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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이재용·최태원·구광모가 김정은에게 풀어낼 보따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재용·최태원·구광모가 김정은에게 풀어낼 보따리는?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8.09.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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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총수 방북에 세계가 주목...미국·UN의 대북제재 리스크는 부담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참석하기로 예정된 SK 최태원 회장(왼쪽부터), 삼성 이재용 부회장, LG 구광모 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출동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남북경협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청와대가 발표한 정상회담 수행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그룹 최고경영자가 포함됐다. 김용환 부회장을 제외한 3명은 그룹을 이끌고 있는 총수들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지난 2월 초 항고심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된 이후 조심스런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공장을 직접 방문해 힘을 실어준 것을 계기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어 이 부회장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공식 방북단에 포함된데 대해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청와대는 “경제가 평화다. 일은 일이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 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삼성을 비롯한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을 동반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경협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경제협력을 목표로 한 북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4대그룹 대북 유엔제재 리스크에도 정부에 '화답'

4대그룹 최고경영자가 함께 북한을 찾는 것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은 당시 이건희 회장 대신 윤종용 부회장이 방문했으며 LG는 구본무 회장,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이 직접 방북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평양을 방문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 동행에 따른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 투자나 최고경영진의 행보에 리스크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한미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기업인 방북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업인은 거절도 어렵다”며 “4대그룹 매출 대부분은 글로벌 시장에서 나온다. 4대그룹 총수가 압박에 못 이겨 북한 투자의향을 밝혔다가 유엔 제제를 받으면 어떻게 책임지겠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1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원 및 특별수행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 최초로 방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삼성을 비롯한 LG, SK, 현대차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인프라 분야에서 이들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 최초로 평양을 방문한다.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평양에서 TV, 유선전화기 등 가전제품 사업을 한 경험이 있으며, 삼성물산은 북한 내 인프라 시장 구축을 위한 남북경협 사업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당장이라도 남북경협 사업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공장 방문 당시, 일자리 창출에 힘써달라는 주문에 180조 투자로 통 큰 화답을 한 바 있다. 이번 방북 동행 요청에 대해 이 부회장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보따리를 풀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언젠가 삼성전자 평양공장 설립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취임 20주년 맞은 SK 최태원 회장도 눈길

LG의 경우 2007년 고(故) 구본무 회장의 방북에 이어 4대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방북길에 오른다. 취임 이후 정중동 행보를 보여 온 구광모 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TV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가전을 중심으로 북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LG생활건강 등 소비재 업체의 북한 진출도 예측해 볼 수도 있다. 북한의 소비재 산업이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잠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K 최태원 회장의 방북도 눈길을 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SK는 예전에 대북 통신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SK텔레콤 또는 SK건설을 중심으로 통신이나 건설 인프라와 관련해 경협사업 추진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대신 김용환 부회장이 방북길에 오른다. 정의선 수석총괄부회장은 자동차 관세 문제 등으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등과의 미팅이 잡혀 있어 이번 방북단 명단에서 빠졌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