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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승남 조은시스템 회장 “경영이란 곧 주는 것”
김승남 조은시스템 회장 “경영이란 곧 주는 것”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17.11.01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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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후보생 직업군인 출신...지천명 넘긴 나이 창업해서 성공

조은시스템은 보안업계의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 김승남 회장은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늦깎이로 창업을 했다. 젊은 날엔 잘나가는 직업군인이었다. 하지만 육사가 아니라 간부 후보생 출신이었다. 그의 ‘비주류’ 인생은 이렇게 시작됐다. 21년간 육군 장교로 복무했다. 연대장(중령)으로 예편했는데 베트남 전 참전 당시 난청 장애를 얻었다.

군문을 떠나 은행에 몸담았을 땐 비은행 업무를 맡았다. 금융회사 간부·임원을 지냈지만, 그래서 조은시스템을 창업할 당시 재무제표도 제대로 볼 줄 몰랐다고 한다.

늦깎이로 정보기술(IT) 기업을 창업한 후로는 젊은 IT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전문가를 가리키는 ‘돌IT인’이라 불렸다. 비주류지만 그는 주류를 자처한다. 비주류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비주류는 눈치 볼 것도 없고 더 나빠질 수도 없어 올라갈 일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겸손하면서도 용감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프로냐 아니냐가 주류의 기준이다

“진짜 주류는 주류의식을 갖고서 삶을 즐기는 한편 주변에 에너지를 나눠 주는 사람이에요. 저는 과거지향적인 출신 배경이나 스펙이 아니라 프로냐 아니냐가 주류의 기준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의 주류로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꼽는다. 파나소닉 브랜드로 유명한 일본 마쓰시타전기를 창업한 마쓰시타는 이런 말을 남겼다. “하늘이 내게 가난을 주었기에 부지런함을 얻었고, 병약함을 내렸기에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충분히 교육받을 수 없는 환경은 나로 하여금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삼게 했다.”

그는 창업 때까지 경영학을 공부한 일이 없다. “군에서 배운 상황 판단과 부대지휘 절차를 회사 경영에 응용했습니다. 임무가 부여되면 그 임무와 여건을 분석·판단한 후 일정한 절차에 따라 임무 수행에 들어가듯이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했어요. 그러고 나서 작전을 하듯이 밀고 나갔죠.”

 1997년 외환위기 후 증자를 할 때 그는 2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절반의 지분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줬다. 500만~2000만원어치씩이었다.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는 남보다 적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적게 받았다고 회사를 그만둔 사람도 있다. 지분을 매각한 사람도 나왔다. 그는 언젠가 전 구성원의 주주화를 다시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좋은 경영’의 공식은 ‘T(Take)=G(Give)+알파’라고 봅니다. 고객과 구성원에게 먼저 가치를 주면 알파가 붙어서 되돌아온다는 거죠. 직원들에게 회사 지분을 나눠줬을 때 다른 기업인들이 저의 행동을 이해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때 주었기에 이만한 성과를 거둔 거예요. 저는 경영이란 곧 주는 거라고 봅니다.”


잡코리아 지분 절반, 창업 멤버 4명에 나눠줘

 훗날 잡코리아로 이름을 바꾼 인터넷 회사 칼스텍을 56세에 창업했을 때 그는 이런 생각을 실증했다. 잡코리아 창업 당시 그는 지분의 절반을 김화수 개발실장 등 창업 멤버 4명에게 줬다. 이 회사는 구인·구직 사이트로 특화했고 김화수 실장이 대표를 맡았다. 그 후 1억 달러에 미국 몬스터닷컴에 매각됐고 창업공신들은 30억~60억원씩 벌었다. 그는 지금도 이들과 가깝게 지낸다고 말했다.

“실력들이 출중했어요. 적은 급여를 받고 헌신적으로 일한 것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은 거죠.”

 무상으로 주식을 나눠주고 불평을 들었을 때 야속하지 않았을까?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는 게 평생 저의 지론입니다. 그럴 수 있는 방법은 더 나쁜 상황에 비하면 낫다고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러면 사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요.”
 그는 지속가능한 경영의 조건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끊임없이 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조은시스템이 보안 전문 기업이지만 에너지 절약과 안전관리에 눈을 돌린 것도 보안만으로는 고객들이 만족을 못하기 때문이에요. 다수의 기업들이 안전관리에 대해서는 투자를 하지 않다가 사고가 나면 그제야 대응을 합니다. 그래서 사전에 안전관리를 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와 손잡았습니다. 일종의 융합이죠.”
 그가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보안에 접목하려는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서로 다른 기능을 융합한 서비스. 틈새시장 전략이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는 창업 오너 CEO인 그의 핵심 전략이다. 조은시스템은 후발주자로서 에스원·ADT 등 보안업계 강자들이 취약한 공항, 금융권, 공공기관 쪽을 공략했다. 이들 틈새시장은 당시 경쟁의 무풍지대였다. 그는 이렇게 찾아낸 블루 오션시장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 전략은 주효했다. 조은시스템은 인천국제공항의 보안을 개항 때부터 맡고 있다. 특수 경비, 금융보안 분야 시장점유율 1위로 주한미군기지의 보안도 전담하고 있다.

 조은시스템은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의 보안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라크·시리아·이란 등지를 겨냥한 해외사업부도 있다. 김 회장은 보안 서비스의 해외사업 비중을 30% 이상으로 키우려 한다. “어느 나라나 보안은 자국 산업으로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어 그보다 더 키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창업 초심 잃지 않게 하는 두 개의 낡은 의자

그의 방 한구석엔 두 개의 낡은 사무용 의자가 놓여 있다. 화장실 절반만한 13. 2㎡(약 4평)짜리 창고에서 창업할 때부터 사용한 네 개 중 남은 것들이다. 지금은 격에 맞지 않는 이 의자를 내버리지 않은 건 창업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집무책상과 의자, 회의용 탁자는 외환위기 시절 지인이 쓰던 것을 인수했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회사가 부도나 사무실 집기를 버리려던 그에게서 구입한 가격에 되샀다. 집무실에 소파를 들여놓지 않는 이유를 묻자 “소파에 앉아 지내기엔 아직 젊다”는 답이 돌아왔다.

직업군인 시절 그는 진급에서 두 번 떨어져 옷을 벗었다. 전역 후 재정보증을 섰다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4년 동안 외식 한번 안 하고 허리띠를 졸라매 그 빚을 다 갚았다.

 금융권에 발을 들여놓았을 땐 “군바리는 물러가라”는 노조의 반발에 부닥쳤다. 열정적인 마케팅으로 발군의 영업실적을 올려 저축본부장에 발탁됐지만 의욕이 너무 앞서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탓이었다.

보험회사로 옮긴 후 그는 임원 자리를 마다하고 전표 쓰는 법부터 배웠다. 법인영업부장을 거쳐 상무로 승진한 그는 1993년 쉰둘의 나이에 1000만원으로 조은시스템을 창업한다. 그동안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겸손이라는 ‘매직’을 배웠다. 

“스스로 낮추면 모두가 즐겁고 세상이 따뜻해진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죠. 바닥까지 내려간 후에 얻은 건 다 덤으로 받아들입니다. 다시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임원들에게도 항상 지금은 우리 회사가 잘나가지만 언제든 갑자기 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팔순을 바라보지만 그는 자기 계발에 관한 한 자칭 미치광이고, 구도자다.

“그동안 바둑·컴퓨터·인터넷·외국어에 순차적으로 미쳤고, 80대엔 엔터테인먼트, 90대엔 고고학·인류학에 미쳤습니다. 바둑은 아마 4단이고, 컴퓨터가 좋아 IBM 노트북이 국내에 출시되던 날 석달치 봉급을 털어 손에 넣었죠. 영어와 중국어는 현지에 유학한 일도, 살아본 적도 없지만 불편 없이 합니다. 다 한때 미쳤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평생 많이 일하고, 많이 배우고, 많이 베풀려 노력했습니다. 미치광이가 돼야 이룰 수 있고, 좋은 가치관을 내면화해야 다른 사람을 위한 꿈을 꿀 수 있어요.”

 김 회장은 창업 이래 설과 추석, 크리스마스에 쉬어 본 적이 없다. 설·추석 연휴 때면 공항, 은행 등의 근무 현장을 찾거나 사무실을 지킨다. 창업 초기엔 현장에서 직원들과 밤샘도 했다고 한다.

“성묘도 그래서 저는 미리 갑니다. 출동 경비도 하기에 우리 회사는 전 직원이 쉬는 날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명절이면 ‘여러분이 근무 중일 때 나도 같이 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기회 왔을 때 잡으려면 준비가 돼 있어야

 그는 조은문화재단을 만들어 다양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다문화가정, 새터민, 탈북청소년학교, 장애인시설 등이 지원 대상이다. 사후엔 재산의 절반을 이 재단에 기부하고 자신의 시신은 연구기관에 기증하도록 조치를 해두었다.

“소외된 사람들과 나누는 건 인간으로서의 책무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능력 범위에서 자기가 이룩한 것의 일부를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어요. 폐지와 종이컵을 주워 내다판 돈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고 기부하는 장애인도 있지 않습니까? 나눔은 자녀에게도 좋은 교육이 됩니다.”

그에게 젊은 세대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미래를 결정합니다. 누구나 평생 4~7번 성공 기회가 있다고 해요. 그런데 기회가 왔을 때 잡으려면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그게 기회라는 걸 간파할 수 있어야죠.”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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