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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임대료 인하 '갑질' 논란
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임대료 인하 '갑질' 논란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03.05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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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9% 일괄 인하안 통보...업계 "공사가 협상안 뒤엎어 최악의 경우 철수"
인천공항공사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 임대료 갈등이 증폭되면서 면세 사업자들의 도미노 철수가 우려되고 있다.뉴시스
인천공항공사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 임대료 갈등이 증폭되면서 면세 사업자들의 도미노 철수가 우려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 임대료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최악의 경우 ‘빅3’으로 꼽히는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이 모두 철수하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 T1 사업권 일부를 반납하겠다고 밝힌 롯데면세점은 2월 28일 위약금 1870억원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납부하며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롯데 측이 위약금을 선납했기 때문에 공사 측의 해지 승인이 남아있다”며 “가능한 빨리 계약 해지 처리를 하려고 하며 3월 중에 해지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의 위약금과 관련해 T1에 입점해 있는  다른 면세 사업자들은 해지 승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롯데면세점의 철수안을 승인할 경우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다른 사업자들과 인천국제공항공사 간 임대료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터미널(T2) 개항으로 이용객이 감소한 T1 면세점 운영 사업자에 대해 임대료를 일괄적으로 27.9% 인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신라·신세계면세점은 공사의 ‘일괄 인하안’에 반대하며 인하율을 구역별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항의 공문을 보냈다. 최악의 경우 철수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 측의 협상안을 받아들이고 위약금을 납부했다. 롯데면세점이 납부한 위약금 1870억원은 기존 계약에 기반해 산정된 금액이다. 때문에 추후 일괄 임대료 인하안이 적용되면 롯데면세점만 이득을 볼 수 있다며 다른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T1 사업 구역 중 탑승동의 경우 지난해 공사 측이 16% 정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27.9%’ 일괄 인하율이 적용되면 위약금 규모가 80억원 정도 더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괄 임대료 인하안이 적용되면 연말 정산 시 공사 측이 롯데에 돈을 되돌려주거나 어떠한 식으로든 페이백 될 것”이라며 “탑승동 포함 전 구역을 감안하면 롯데가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객수 vs 객단가...“부동산이 된 면세점”

임대료 인하안을 놓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가 갈등을 빚는 것은 계산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고객 수’와 ‘객단가’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임대료 산정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고객 수만 따져야 한다는 것은 공사 측 주장이다. 연 임대료 27.9% 인하 방안도 T1 고객 수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바탕으로 계산했다.

반면 신라·신세계를 비롯한 면세점 업계는 ‘객단가’를 기준으로 임대료 인하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문제점은 T2 개항에 따라 기존 T1 항공사들이 전면 재배치되면서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T1 동편에 있던 대한항공이 T2로 이전하면서 T1 서편에 있던 아시아나가 T1 동편으로 옮겨졌고, 현재 T1 서편에는 저가항공사와 외국항공사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저가 및 외항사 고객들의 구매력은 국내 항공사 고객들의 구매 금액 기준 20~30%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서편에 위치한 신라·신세계 면세점의 연 매출은 최대 5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이 구역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크다보니 부동산이 된 상황”이라며 “공사 측의 사유로 불가피하게 시장 전체가 달라진 상황인데 고객수만 놓고 임대료 인하를 논하는 것은 단순한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공사 측이 제시한 일괄 인하안은 조삼모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그 동안 입장을 수차례 번복했다. 당초 30% 인하안을 제시했다가 면세점 사업자들이 항의하자 T1 사업권 구역별로 인하폭을 조정하는 추가 협상안을 지난해 12월 제시했다.

당시 공사 측이 제안한 조정안은 2017년 T1 여객 수 기준 잠정치를 고려해 ▲동편 30.1% ▲서편 43.6% ▲중앙 37% ▲탑승동 16.1% 등 구역에 따라 임대료 인하율을 적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조정안을 바탕으로 면세 사업자들과 공사 간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었는데 갑자기 공사 측이 일괄 인하안을 통보해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 당시 T2가 개항하면 임대료 조정이 가능하다는 계약 조항도 있었기에 그것을 믿고 입찰에 들어갔고 협상을 진행했는데, 마지막 협상을 뒤엎고 공사 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굽이지 않고 있다”며 “공사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거면 그간 협상은 뭣 하러 했던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구역별 인하안도 검토는 해봤으나 구역별 인하율을 설명할 근거가 확실하지 않아 동일한 인하율을 일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각 면세점 매출에 따라 연말에 정산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공항에서 항공사 재배치는 항상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공사 측이 말하는 ‘연말정산’도 불필요한 과정이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출을 받아서 임대료를 납부할 경우 추후 정산이 된다고 해도 이자 및 차액에 대한 손해가 상당하고,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불편한 조건이 붙는 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 측이 제시한 일괄 인하안은 조삼모사격”이라며 “갑과 을 사이의 관계에서 공사가 말하는 그 ‘나중’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개별 사업자별로 임대료 인하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의 강력 반발에 공사 측이 어떠한 해결 방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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