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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강남아파트…가즈아?
가상화폐, 강남아파트…가즈아?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18.02.05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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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광풍(狂風)이 대한민국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 중 하나는 초식이 괴이쩍고 일찍이 없었던 것이라 대처가 마땅치 않습니다. 법무장관이 ‘엄히 다스리겠다’고 엄포를 놨으나 뿔난 ‘2030’이 청와대 게시판을 습격하면서 체면만 구겼습니다.  

다른 하나는 역사가 깊고 고질적입니다. 여기에 올라탄 기성세대는 계층상승의 단맛을 봤습니다. 수혜를 입은 신흥부자들은 지금 대부분 거기서 살며 부를 향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강남 불패신화를 신앙처럼 믿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와 강남아파트. 문재인 정부의 골칫덩이이자 민심을 혼미하게 하는 요괴(妖怪)입니다. 미친바람이 불어 닥치면서 70%대를 유지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푹 가라앉았습니다. 여권 주변에선 정권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가상화폐와 강남 아파트는 인간의 탐욕, 불로소득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둘의 유혹은 역대급으로 강합니다. 성실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노동의 가치, 의욕을 삼켜버리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라는 것은 암호화폐, 가상통화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름이 제각각인 것을 보면 아직까지 제도권에서 개념 정의가 안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가상징표’라고 부르겠습니다. 현 시점에서 이것이 교환수단, 가치저장 수단, 가치 척도 기준 등 화폐의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분 만에 5700억 어치가 해커에게 털리고, 하룻밤 새 500만원이 오르내리는 것을 화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불법 성인오락실에서 찍어주는 ‘포인트’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게 유행병처럼 돌면서 2030 젊은이들을 한탕주의로 내몰고 있습니다. 현실의 벽 앞에 무력했던 젊은이들은 ‘흙수저’ 탈출구라도 되는 양 앞 다퉈 베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해도 7만원 벌기 어려운데, 점심 먹고 왔더니 30만원이 올라 있다면 누구라도 혹 할 겁니다. 

가상징표 투자자는 200여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대다수는 2030 젊은층이라는 분석입니다. 가상징표는 이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누군가 돈을 땄다면 누군가는 잃는 게 당연합니다. 해커, 시세조종 사기꾼이 득실거리는 투기판에서 한 시간에 200만 원 짜리 가상징표 족집게 특강을 듣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서울 강남에선 일주일 새 아파트 값이 1억씩 오릅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돈 꽤나 있다는 사람은 죄다 강남으로 몰리는 듯합니다. 강남 아파트 매매자 넷 중 한명은 지방 사람이란 게 이를 증명합니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돈 놓고 돈 먹기’ 투기판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김동연 부총리도 투기수요가 강남 집값 폭등의 한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고 정부 합동단속반이 연일 중개업소 밀집지역을 뒤지고 다닙니다. 정부는 보유세 인상, 재건축 연한 연장 등 비장의 카드를 내밀고 있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강남 아파트 값은 훨훨 날고 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부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강남 특별구’를 인정하자고 주장합니다. ‘강남 시민’ ‘강남 아파트’는 달리 대접하자는 겁니다. 

2030 젊은이들의 눈을 멀게 하는 가상징표. 돈 좀 있다는 이들의 탐욕을 자극하는 강남 아파트. 인터넷 공간과 특정 오프라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대의 머니 게임에 민초들의 가슴은 허망함, 그 자체입니다. 정부는 하루 빨리 이 미친바람을 잠재워야 합니다. 블록체인이니, 주택 수요공급이니 하는 탁상공론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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