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책임경영 한다더니 사내이사 사퇴 왜?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책임경영 한다더니 사내이사 사퇴 왜?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3.29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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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제빵사 불법파견 문제 부담 된 듯...회사 측 "임기 만료일 뿐 큰 의미 없어"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29일 오전 경기 시흥시 본사에서 열린 SPC삼립 5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허영인(69) 회장의 두 아들인 허진수(41)·허희수(40) 부사장이 사내이사에서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법적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오너 일가로서 경영권만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PC그룹 계열사 총 25개 중 SPC삼립이 유일한 상장사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허영인 회장의 두 아들인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이 사내이사에서 사퇴하는 대신 전문경영인 출신 사내이사 후보 2명이 선임됐고 사외이사 1명이 추가됐다. 최석원 대표이사가 재선임 되고 경재형 경영지원·관리실장(전무)이 CFO로 신규 영입됐다.

회사 측은 허 회장의 두 아들이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해 임기만료에 따라 사임했을 뿐이고, 책임성과 전문성을 오히려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총에서 비영리단체·시민단체 출신들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최봉환 사단법인둥지 이사, 채원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 강동현 서울대 식품생명공학전공 교수, 이종열 법무법인광장 고문 등이다.

이번 주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역시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의 등기이사직 사퇴다.  ‘책임 경영’ 일환으로 2015년 SPC삼립의 등기이사로 등재된 후 둘은 각각의 분야에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기 때문에 등기이사 사퇴는 뜻밖으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바뀐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어느 정권보다 투명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 형제가 사내이사를 맡는 것을 허 회장이 부담스러워 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렇잖아도 일감몰아주기와 제빵사 불법 파견 문제로 시끄러웠던 터라 형제가 공정위 등 경제 사정기관의 눈밖에 벗어나 있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는 허영인 회장 일가가 사실상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개인회사로 2015년 매출액 2103억원 가운데 99.7%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6년 평균 내부거래는 샤니 82.8%, 설목장 78.45% 등 일감몰아주기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허영인 회장 일가와 지배주주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이 등기이사를 계속 맡고 있을 경우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영인 회장의 후계자가 누가 될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은 모회사인 파리크라상이 지분 40.66%(3,508,24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다음은 허영인 회장 9.27%(800,000주), 허진수 부사장 11.47%(989,540주), 허희수 부사장 11.44%(987,050주) 등이다.

지주사 격인 파리크라상의 지분은 형인 허진수 부사장이 다소 많다. 최대주주인 허영인 회장(63.5%)에 이어 허진수 부사장이 20.2%를 보유 중이다. 허희수 부사장은 12.7%를 갖고 있다.

후계구도 안갯속...허영인 회장 의중 아직 안 드러나

허진수 부사장은 연세대와 미국제빵학교를 거쳐 2005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했다. 2011년 SPC그룹 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문장에 임명된 후 이노베이션 랩(연구소) 총괄임원을 거쳐 지난해 3월 파리크라상 전무로 승진해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등 경영 수업을 받았다.

허희수 부사장은 최근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허 부사장은 2007년 SPC그룹에 입사했다. 2014년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BR코리아 전무로 승진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5년 삼립식품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쉐이크쉑 성공적 도입 등 신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형과 같은 직급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희수 부사장은 쉐이크쉑이 안착하면서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SPC그룹의 승계 향방은 아직 확실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형제가 보유한 지분도 비슷하고 특히 중요한 것은 허영인 회장의 의중인데 아직 누구에게도 실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형제가 등기이사직을 내놓으면서 경영권 승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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