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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냄새' 민감한 게임 부자들, 암호화폐에 홀린 까닭은?
'돈 냄새' 민감한 게임 부자들, 암호화폐에 홀린 까닭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2.12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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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넥슨·한빛소프트·엠게임 등 가상화폐 사업 진출...엄청난 수익성 주목
<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최근 주요 게임업계가 암호화폐(가상화폐)에 푹 빠졌다. 단순히 암호화폐 거래소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 뿐 아니라, 직접 채굴(암호화폐 생산)에 나서거나 개발하는 등 그 방식도 가지가지다. 암호화폐가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게임 산업과의 시너지도 충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중국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오케이코인(OK Coin)과 손잡고 ‘오케이코인코리아’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오픈할 예정이다.

오케이코인은 두 차례 사전가입 행사를 통해 35만 명의 고객을 끌어 모았다. 2월 중 오픈 계획을 밝힌 오케이코인은 60개가 넘는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수수료도 업계 최저 수준인 0.04%로 제공할 계획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페이코(PAYCO)라는 결제 플랫폼 뿐만 아니라 각종 인터넷·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분할돼 설립된 기업으로, 네이버 창업멤버였던 이준호 NHN엔터 의장이 이끌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NEXON)도 지난 9월 지주회사인 NXC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했다.

암호화폐를 직접 개발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의 지분 25%를 인수하는 한편 모다·파티게임즈 등 중소 게임업체와 손잡고 가상화폐 ICO(코인 공개)와 자본협력 및 마케팅 제휴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인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이템베이·아이템매니아는 모다의 자회사인 B&M홀딩스가 운영하고 있다.

엠게임은 알트코인 등 채굴 목적의 자회사 설립에 나섰고, 씨티엘은 소셜커머스 가상화폐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셜카지노 게임사 미투온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제휴해 게임에 사용하는 돈을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게임산업 전반 ‘찰떡궁합’

2016~2020년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자료 : Newzoo>

게임업계는 왜 암호화폐 시장에 속속 뛰어들까? 당장 ‘돈이 된다’는 게 현실적인 이유다.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소가 올린 순이익은 게임업계를 유인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왜 돈이 되는지 이해하려면 거래소 1위인 빗썸을 볼 필요가 있다. 빗썸 요약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1~7월 매출이 492억7000만원, 순이익은 390억5000만원이다. 매출대비 순이익률이 79.25%로 경이로운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빗썸이 지난 한 해에만 3176억7000만원의 매매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거래소 수익이 전적으로 매매수수료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해당 수수료 수익은 사실상 매출과 동일하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지난해 빗썸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3100억원의 79.25%인 2400억원 쯤으로 추정된다. 창립 3년차 기업이라고는 믿기 힘든 순이익이다.

지난해 10월 카카오가 지분을 보유한 IT업체 두나무 또한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로 큰 수익을 거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업비트가 지난해 3개월 만에 올린 4분기 당기순이익은 900억원에 이른다. 법인세 과세 전 영업이익은 1200억원이며, 사업 초기 발생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수익성은 이보다 더욱 뛰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돈 냄새'에 민감한 게임업계가 이 같은 시장을 놓칠 리 없다.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기 전에 선점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판단이 섰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1500여 종에 달하는 암호화폐는 그 수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다른 거래소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유망한 암호화폐를 상장시킬 수 있다면 고객몰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이유는 시너지 효과다. 암호화폐와 그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분산원장기술)이 게임 산업 전반과 결이 맞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게임 구매에서부터 게임 속 아이템 구매, 게임 이용자 간 매매활동 등 게임 산업 전반에 거래활동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사이버 머니'가 암호화폐로 대체된다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게임 이용자들의 거래 활동이 암호화폐로 이뤄질 수 있고, 게임 내 해킹 등 불법적 활동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걸러낼 수 있다. 또한 암호화폐로만 게임을 구매하는 플랫폼이 구축되면 지적재산권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의 주요 리서치 회사 뉴쥬(Newzoo)는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글로벌 게임시장이 120조원에 달하며, 2020년까지 시장이 150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게임시장이 암호화폐의 지배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지난 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의 비전은 기존에 거래하기 힘들던 무형자산이 암호화폐와 연결되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비전은) 무형자산 자체에 대한 거래일 수도 있고, 무형자산의 권리나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뭐가 되든 게임 같은 콘텐츠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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