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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발암물질 파동..."내가 먹는 약은 어쩌지?"
고혈압약 발암물질 파동..."내가 먹는 약은 어쩌지?"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7.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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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전화문의 환자 줄 이어...식약처 대처 미숙으로 혼란 키워
전북대병원은 10일 최근 불순물 함유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와 관련, '발사르탄'이 함유된 원료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전북대병원/뉴시스
전북대병원은 10일 불순물 함유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와 관련, '발사르탄'이 함유된 원료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전북대병원/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박길도 기자] 고혈압약에서 발암물질이 나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회수 조치를 내렸지만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600만명에 달하는 고혈압 환자들은 매일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을 중단할 경우 혈압 조절이 안 돼 뇌출혈 등 합병증이 올 수 있다.  환자 중 65세 이상 노인층 비중이 2016년 기준 46% 수준으로 이번 발암물질 파동으로 이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의사들은 문제가 된 고혈압 약이라 해도 임의로 복약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건강보험심사원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진료비 통계 지표에서 고혈압은 노인 전체 외래 진료비의 903억원을 차지한다. 현재까지 발암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고혈압약은 총 484톤이 넘는 양이 복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품목이 판매 해제됐지만 환자들은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 7일 발표한 고열합약 발암물질인 발사르탄이 함유된 리스트.<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중국의 제지앙 화하이사가 만든 발사르탄 원료에 2A등급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해당 원료를 사용한 219개(82개사) 국내 제품에 대해 판매 및 제조 잠정 중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9일엔 제조 잠정 중지 조치했던 219개 업체들을 자체 검사한 결과 104개 제품(46개사)이 발암 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판매 중지를 해제했다. 고혈압약 발암물질인 발사르탄이 함유된 리스트가 219개에서 115개로 절반 가량 줄었다. 해제 조치를 받은 104개 제품은 화하이사의 발사르탄을 실제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는 유럽의약품안전청이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을 확인해 제품 회수 중이라고 발표한 것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식약처가 대처 미숙으로 혼란을 부추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혈압치료제 함유 발암물질 발사르탄은?

발사르탄은 효과가 뛰어난 고혈압 치료, 울혈성 심부전에 사용되는 약으로 자체적으로는 이상이 없다. 부작용이 비교적 적어 고혈압 치료 초기단계부터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심장마비나 심근경색이 온 후 발사르탄 사용을 통해 수명을 늘릴 수도 있다고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발암물질은 발사르탄이란 약 성분이 아니라, 중국 제약사 제지앙 화하이사가 발사르탄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라 불리는 'NDMA 부산물'이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등급으로 분류한 물질이다. 의약품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중국 회사가 최근 발사르탄을 만드는 방식을 변경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순물인 NMDA가 섞여 들어간 것으로 유럽의약품안정청은 보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간에 이 물질이 들어갈 경우, 피해를 주고 콩팥이나 폐 등에서 암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NDMA 검출량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고혈압약을 갑자기 끊을 경우 협압이 상승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뇌출혈, 뇌졸중, 부정맥, 당뇨, 심근경색 등 합병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의사들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약물에서 NDMA가 검출됐다는 확증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들은 본인이 먹는 약이 안전한지 병의원에 물어 확인된 약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발사르탄 성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성분을 만들면서 들어간 불순물에 문제가 있다”며 “발사르탄 성분이라도 리스트에 없다면 복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해당 원료가 포함된 약이라도 바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며 “혈압약을 갑자기 끊으면 혈압이 급격히 올라 심장이나 뇌 쪽에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제약사의 발사르탄으로 교체해 처방받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식약처 측은 “이번 조치 대상 제품을 복용 중인 환자들은 해당 의약품을 처방 받은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연락해 처방을 변경 받기를 권유하며 해당 의약품 처방 여부에 관해 처방약을 의료기관에서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발사르탄이 함유된 처방약을 받은 고혈압 환자는 지난 9일 오후 4시 기준 모두 17만 8536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기존 처방을 받은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1회에 한해 무료로 재처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식약처 홈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서 고혈압 발암 물질 리스트를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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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발암물질에 대한 약사들 생각은?

지난 주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 물질을 포함하는 고혈압 약품 115종에 대해서 판매 중지를 발표했다. 이번 고혈압약 파동은 환자뿐만 아니라 약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약사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종로 5가는 ‘약국 거리’라고 불린다. 도매 약국들이 밀집해 있다. 평소 약국 거리는 싼 값에 약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이번 고혈압 약 파동에 대한 영향은 많이 받지 않았다.

고혈압 약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그런데 근처에 병원이 없는 종로의 도매 약국들은 고혈압 약을 취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 도매상들은 이번 논란과 거리가 멀다.

종로 5가 약국 거리에 있는 A약국 약사는 “우리와 같은 도매 약국에 와서 고혈압 약을 구입하는 환자는 드물다. 대부분 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은 후, 근처 약국에서 약을 받기 때문”이라며 “이번 고혈압 약 파동으로 인한 교환사례 또는 전화문의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같은 지역 B약국 약사는 “병원 처방이 필요한 약은 의료보험공단에서 공시한 가격으로 동일 제품, 동일 가격으로 판매한다. 따라서 도매 약국에서 구입하려고 해도 동네 약국과 값이 같다”며 도매 약국에서는 고혈압과 같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학 병원 근처 약국들 역시 이번 고혈압 약품 파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경희의료원 및 한양대학교 병원 근처의 약사들을 만나 본 결과, 두 병원 모두 발암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제품들을 처방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 경희의료원 근처의 C약사는 “환자들로부터 전화문의를 많이 받아서 영업이 힘들 정도다. 하지만 경희의료원은 판매 허가 제품으로만 처방을 했기 때문에 폐기 처분할 제품이 없다”고 말했다.

성동구 한양대병원 근처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D약사 역시 이번 파동으로 피해를 입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병원은 대부분 ‘오리지널’ 제품을 처방하고, 그래서 우리 약국도 해당 제품만 유통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전화로 걱정을 토로하지만 처방된 약을 계속 먹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동은 환자들이 자주 방문하는 동네 소규모 약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황학동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E약사는 실제로 소규모 병원 근처 약국에서는 문제 제품에 대해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문제 제품에 대해 아직 어떠한 공문이 내려온 것이 없기 때문에 반품된 약들을 보관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환자들에게 약값을 받지 않고 교환중이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E약사는 이번 파동에 대해 제약사와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그동안 제대로 감시를 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식약처에서 약품에 대한 감시가 소홀하다 보니, 품질이 좋지 않은 제약사가 도태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병원의 경우 약품은 병원 이사회나 사무처가 성분에 따라서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지만 동네 소규모 병원의 경우, 의사 본인이 처방약을 결정한다. 따라서 중소 제약사들은 이들 의사들을 상대로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영업을 하면서 정작 제품은 값싼 원료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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