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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화시대]현정은의 11년 기다림, 드디어 결실 맺나
[남북 평화시대]현정은의 11년 기다림, 드디어 결실 맺나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9.21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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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유지 받들어 남북경협 진력...금강산·백두산 관광 큰 기대
북한을 방문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8일 리용남 내각 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20년,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남측과 북측에서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금강산 관광이 여전히 기억되고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에 사업자로서 정말 감사했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오후 평양에서 서울로 돌아와 “7년 만에 찾아간 평양은 몰라볼 정도로 변화했지만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서 감격스럽고 기뻤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하시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 추진을 언급하실 때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남북경협 사업에 헌신하신 고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헌 회장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귀환 소회를 밝힌 것이다.

현 회장은 이어 “앞으로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이제 희망이 우리 앞에 있음을 느낀다.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현대그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며 나아가 남북간 평화와 공동번영에 작지만 혼신의 힘을 보탤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 추진 언급에 가슴 먹먹"

와신상담하며 뚝심 하나로 대북사업 끈을 놓지 않고 11년을 기다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마침내 웃을 날이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올들어 지난달 3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금강산 추모식에 다녀온 후 두 번 연속으로 방북길에 오른 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인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조건이 마련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정상화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도 협의해 나가길 바라는 등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도 두 사업 재개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평양공동선언은 대북 사업 전개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이다.

UN제재 등이 남아 있지만 남북 정상이 비핵화 방안에 합의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의지를 밝히자 현 회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 추진을 언급할 때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08년 7월 대북 사업이 중단되고, 대북강경론을 불사했던 보수정권을 거치면서 현 회장은 '좋은 날'이 올 것을 기다렸다. 재계에서는 현 회장의 한결같은 뚝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에 방북했던 김현철 대통령경제보좌관은 21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신임 장관 임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보좌관은 “북한이 현대아산에 대한 일종의 존경심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며 “남북교류 초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에 많은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함일 수도 있고 정주영, 정몽헌 회장에 대한 존경을 많이 표현하곤 했다”고 전했다.

현 회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20년 지기’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고 볼 수 있다. 리용남 북한 내각 부총리는 지난 18일 경제인과 면담 자리에서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고 말해 현대그룹과 북한의 신뢰관계가 변함없이 돈독함을 주요 재계 총수들 앞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리 부총리가 말한대로 대북사업에서 현대그룹은 선구자 역할을 해 왔다. 고(古) 정주영 명예회장이 직접 1998년 6월 500마리 소떼를 몰고 방북한 후 그해 10월 501마리의 소를 북한에 보냈고 11월 금강산 관광에 이어 2003년 개성공단 개발, 2007년 개성 관광 개시 등 20여년간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파란 많은 남북 경협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격돼 사망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고 현대그룹이 보유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자산이 모두 북한에 몰수됐다. 이후 보수정권 치하에서 자그만치 10년간 금강산관광은 중단돼 현대그룹은 큰 손실을 입었다.

실제로 금강산 관광 중단 여파로 현대그룹은 10년간 누적 매출 손실이 1조5000억원에 달할 만큼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알짜배기 계열사인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매각해야만 했다. 그룹 규모가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축소되고 임직원 수는 8년전 1084명에서 150명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대북사업을 놓지 않은 것은 현대그룹의 숙원사업이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업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강산, 개성공단을 비롯해 백두산 관광사업까지 본격화될 경우 현대그룹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아산이 지난 2000년 8월 북측으로부터 7개 사회간접자본 사업권(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 등과 포괄적인 사업권을 보장받았다. 사실상 국내외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개 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최소 30년간 독점으로 5300억원에 확보했으며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2000만평에 이르는 개성공단 개발사업권 중 공사에 착수한 면적이 100만평에 불과해 사업기회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연내 착공이 예정된 철도사업권을 갖고 있어 다른 기업들이 대북사업을 진행하는 데 현대그룹의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에 방북한 기업 총수들 가운데 대북 사업권을 확보한 곳은 현대그룹이 유일하다. 특히 최근들어 현대그룹에 대북사업 진출과 관련한 다른 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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