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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무능...혈세만 쏟아붓고 기업 구조조정은 '헛발질'
산업은행의 무능...혈세만 쏟아붓고 기업 구조조정은 '헛발질'
  • 권호
  • 승인 2018.03.08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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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13조3000억 투입해 4조원 회수...대우건설·금호타이어 매각도 차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견조선사 처리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STX 조선해양 컨설팅 결과 및 후속 처리 방안 발표를 마치고 미소 짓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견조선사 처리방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졌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권호기자]금호타이어가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노사 합의에 실패해 법정관리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산업은행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 이뿐만 아니라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대우건설, 한국GM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국책은행으로서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08년 이후 8년 동안 구조조정 기업에 13조2912억원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회수율은 31%(4조73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회수율이 9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산은의 구조조정 방식이 손실을 더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엉터리 부실기업 관리능력

가장 큰 문제는 산업은행의 부실기업 관리능력이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해 4조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4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가 2015년 3월 각각 7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고 정정했다.

산업은행은 2009년부터 부행장 출신을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파견했지만, 이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 2015년 10월 감사원은 산업은행의 감독 소홀이 이런 부실을 키웠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은 "산업은행은 출자회사의 분식회계를 사전에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상태를 분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또 대규모 영업손실 상황에서 성과급 지급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채권자인 동시에 최대주주로 이해관계가 상충된다"고 강조했다. 청산보다 회생을 바라는 주주와 하루빨리 빚을 갚기 원하는 채권자의 입장이 얽히면서 구조조정 시기를 늦추고 자금을 지원하는 일이 되풀이됐다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7조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했지만, 회생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두 번째는 부실한 위기관리 능력이다. 지난달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달 초 주식매매계약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러운 해외 부실이 불거져 실패했다. 이는 산업은행 책임론이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대우건설을 수년 동안 관리해왔음에도 잠재부실을 제때 잡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호타이어 매각도 실패한 탓에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기업 전반에 대한 관리능력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해외사업 손실로 매각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 "이런 뉴스 하나에 인수를 포기할 정도로 위기관리 능력이 없는 호반건설을 인수자로 선정했다"며 "자금 회수에만 눈이 멀어 인수 희망자에게 매각하려는 회사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졸속으로 진행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산업은행 퇴직자 '둥지'가 된 구조조정 기업들

세 번째는 산업은행 퇴직 임직원들이 지분 보유 기업에 낙하산으로 재취업한다는 것이다. 이학영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2016년 산업은행 퇴직 임직원 124명이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거나 관리감독하는 기업에 낙하산으로 취업 했고, 올해에도 11명의 퇴직자가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 퇴직 임직원들은 재취업 기업의 대표이사나 감사, CFO, 부사장 등 요직에 앉았다.

지난 2016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과 비리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비금융자회사 132곳 매각과 임직원의 출자회사 재취업을 금지시키는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대우건설 부사장으로 재취업한 뒤 박창민 전 사장 후임으로 대우건설을 맡은 송문선 사장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지난해 1월 산은에서 나와 대우건설 부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산은은 원활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인사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매각에서 산은은 지금까지 투입한 3조2000억 원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는 매각가를 받아들어야 했다. 특히 지난 4분기 해외 사업장 부실을 제때 파악하지 못해 이번 매각을 파행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송 사장에 대해서는 대우건설 내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를 관리하고 비싼 값에 매각하기 위해 퇴직 임직원이 대우건설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맡은 부실기업은 100여 곳이 넘는다.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될 가능성 크다. 산업은행의 실력이 없는 것인지,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서 그런 것인지 냉철하게 따져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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