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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석의 인도경영]'인도 알리바바' 창업한 두 야심가, 억만장자 되다
[오화석의 인도경영]'인도 알리바바' 창업한 두 야심가, 억만장자 되다
  • 오화석 글로벌경영전략연구원 원장
  • 승인 2018.09.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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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플립카트닷컴 창업한 사친 반살과 비야니 반살...각각 재산 1조5000억으로 인도 부자순위 66위 올라
사친 반살(왼쪽)과 비야니 반살<오화석>

2016년 2월 경제전문잡지 <포브스 인디아>는 인도 억만장자들의 순위를 발표했다. 억만장자가 많은 인도이지만 이들 가운데 특히 눈에 들어오는 젊은 인물들이 있다. 서른 네 살의 사친 반살과 비야니 반살이 그들이다. 이들은 인도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플립카트닷컴(flipkart.com)의 공동 창업주로 이 회사의 회장과 대표이사(CEO)를 맡고 있다. 

이들이 소유한 재산은 각각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로 인도 내 부자순위 공동 66위를 기록했다. 20대 중반에 창업한 이들은 창업한 지 1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갑부로 부상했다. 

인도는 세계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2009년 39억 달러였던 인도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3년 126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2016년에는 2조1100억 루피(약 35조8700억원)를 기록했다.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 2020년에는 1000억 달러(약1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놓고 세계 각국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아마존닷컴과 이베이, 중국의 알리바바닷컴,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도 대규모로 인도에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닷컴은 인도에 이미 진출해 활발하게 사업을 하고 있고, 재일동포 손정의 회장이 경영하는 소프트뱅크는 2014년 10월 인도의 유망 전자상거래 기업인 스냅딜에 6억4700만 달러의 투자를 단행했다. 중국 알리바바닷컴도 2015년 8월 스냅딜에 5억 달러를, 미국의 이베이는 네 차례에 걸쳐 약 3억 달러를 투자했다.

인도의 알리바바 ‘플립카트’ 독보적 위상

인도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 3개를 꼽으라면 플립카트닷컴과 스냅딜, 아마존닷컴 인디아를 들 수 있다. 이중에서 인도 토종기업인 플립카트가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5 회계연도(2014년 3월~2015년 3월) 연간 매출액은 플립카트가 50억4000만 달러, 스냅딜이 35억 달러, 아마존닷컴 인디아가 1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의 알리바바’로 불리는 플립카트닷컴은 2007년에 20대의 청년들인 사친 반살과 비야니 반살에 의해 창업됐다. 이들은 성(姓)이 같을 뿐 아니라 나이도 같고 출신도 같다. 둘의 고향은 인도 북서부 펀잡 주와 하르야나 주의 공동 주도(州都)인 찬디가르이다. 그러나 둘은 인척상 아무 관계도 없다. 

이들은 또 공교롭게 출신학교도 같고 전공도 같다. 고향인 찬디가르에 소재한 성안나수녀원학교를 같이 다녔고, 인도 최고의 명문인 인도공과대학(IIT: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델리 캠퍼스에서 똑같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둘은 어릴 적부터 친했다. 사친은 집안 전통을 따라 기업가의 길을 갔다. 아버지도, 동생도 기업인이다. 그러나 사친은 기업인 대신 프로 게이머가 되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컴퓨터 게임을 좋아했고 매우 뛰어났다. 

대학 졸업 후 2006년 그는 아마존닷컴 인디아에 입사했다. 시니어 컴퓨터 엔지니어라는 직책이었다. 사친은 몇 달 후 비야니를 아마존닷컴 인디아로 끌어들였다. 당시 비야니는 미국 뉴저지에 소재한 중견 컴퓨터회사에 다니고 있었으나 구글에 두 번 입사지원을 했다가 고배를 마신 후였다. 즉, 이직을 심각히 고려하던 중이었다. 

아마존닷컴 인디아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서 그들이 하는 일은 단조로웠다. 비즈니스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던 그들에게 엔지니어의 일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들은 보다 도전적인 과제를 원했다. 둘은 아마존 인디아에서 근무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부를 일굴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함께 일 한지 8개월 만에 그들은 아마존닷컴 인디아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어 2007년 9월 그들은 플립카트닷컴을 창업했다. 상호인 플립카트는 ‘짐을 싣는 카트에 상품들을 툭 던져 놓다’라는 의미이다. 영어로는 상당히 쉽게 다가오는 이름이다. 창업비용으로는 40만 루피(약 720만원)가 들었다. 창업주인 사친과 비야니가 창업비용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우리 돈 불과 720만으로 창업한 기업이 7년만인 2014년 현재 회사 가치 18조원(150억 달러)의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십대 초반인 그들의 재산은 천문학적인 1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들은 창업 초창기에는 온라인 책 판매에만 주력했다. 미국 아마존닷컴의 방식을 따라 한 것이다. 그러다 온라인 책 판매가 일정한 궤도에 오르자 취급상품을 점차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음악 영화 게임 등 미디어, 휴대전화 및 액세서리, 카메라 컴퓨터 등 사무용품, 식기와 밥통 등 주방용품, 오디오와 텔레비전 등 가전상품, 각종 미용 및 건강상품, 가방, 의류, 인형 등 취급하지 않는 상품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 회사는 2014년 하반기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와 독점 계약해 인도에 샤오미폰을 갖다 팔았다. 대성공이었다. 다양한 모델을 수만 대에서 수십만 대를 플립카트닷컴에서 특별세일 행사를 했는데, 모두 몇 분 혹은 몇 초 내에 모두 매진됐다. 

이 회사는 자체 스마트폰도 제작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면 2014년 2월 모토롤라와 합작해 저가 스마트폰 모토G를 출시하는가 하면, 그 해 3월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모토X를, 5월에는 모토E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들은 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모두 팔려나갔다. 

“사업 하면서 부닥칠 불확실성은 당연한 것”

플립카트닷컴에 이어 인도 전자상거래 2위 기업 스냅딜의 공동창업주인 로히트 반살(Rohit Bansal). 1982년생인 그는 펀잡 주의 말로우트(Malout) 출신으로, 델리에서 공부했다. 유명한 델리퍼블릭스쿨(DPS)을 나온 후 명문 인도공과대학(II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플립카트닷컴의 공동 창업주인 사친, 비야니와 대학교도 같고 전공도 같다. 

로히트 반살<오화석>

로히트 반살과 스냅딜을 공동 창업한 쿠날 바흘(Kunal Bahl)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둘은 델리퍼블릭스쿨을 같이 다닌 친구로 공부를 잘 하기로 소문이 났다. 그러나 로히트가 인도의 최고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IIT에 바로 합격한 반면 쿠날은 수차례 재수에도 불구하고 IIT 입학에 실패했다. 

쿠날은 IIT 입학을 포기하고 미국의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여기서도 ‘인도의 IIT에 떨어지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 간다’는 소문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있다. 그만큼 인도 IIT에 입학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쿠날은 이후 미국 최고의 경영대학원으로 평가받는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Wharton School)과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켈로그스쿨(Kellogg School)에서 공부했다. 

로히트의 가족은 모두 비즈니스에 종사한다. 아버지는 곡물 상인이고, 여러 삼촌들도 모두 비즈니스맨들이다. 로히트는 대학 졸업 후 컴퓨터 회사에 들어가 컴퓨터엔지니어로 잠시 월급쟁이 생활을 했다. 남의 회사에 취직해 월급쟁이 생활을 한 것은 그의 가까운 친지 중 그가 유일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가문은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인도 최고의 명문 대학인 IIT를 졸업한 로히트가 스냅딜을 세워 비즈니스를 한다고 했을 때도 집안에서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반대는커녕 그런 날이 오길 마치 기다렸던 것처럼 오히려 적극적으로 격려했다. 안정된 직장을 마다하고 사업을 시작하면 위험이 많이 따를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임에도 말이다. 
로히트는 “가족들은 제가 사업을 하면서 향후 부닥칠 불확실성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도리어 안심하는 듯한 분위기였다”고 회고했다. 위험을 대하는 인도 기업가 가문의 자세와 태도가 잘 나타나 있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장(배재대학교 글로벌교육부 교수)

오화석 소장은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 네루대(JNU) 국제학부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배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슈퍼코끼리 인도가 온다> <100년 기업의 힘 타타에게 배워라> <마르와리 상인> 등 인도 관련 10여권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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