의 표준이 됐다. 월드 퍼스트 기술, 월드 베스트 제품은 아모텍의 비전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안테나 시장이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적으로 자동차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차 내부의 연결이 중요해지면서 차 한 대에 무려 100개 이상의 안테나가 사용됩니다. 자동차에 모터도 많이 들어가요. 헤드라이트가 LED로 바뀌면서 달게 된 쿨링 모터 같은 게 좋은 예죠.”
아모텍은 1997년과 1999년 각각 신소재연구소와 모터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회사 관리직(437명)의 34.6%가 연구개발(R&D)에 종사한다. 김 회장은 관리자 일부를 제외하면 현장의 생산직은 물론 영업직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기술과 관련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했다. 이 회사는 연 매출액의 15~20%를 R&D에 쓴다.
 
“대부분의 좋은 회사들은 R&D 투자를 이만큼씩은 해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가려면 미래를 위한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R&D 투자의 경우 매출에 늦게 반영되면 비용으로 털기도 하지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85% 넘어

아모텍의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 그는 “소재·공정·설계 기술을 복합화 하는 능력”이라고 단언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해야 한다"는 김병규 회장.<아모텍> 

“제조업 혁신의 원천은 소재 기술입니다. 단팥빵에 비유하면 밀가루빵 말고 단팥을 넣은 쌀빵, 귀리빵을 만드는 식이죠. 송편처럼 아예 팥소 대신 콩을 넣을 수도 있죠. 말하자면 재료를 바꾸는 겁니다. 재료를 못 바꾸면 형태를 바꾸는 수밖에 없어요. 공정 기술이 뛰어나면 생산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아모텍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5% 이상이다. 글로벌 리더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면 수출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삼성·현대차 등에 공급하는 제품도 대부분 수출로 잡힌다고 귀띔했다. 아모텍은 중견기업이지만 이직률이 낮은 편이다.
 
“소재 기업이라 20년 이상 실무를 한 사람이 많습니다. 차부장급 이상은 퇴사자가 거의 없어요. 주임·대리급은 중견기업의 경우 어느 회사나 이동이 많죠. 아모텍은 사회에 진출한 지 한 20년 된 사람들이 무엇엔가 도전해 보고 싶어 노력하고 그 결과 승진도 하는 그런 회사입니다.”
 
김 회장은 그런 엔지니어들에게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해 볼 기회를 주고 설사 잘못된 결과가 나와도 문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실패를 용인하는 것이 아모텍의 조직문화가 됐다는 것이다.
 
“아모텍엔 실패를 해도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개발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어야 제품 양산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부품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우리 엔지니어들은 다양한 소재를 다룰 줄 알아 조성과 공정, 설계에도 정통해요. 아모텍의 또다른 경쟁력이죠.”
 
아모텍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등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변화가 큰 시장의 부품 제조사로 글로벌 리더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더의 저가형 휴대폰 케이스가 메탈에서 플라스틱으로 돌아간 것이 한 예다. 김 회장은 “상당수 경쟁사들이 그 바람에 적자로 돌아섰지만 아모텍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은 서로 독립적인 관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기업을 관리하려 들면 이런저런 부작용이 생기죠. 비유하면 글로벌 시장에 나가 치열하게 국제 경쟁을 해야 하는 가장이 휴직계 내고 집에 들어앉아 배우자와 자녀의 비위를 맞추는 격이랄까요? 정부가, 기업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기업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나만 잘되면 나중에 외로워진다

아모텍은 2003년 코스닥 시장에 등록했고 김 회장은 2009년 코스닥협회장을 지냈다. 그는 기독교적인 섬김의 리더십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섬기는 경영을 하려고 합니다. CEO로서 구성원들의 장단점을 살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도록 도우려 합니다. 또 서로 이해하고 서로를 인정하게 만들려고 해요. 구성원 간에 평소 협업이 잘 돼야 적시에 필요한 기술 융합이 이뤄지죠.”

그에게 젊은 세대에게 주고 싶은 조언을 구했다.
“꼰대 소리 들을 각오하고 한 마디 하자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해야 합니다. 고생스런 일에 젊음을 바쳐야 장차 나의 미래가 보장되죠. 오늘의 말초적 행복을 좇으면 내일의 보람을 기대할 수 없어요. 성공에 목말랐겠지만 남을 위해 사는 게 곧 성공의 비결입니다. 나만 잘되면 나중에 외로워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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