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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로즈뱅크' 수주로 한국 조선 자존심 되찾나
대우조선, '로즈뱅크' 수주로 한국 조선 자존심 되찾나
  • 금민수 기자
  • 승인 2018.09.17 18: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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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셈코프 마린과 '20억 달러 대결'..."해양플랜트, 더 이상 밀릴 수 없다"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Chevron)이 발주한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 로즈뱅크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조선회사 셈코프 마린(Sembcorp Marine)이 최종후보로 올랐다.<셰브론>

[인사이트코리아=금민수 기자] 대우조선이 로즈뱅크 수주전에 사활을 걸었다.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Chevron)이 발주한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 로즈뱅크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조선회사 셈코프 마린(Sembcorp Marine)이 최종후보로 올랐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참가했지만 탈락했다.

로즈뱅크는 영국 북해 쉐틀랜드 군도 북서쪽에서 130km 지점에 있고, 수심 1.1km인 해상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FPSO는 시추선과 함께 대표적인 해양 플랜트다. 정확히는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를 뜻한다. FPSO 선박은 해상의 일정 지역에 머물면서 해저에서 원유를 뽑아 올려 정유 제품을 생산해 보관하고 타 선박에 이송까지 하기 때문에 공정이 복잡하고 그만큼 값이 비싸다.

대우조선은 로즈뱅크 수주전에 명운을 걸고 반드시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FPSO는 평균 1~2억 달러 정도인 일반상선보다 10배 이상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대우해양조선이 참가한 FPSO 로즈뱅크 수주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2018년 8월 기준 대우조선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7척이다.<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은 2018년 8월 기준 올해 수주목표 73억 달러 중 48%에 해당하는 3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도 해양플랜트 신규수주는 없었다. 대우조선은 2014년 이후로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신규수주가 없어 고민이 크다.

신규수주는 LNG선(액화천연가스운반선), FSRU, 탱커와 같은 상선 27척 등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대우조선이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해양플랜트도 채우고 올해 수주목표에도 훨씬 가까워진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대우조선이 이번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것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의 2018년 8월 기준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7척이다. 이 중 6척은 시추선으로 이미 공사가 완료됐지만 최근 경기 악화로 발주사가 인도를 미룬 상태다. 1척은 2014년 카자흐스탄 TCO 프로젝트에서 따낸 고정식 해양설비(Fixed Platform)로 2020년 7월에 인도될 예정이다.

따라서 신규수주가 없으면 내년 상반기에 유휴인력이 생길 수 있고, 자칫 구조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우조선이 이번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45개월째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해 결국 지난 8월 20일 해양사업본부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즈뱅크 경쟁 상대인 셈코프 마린은 지난해 노르웨이 석유회사 에퀴노르(Equinor)가 발주한 요한 캐스트버그(Johan Castberg) 프로젝트에서 대우조선을 누르고 수주에 성공한 강자다.

싱가포르 국적의 셈코프 마린이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낮은 인건비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회사가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실제로 셈코프 마린이 요한 캐스트버그를 따낸 이후 중국 코스코(COSCO)는 영국 브리티시석유회사(BP)가 발주한 또르뚜(Tortue) FPSO를 수주했다. 이 수주전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참여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다.

지난 7일 현대중공업 강환구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해양 플랜트 사업의 부진은 인건비의 영향이 크다"며 "중국 조선소의 인건비가 현대중공업 인건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대우조선도 마찬가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발주사가 피드백을 주지 않기 때문에 요한 캐스트버그 수주전에서 패배한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추측건대 대우조선보다 인건비 지출이 적은 셈코프 마린이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더욱 대우조선은 로즈뱅크 수주전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올인이다. 물러날 곳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셈코프 마린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지만 대우조선은 나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은 발주사 쉐브론과 과거 여러 차례 거래를 한 적이 있으며 재무건전성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에서 대우조선이 지면 안 된다는 시각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조선 3사는 세계 조선 시장을 휩쓸었다. 특히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는 한국 업체끼리 경쟁하는 등 독보적 위상을 과시했다. 그런데 2017년부터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그렇다고 물러날 수도 없다.

더욱이 이번 로즈뱅크 수주는 분리 발주가 아니라 턴키 발주다. 턴키 발주는 공정 전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더욱 놓쳐서는 안 된다. 만약 턴키 발주에서 밀리면 한국 조선 업체는 해양 플랜트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

대우조선이 국제 유가와 맞물려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다시 자존심을 회복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 조선산업이 계속 내리막길을 걸을 것인가.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로즈뱅크 수주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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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헌 2018-09-17 21:41:21
꼭 수주해서 조선해양 플랜트
자존심을 지켜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