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기 박사 "스티븐 코비, 공자 앞에서 문자 썼나"

인문경영 전문가 신동기 대표가 말하는 공자의 리더십 조혜승 기자l승인2017.10.10l수정2017.10.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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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을 보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브레이크 없는 차가 내리막길에서 방향을 잃고 달려 주위 사람들이 공포에 빠져든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럴 때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들이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공자라면 어떤 해답을 내놓을까.

인문경영 전문가 신동기 박사가 지난 9월 19일 호남대학교 공자아카데미에서 열린 인문학 강연에서 '공자, 리더십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120분간 강연했다. 신 박사는 철학·종교·역사 등 15개의 인문학적 테마를 경영학과 융합해 특강 및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가 그의 강연 내용을 소개한다. 

오늘날과 같은 분업 사회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리더가 필요하다. 조직 경영을 다루는 경영학에서 리더십은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학문으로서 리더십에 대한 연구 틀은 크게 특성이론, 행동이론 그리고 상황이론의 순서로 발전되어 왔다. 특성이론은 글자 그대로 리더는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관점이다. 몸집이 크다든지, 목소리가 크다든지, 생김새가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든지 등이다. 

1·2차 대전을 겪으면서 리더십 이론의 주요 틀은 행동이론으로 바뀐다. 리더가 태어날 때부터 리더의 특성을 갖고 있는 존재라면 전장에서 숱하게 리더가 죽어나갈 때, 국가는 새로운 리더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십 전문가들은 부하를 잘 지휘하고 또 성과를 잘 내는 훌륭한 리더들의 공통된 특성을 뽑아 그것을 보통 사람들에게 훈련을 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 봤더니 보통 능력을 가진 사람도 훌륭한 리더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리더는 모범이 되는 공통된 행동 요소를 교육시킴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다는 ‘행동이론’의 등장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행동이론에도 의문을 갖게 된다. 

A라는 그룹에서 잘 먹히는 리더십이 전혀 성격이 다른 B라는 그룹에서도 잘 먹힐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다. 즉 어떤 특정한 리더십이 어디에서나 잘 먹히는 전형적인 것인지 아니면 대상 무리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 속성의 리더십이 필요한 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 새로운 관점의 결과 전문가들은 대상에 따라 잘 먹히는 리더십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상황에 따라 다른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리더십 이론 즉 ‘상황이론’을 내놓게 된다. 바로 오늘날 리더십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 틀이다. 

재미있는 것은 리더들의 여러 가지 속성 중 특성이론이든, 행동이론이든 그리고 상황이론이든 항상 중심이 되는 두 가지 리더십의 핵심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업무능력’과 ‘인간관계 능력’이다. 어떤 관점에서 리더십을 보든, 또 어떤 팔로우어든 그 팔로우어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신뢰가 가고 따르고 싶은 이는 바로 ‘업무능력이 뛰어난 리더’ 그리고 ‘사람에 대한 배려가 뛰어난 리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동양의 최고 자기계발서인 논어는 첫 페이지 첫 줄에서 바로 서양에서 시작된 이 현대 리더십의 요체 두 가지 요소를 언급하고 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라는 업무능력에 대한 강조와,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 불역락호不亦樂乎)라는 ‘사람관계 능력’에 대한 강조다. 

여기에 이런 업무능력과 인간관계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제대로 주위에서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그 때는 열 받지 말고 참고 견디는 것이 좋다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열 받지 아니하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라는 리더십 그 이상의 인생에 대한 깊은 지혜까지 주고 있다. 

동서양 그리고 시대를 막론하고 리더십의 요체는 바로 업무능력과 사람관계 능력으로 조직의 리더, 사회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바로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춰야 하고 동시에 사람에 대한 배려 또는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자기 역할 다하는 것이 리더십 출발점

21세기 최고 자기계발 전문가는 스티븐 코비 박사다. 스티븐 코비는 자신의 저술을 통해 큰 성과를 낸 사람들의 성공 요인을 7가지로 정리한다. 목표를 설정하라, 주도적으로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 윈윈 하라,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라, 마지막으로 심신을 단련 하라이다. 

이 7가지 원칙은 수평적 관계가 아니다. 바로 3-3-1로 단계적 관계다. 첫 번째 세 가지는 자기 혼자 하는 것이고, 두 번째 세 가지는 다른 이와 함께 하는 것이고 마지막 한 가지는 자기 혼자 항상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3-3-1 단계로 정리되는 성공 요인 7가지는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바로 성공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의미다. 자기 혼자서 하는 일인 목표를 정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소중한 것을 먼저 하는 것이 충분히 훈련이 되었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가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3가지가 잘 갖추어진 다음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고’ ‘윈윈하고’ ‘시너지를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되며, 다른 이들과 협의하고 협조하는 것이 충분히 훈련된 사람이 조직을 이끄는 최고 리더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이 때 절대적으로 중요한 추가 조건이 바로 ‘심신이 강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실제 상황을 들어 설명하면 신입으로 들어와 목표를 설정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되면 그 사람은 중간관리자로 진급한다. 과장이 된 다음,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키고, 윈윈 하고,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에 익숙해지면 그는 이제 고급 관리자 진급 대상이 된다. 

조직에서는 중간관리자 자리에 올라 몇 년 정도의 경력을 갖추게 되면 앞의 6가지 성공 요인이 본인에게 습관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러면 이 중에서 누구를 고급관리자로 진급시켜야 할 것인가? 중간관리자 몇 년차라면 오랫동안의 경험과 훈련을 통해 능력은 비슷하다. 어느 누구를 고급관리자로 진급 시켜도 일 처리 능력 자체는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의 고급관리자 진급 여부를 가르는가. 그것은 바로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다. 비슷한 능력을 가진 중간관리자들 중에서 강한 정신력 그리고 강한 체력을 가진 이가 고급관리자로 올라가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근무 중 또는 그 외 스케줄을 견뎌낼 수 있는 체력, 온갖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의사결정을 담대하게 이겨내면서 밀고 나갈 수 있는 정신력이 있는 사람이 진급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고급관리자가 될 경우 이는그 사람에게 축복이 아니라 화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마지막이 바로 ‘심신을 단련하라’이다.

이런 20세기, 21세기에 글로벌하게 널리 알려진 성공 요인 또는 성공 방식 내용이 동양에서는 이미 2500년 전에 주장되었다. 바로 <대학>의 8조목 3강령에서다. 학문의 목표를 정리해 놓아 사서삼경 중 첫 번째로 읽는 <대학>에서는 군자가 되기 위해, 오늘날 표현으로는 리더가 되기 위해 8조목을 해야 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바로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제가/치국/평천하(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 8가지다. 이 8가지 조목의 구조가 앞 5가지, 즉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은 ‘나 혼자’ 하는 것이다. 뒷 3가지, 제가/치국/평천하는 바로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하고 난 다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증자는 이 8조목을 3강령으로 줄여서 말한다. 바로 명명덕/신민/지어지선(明明德/新民/止於至善)이다. 각각의 뜻은 ‘깨달음을 얻고’ 난 다음,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리고 ‘지극히 좋은 상태에서 함께 머무는 것’이다. 대승불교의 자리이타(自利利他)와 비슷한 개념이다. ‘내가 먼저 깨달음을 얻은 다음’(自利), ‘다른 이들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利他)이다. 

여기에 증자는, 그런 다음 ‘모두가 함께 지극한 선에서 함께 머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개인의 탁월한 능력이 그 본인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 사회 전체를 풍요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바로 군자, 리더의 학문을 하는 목표라는 얘기다. 

증자는 이 8조목, 3강령을 한마디로 마무리한다, ‘나를 닦고 난 다음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이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끝까지 개인의 성공에만 초점을 맞춰 성공 요인을 정리하고 있는데 반해, 증자는 개인의 성공이 사회 전체의 풍요와 행복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데까지 나가고 있다.

즉 ‘대학’에서 군자가 되기 위한 방법론은 오늘날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인 스티븐 코비 박사의 주장들을 모두 품으면서 한발 더 나가 사회 전체의 행복 방법까지 아우르고 있다. 개인의 성공이든 사회 전체의 행복이든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것이 리더십의 출발’이다.  

구성원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리더는 악(惡)

역사 드라마를 보다보면 ‘종사가 위태롭다’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여기에서 ‘종사’는 바로 ‘종묘사직’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종묘사직은 무엇일까? 먼저 종묘를 알아보면, 우리는 사람이 정신없는 상태를 표현할 때 혼비백산(魂飛魄散)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혼비백산이란 글자 그대로 ‘혼이 날아가고 백이 흩어진다’는 의미다. 동양에서는 사람은 혼과 백으로 되어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사람이 죽게 되면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죽은 이를 위해 혼을 모시는 곳을 묘(廟)라고 하고 백(魄)을 모시는 곳을 묘(墓)라고 한다.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낼 때 향을 피우고 술을 뿌리는데, 향을 피우는 것은 바로 혼을 불러오기 위한 것이고 술을 뿌리는 것은 백을 모셔오기 위한 것이다. 이것을 강신降神이라고 한다. 강신을 한 다음 제삿밥을 대접한다. 

그렇다면 다시, 종묘(宗廟)란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큰 묘’, 즉 ‘큰 혼을 모시는 곳’이다. 바로 왕들의 혼을 모시는 곳이다. 서울 종로에 있는 조선 왕 25명과 왕비들 그리고 추존된 왕들의 혼을 모시는 곳이다. 이런 왕 등의 혼을 모시는 곳이 위태로워지면 이미 나라는 끝장이 났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종사가 위태롭다, 즉 ‘종묘와 사직이 위태롭다’에서 종묘가 위태롭다는 것은 바로 나라가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두 번째인 사직은 무엇인가? 사직은 바로 사직‘社稷’, ‘토지의 신’ ‘사社’와 ‘곡식의 신’ ‘직稷’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먹고 사는 것인 경제를 말한다. 산업 시대 이전에는 농사를 짓는 것이 먹고 사는 수단의 전부였고, 이 농사를 나타내는 사직社稷, 즉 경제가 끝장나면 나라도 끝장이 나는 것이다. 

과거 사람들은 왕의 정통성과 왕권의 근거인 종묘와 백성이 먹고 사는 경제, 즉 사직을 똑같은 중요도로 보아 ‘종사가 위태롭습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정치와 경제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정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먹고 사는 경제라는 이야기다. 

정치의 핵심은 다름 아닌 백성을 제대로 먹여 살리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경제를 위한 조직의 리더는 물론이고 정치 리더라 할지라도 그 구성원들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리더는 악(惡)이라는 이야기이다. 

동양에서 음양오행은 약방의 감초다. 심오한 동양철학에서부터 시작해 사주팔자를 보는 것에 이르기까지 음양오행설은 약방에 감초처럼 필수다. 음양오행설의 기원은 여러 가지 이설이 있다. 가장 주요한 설은, 음양은 바로 하도(河圖)라는 데서 나왔다 하고, 오행은 낙서(洛書)에서 나왔다고 한다. 

하도는 중국 신화시대 첫 번째 황(皇)인 복희 때 황하에서 나온 날개달린 말의 등에 실린 판을 말한다. 여기에 55개의 점이 찍혀져 있는데 이 그림 모양에서 밖으로 뻗쳐 나오는 모양에서 양(陽)을, 안으로 감아 들어가는 모습에서 음(陰)을 생각해 내 음양이 나왔다고 한다. 

오행은 신화시대가 끝나고 중국에서 주장하는 역사시대인 하왕조의 첫 번째 임금인 우임금 때 낙수라는 강에서 거북이가 나왔는데 이 거북이의 등에 숫자가 1부터 9까지 쓰여 있었다고 한다. 우임금이 이것을 보고 하늘이 자신에게 1부터 9까지 무엇인가를 정하라는 의도라고 생각해 1부터 9까지 인간사와 관련해 원칙들을 정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홍범구주(洪範九疇)다. 

홍범구주는 바로 ①오행五行, ②오사五事, ③팔정八政, ④오기五紀, ⑤황극皇極, ⑥삼덕三德, ⑦계의稽疑, ⑧서징庶徵, ⑨오복육극五福&六極이다. 동양철학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홍범구주 9가지 범주 중 첫 번째에서 오행, 즉 목·화·토·금·수가 등장한다. 세 번째인 팔정八政에서는 정치의 8가지 요체를 정하고 있다. 이 정치의 8가지는 바로 ①식食, ②화貨, ③사祀, ④사공司空, ⑤사도司徒, ⑥사구司寇, ⑦빈賓, ⑧사師이다. 

정치 요체의 첫 번째는 다름 아닌 ‘먹이는 것’ ‘백성을 굶기지 않는 것’ ‘식食’이다. 오늘날 한 국가의 정치를 담당한 대통령이나 수상들이 경제 대통령임을 자임한다. 스스로 경제 대통령을 강조하는 데는 물론 바람직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찌됐든 정치의 요체는 다름 아닌 그 구성원들을 제대로 먹여 살리는 것이다. 정치가 그럴진데 하물며 경제 활동을 주로 하는 기업 조직은 말할 것이 없다. 경제 조직의 리더는 반드시 이익을 내고 그 구성원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최고책임자뿐만이 아니다. 각 국실, 각 과, 각 계도 마찬가지다.

국실의 국실장, 과의 과장, 계의 계장은 어떻게든지 자기가 담당한 국실, 자기의 과, 자기 부의 인건비, 간접비에 해당되는 가치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 리더의 가장 기본적인 이 역할을 못하는 상태에서는 어떤 입장이나 어떤 주장도 의미가 없다. 물론 한 가정의 가장도 마찬가지다. ‘구성원을 먹여살리지 못하는 리더는 악(惡)이다’

통제의 범위와 위임의 원칙을 지켜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통일 조직은 바로 가톨릭이다. 수많은 종교들이 끊임없이 명멸하는 가운데 어떻게 가톨릭은 2000년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조직 관리의 기본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자기 민족을 이끌고 광야로 엑소더스를 할 때 20세 이상 성인만 60만 명이었다. 아이들까지 합한 숫자는 족히 500만 명은 되었으리라. 

하루는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모세를 찾아왔다. 그런데 모세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겨우 만나 모세에게 왜 이리 정신없냐고 물으니 모세는 모든 사람들이 문제 있을 때마다 자신을 찾아오니 일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 했다. 

제사장 출신인 이드로는 모세에게 두 가지 조언을 한다. 바로 사람들에게 공동으로 지켜야 할 규칙을 고지하고 그리고 모세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일부를 위임하라는 것이었다. ‘원칙 설정’과 ‘위임’이었다. 착한 모세는 장인이 일러주는대로 했다. 

그랬더니 일은 일대로 더 잘 풀리고 자신은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자신은 물론 광야의 500만 유대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 자신이 없어도 조직이 알아서 잘 돌아가게 만든 모세는 장기출장을 간다. 바로 신을 만나기 위해 두 차례나 40일씩 시나이 산을 오른 일이었다. 모세는 십계명을 받아온다. 여기에서 유대교가 탄생한다.

경영학 역사 100년이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조직 운영은 아직 원시적이다. 이미 2000년 전에 존재했던, 그리고 오늘날 경영학원론 첫 페이지에 나오는 원칙 설정과 위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이 너무 많다. 

예수의 제자는 12명이다. 왜 하필이면 12명밖에 제자를 두지 않았을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터인데. 성경을 처음 읽는 사람들은 창세기나 레위기, 민수기 또는 신명기에서 작파하는 경우가 많다. 창세기에서는 끝나지 않는 ‘낳고’ 시리즈에서 두 손을 들고, 레위기 등에서는 아주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일일이 지시하는 신의 지나친 세밀함에 호흡 곤란을 느끼며 성경을 덮고 만다. 왜 신은 대범하지 않고 그렇게 모든 것을 하나하나 꼬치꼬치 지시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신은 할 수 없는 것이 없고(무소불위無所不爲), 신은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무소부지無所不知), 신은 있지 않는 곳이 없다(무소부재無所不在). 한마디로 신은 무한대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신 입장에서 그렇게 하나하나 일일이 지시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또 인간들의 입장에서도 신의 능력은 완벽하므로 신의 지시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 본인들에게도 가장 이익이다. 

기독교 정통 교리에서 예수는 신성과 인성을 함께 갖춘 것으로 이해한다. 즉 형식지어 규정하자면 예수는 신성 반 인성 반이다. 예수가 제자를 12명만 둔 것은 신성 반 인성 반인 본인의 ‘통제의 범위’(Span of Control: 한 사람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 한계가 있다는 경영학 이론)가 12명 정도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통제의 범위’에 있어 신은 당연히 무한대, 그리고 신성과 인성을 함께 갖춘 예수는 12명이다. 그렇다면 인성만 갖춘 보통 인간의 ‘통제의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당연히 예수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하물며 무한대인양 행동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오만의 극치다. 예수님의 12제자 사례 역시 최고경영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신과 같이 무한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장자와 한비자에서 이드로의 ‘원칙설정’과 ‘위임’ 그리고 예수의 12제자 사례에서 볼 수 있는 ‘통제의 범위’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바로 도를 실행하는 9가지 단계인 ①명천(明天), ②도덕(道德), ③인의(仁義), ④분수(分守), ⑤형명(形名), ⑥인임(因任), ⑦원성(原省), ⑧시비(是非), ⑨형벌(賞罰)의 내용을 통해서다. 명천은 하늘의 뜻, 즉 국민의 뜻, 오늘날의 의미로는 사회 여론을 알아보는 것이다. 

도덕은 윤리성 여부, 인의는 이 일과 관계되는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바로 계획(Plan) 단계다. 여기서 문제가 없으면 실행에 들어간다. 분수는 지키는 것을 쪼개는 것, 즉 분업화 된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경리부, 생산부, 영업부와 같이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다. 형명(形名)은 ‘해당 부서’(名)에 ‘가장 적절한 사람’(形)을 앉히는 것이다. 

도를 실행하는 9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한 가운데 5번째인 이 형명 단계다. ‘해당 부서’(名)에 ‘가장 적절한 사람’(形)을 앉히게 되면 이 5단계 이후가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5번째 형명 단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5단계 이후가 엉망이 될 뿐만 아니라 앞의 1-4단계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그 다음의 인임은 간섭하지 말고 맡기라는 의미다. 위임을 제대로 하라는 이야기다. 4-6번째의 분수와 형명 그리고 인임은 실행(Do) 단계다. 7번째는 원성이다. 바로 정기적으로 평가를 하라는 것이다. 8번째는 시비다. 잘하고 못함을 따지라는 것이다. 마지막 9번째는 상벌이다. 시비 평가에 따라 논공행상을 하라는 이야기다. 마지막 7-9단계의 원성, 시비 그리고 상벌이 바로 점검 또는 피드백(See)단계다. 

오늘날 일을 시행하는 Plan-Do-See가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최소 2200년 전 동양에서 정리된 내용이다. 일의 구체적인 시행 절차는 물론이고, 윤리경영과 인재선발의 중요성, 위임 원칙 그리고 정기적 평가 등 경영학의 핵심이 모두 들어있다.

현실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2200년 전 조직 운영 원리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감성과 이성의 균형

인간의 핵심은 정신이다. 육체는 동물과 같은 다른 자연과 공통된 부분이고 또 같은 원리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 활동은 감성과 이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인간이 건강하게 그리고 인간들의 모임인 조직이 건강하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감성과 이성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니체는 자신의 처녀작 <비극의 탄생>에서 ‘아폴론과 디오니소스’를 이야기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아폴론은 태양의 신이다. 태양은 이 세상의 가장 큰 질서를 규정한다. 디오니소스는 술의 신이다. 바로 사람을 감각적으로 즐겁게 한다. 질서는 ‘이성’의 가장 큰 특성이다. ‘감각적 즐거움’은 ‘감성’의 목적이다. 따라서 ‘아폴론’과 ‘디오니소스’는 바로 ‘이성’과 ‘감성’을 말한다. 

니체가 아폴론과 디오니소스를 말한 것은 지금 말하고 있는 의미 그대로다. 인간은, 그리고 사회는 이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나 사회나 건강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당연한 주장이다.

BC 6세기를 살았던 공자는 일찍이 논어에서 ‘질승문즉야質勝文則野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문질빈빈文質彬彬 연후군자然後君子’를 말했다. 해석하면 ‘사람이 감성이 이성을 압도하면 야만스러워진다. 그리고 이성이 감성을 압도하면 융통성이 없어진다. 이성과 감성이 서로 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군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니체의 주장 그대로다. 조직은 개인의 개성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생산을 하는 곳이다. 리더가 너무 감성적이거나 또는 너무 융통성이 없어서는 조직이 높은 생산을 이뤄낼 수 없다. 사람 좋다는 소리만 듣는 리더는 이성적 냉정함을 보완해야 한다. 오로지 실적만 쫒는 리더는 사람을 포용하는 힘도 길러야 한다. 부하와 조직을 위해서는 물론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다. 사회 그리고 조직은 물론, 개인도 감성과 이성이 균형을 이룰 때 당연히 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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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리더십의 핵심

 ·업무능력 
 ·좋은 인간관계 

동양 최고의 자기계발서 논어의 핵심 가르침

·학습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사람관계 :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때를 기다리라 :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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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기 인문경영연구소 대표 

연세대 경영학과·경영대학원 졸업
단국대 경영학 박사
한국능률협회 겸임교수
인재육성아카데미 전문교수
석세스 마인드협회 특별고문
한국산업리스(주) 팀장

기업, 금융기관, 대학교 MBA·최고경영자 과정, 정부기관 및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경영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내용을 강의하고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신동기와 함께 하는 생각여행’ 게릴라 인문학 콘서트를 매달 1회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경제연구원이 ‘휴가철 CEO가 읽어야할 도서(2015년)’로 선정한 <네 글자의 힘> <생각여행> <인문학으로 스펙하라>  <인문경영으로 리드하라> <해피노믹스> <독서의 이유> <직장인이여 나 자신에게 열광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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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승 기자  chohs1021@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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