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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 쓰는 기업에 '이중 특혜' 논란
산업용 전기 쓰는 기업에 '이중 특혜' 논란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9.18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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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특례제도 일부 대기업만 혜택...경부하 시간대 저장해뒀다 최대부하 때 사용, 전기료 줄여
에너지저장장치(ESS).<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일부 기업들이 원가보다 싼 심야전기를 저장장치에 저장해두었다가 전기 요금이 비싼 낮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중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누진제가 적용돼 많이 쓴 만큼 비용을 더 지불하는 ‘징벌적 징수’가 이뤄지고 있어 올 여름 폭염 때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요금이 싼 심야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했다가 요금이 비싼 낮에 쓰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6년 산업용 경부하 전력 매출손익 자료’에 따르면, 10대 다소비 기업이 최근 5년 동안 경부하시간대 산업용 전력을 공급 원가보다 싼 값에 소비한 결과 이들 기업이 1조659억원의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한국전력과 국민에게 손실액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제조 대기업, ESS 특례할인제도 역이용?

 

산업용 전기 소비 및 시간대별 전기요금 현황.<자료: 한전, 그래픽=이민자>
산업용 전기 소비 및 시간대별 전기요금 현황.<자료: 한전, 그래픽=이민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전환 촉진을 명분으로 ESS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심야 시간대에 충전할 경우 50%를 할인해주고 있다. 작년 기준 부하 시간대별 산업용 전기 사용 비중은 경부하 50%, 중간부하 31%, 최대부하 19% 순이다. 산업용 전기의 절반을 요금이 가장 싼 경부하시간대에 쓰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경부하 시간대에 공장을 돌리는 등 실제로 전기를 쓰는 게 아니라 ESS 장치를 돌려 전기를 저장한 다음 최대부하 시간에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정부가 수요분산을 위해 시간대별 요금 구간을 만들어놓은 의미가 없어진다.     

산업용 심야 전기료는 여름철 기준 일반시간대보다 34.4~46.2%, 피크시간대 보다 53.8~69% 저렴하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경부하 시간대(밤 11시~다음날 오전 9시) 전기를 저장한 후 전기요금이 비싼 낮에 쓰는 것은 이중 혜택을 주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전력 사용이 몰려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용 전력은 계약전력 300kWh를 기준으로 미만이면 ‘갑종’, 이상이면 ‘을종’으로 구분된다. 야간시간대 산업용 을종 경부하 전기요금의 평균 구매단가는 kWh당 77.52원이다. 반면 전력 다소비 상위 10대 기업은 kWh당 69.31~64.56원에 구매했다. 한전과 심야 전기를 쓰는 계약을 맺은 기업은 8만7000여 곳이다.

2020년까지 대기업 ESS 전기요금 할인액 850억원 달해

국회 산업통장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지난해 말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ESS 전기요금 할인 특례제도를 신청한 기업들이 2020년까지 총 1457억원의 요금할인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중 대기업 할인이 58.5%인 85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훈 의원실 관계자는 “파악한 바로는 대기업들이 전기요금이 싼 밤에 ESS 장치에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낮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전기요금을 줄이고 있다”며 "이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혜택을 보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느 정도나 기업들이 ESS 장치로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는지 관계기관에 자료를 요청해 파악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실 측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를 할 예정이다. 전력은 국민과 기업이 형평성 있게 사용하고 요금을 내야 하는데 제도의 허점 때문에 불공정하게 전기요금이 책정되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실 입장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단순 비교를 한다면 한 사업장에서 하루 300kWh를 사용할 경우, 4인 가족 10가구가 한 달간 쓰는 양을 하루에 쓰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경부하 요금을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산업용 전력 요금 자체를 어느 선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급해야 할지 정부 차원에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전 “대기업들, ESS 보급 위한 정부 정책 활용...편법 아냐”

이에 대해 한전은 ESS 장치를 활용한 전기요금 절감이 불법이나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ESS 장치로 밤에 저장한 전기를 낮에 쓰는 행위는 법적으로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부하 시간대 전력량은 조업도에 따라 각 회사에 대한 원가를 확인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절감 효과를 거뒀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부하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한 다음 피크시간대에 방전해서 사용하는 것이 ESS 제도이고 2020년까지 이를 보급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할인 해주는 것이라 편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대용량 전력 사용자의 53.4%가 경부하시간대 전기를 쓰고 있다. 한전이 원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생산한 전력을 심야에 싸게 공급하고 있어 수요 왜곡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전 손해는 대기업 이익과 직결된다?

ESS 특례 제도로 대기업이 거두는 특혜에 대해 김영창 전 아주대 에너지학과 교수는 “(ESS 비판하면) 국가 정책 배신한 것이라고 욕하지만 애초에는 정책 담당자들이 예산 5000억원이 드는 ESS 특례 제도를 겁이 나서 도입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한전이 ESS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를 모르고 제도를 채택했다"며 "쉽게 말해 태양광을 밧데리에 넣은 것을 한전이 5배로 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음식점에서 손님이 많은 피크시간대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에게 공급해야 되는 게 영업 전략에 맞는 것인데, 밤에 손님이 별로 없는 시간대를 위해 낮에 음식을 만들어 놓고 저녁에 서비스를 하는 식당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와 한전은 경부하 요금 할인제도를 연내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기업들의 반대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 7일 “산업용 요금은 제조업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전기요금 부담이 낮은 역전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정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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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특례할인 제도는 무엇?

연도별 할인실적(일반용·교육·용·산업용) <자료: 한국전력, 단위: 억원>
연도별 할인실적(일반용·교육·용·산업용) <자료: 한국전력, 단위: 억원>

ESS 특례할인은 전기요금이 저렴한 경부하시간대에 충전 후 최대부하시간에 방전하는 방식으로 충전요금 할인과 피크 감축량에 따라 기본요금을 할인하는 제도다. 적용대상은 일반용, 교육용, 산업용 중 자가 소비용으로 피크 절감을 위해 ESS를 설치한 고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작년 5월부터 친환경 투자 전기요금 할인 특례를 시행해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는 공장과 건물 등의 전기요금 할인 정책을 시행 중이다. 친환경 투자 요금 할인 인센티브를 개정해 신재생 에너지와 ESS의 보급 확대를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이 특례 제도를 통해 일반용 및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8300개소에서 3년간 2700억원의 전기요금이 할인되고, 투자 회수 기간 2년 단축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대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피크 감축량은 평균 최대수요전력 감축량의 3배를 적용하며 이에 해당하는 기본요금을 할인해준다. 한전은 경부하시간대 충전한 전력량 요금의 50%를 할인해 주고 있다. 적용 기간은 2017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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