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허씨 일가 일감 몰아주기 ‘왕국’

공정위 감시 대상 28곳 중 절반 차지…내부거래로 손쉽게 富 축적 권호 기자l승인2017.08.01l수정2017.08.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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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16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재벌 지주사 체제 밖 일감 몰아주기 감시대상 기업(총수 일가 사익편취)은 모두 28곳이었으며 이중 GS그룹이 14개에 달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오너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직권 조사하겠다고 한 가운데 GS그룹의 오너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재벌 지주사 체제 밖 일감 몰아주기 감시대상 기업(총수 일가 사익편취)은 모두 28곳인데 이중 GS그룹이 14개에 달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GS그룹 오너 일가인 허씨들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일감 몰아주기로 부를 축적하고 있는 14곳의 지배구조와 내부거래를 조사했다. 그 결과 GS그룹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내부거래로 잇속을 챙기고 있는 허씨 일가가 49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16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7개 지주사의 체제 밖 계열사는 도합 103곳이었으며 이중 감시가 필요한 규율대상 기업은 28개다. 이 가운데 GS그룹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율대상에 해당하는 기업이 14곳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부영그룹은 7곳의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 규율대상에 포함돼 두 번째로 많았고 CJ그룹(3곳), LS그룹(2곳) 순이었다. LG그룹과 한진그룹도 각각 1개씩의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율 대상 회사를 두고 있다.

총수 일가 사익편취란 총수 일가가 그룹의 지배력을 이용해 내부거래 등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행위다. 주로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그 회사의 가치를 키운 다음 배당이나 상장 등을 통해 돈을 나눠 먹는다.

특히 비상장 된 지주사 체제 밖 계열사의 경우 대주주가 마음대로 경영권을 휘두르면서 오너 일가의 사익이나 경영 세습의 도구로 쓰이는 일이 잦다. 이는 우리나라 재벌가의 대표적인 적폐라고 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 경우가 많다”며 “특히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 밖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 행태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상장 계열사 통해 재산 승계한 대표적 기업

GS그룹 허씨 일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재산 승계를 한 대표적인 재벌가다. GS가(家)는 고(故) 허만정 창업주를 시작으로 구자 돌림이 2대, 수자 돌림이 3대, 홍자 돌림이 4대다. 현재 허씨 3세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필두로 그룹 경영의 전면에 포진해 있다.

▲ GS그룹 허씨 오너 일가 가계도.<그래픽=노덕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사장, 허전수 새로닉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용수 GS EPS 대표, 허인영 승산 대표, 허동수 GS칼텍스 이사회 의장 등이다. 

허씨 홍자 돌림인 4세들도 경영 일선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2년 3월 가장 먼저 GS그룹 계열사 등기이사에 오른 허세홍 GS글로벌 대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아들이다. 69년생으로 총수 일가 4세들 가운데 연장자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전무,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 GS 부장 등도 계열사 경영일선에 배치됐다. 창업주부터 구자-수자-홍자 돌림까지 4대째 승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GS그룹은 다른 재벌과 달리 ‘형제의 난’과 같은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지 않았다. 이들의 돈독한 우애는 ‘족벌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우애를 해칠 수 있는 특정인의 지분 독식을 허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그룹을 유지했다. 총수 일가의 불필요한 재산 분쟁을 차단하고 재산 승계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홍자 돌림의 나이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홍자 돌림 4세대의 경우 지주회사 주주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상장 계열사 지분이 많다. 상장사보다 제약이 적어 자녀들에게 재산을 부풀려주거나 물려주기 쉽기 때문이다.

땅 짚고 헤엄치듯 돈 버는 허씨 4세들

공정위에 따르면 허씨 총수 일가가 보유한 GS그룹 내 주식보유액은 4823억9700만 원이다. 이 금액은 108개의 전체 계열사 가운데 국내 계열사 69개사만 포함한 것이다. 총수 일가 최연소 배당소득자는 허용수 부사장의 차남 허정홍(13세) 군으로 5억2960만 원의 배당소득을 올렸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특히 GS 그룹은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은 비상장 회사인 보헌개발·엔씨타쓰·지에스아이티엠·승산·GS네오텍·프로케어·옥산유통·위너셋·켐텍인터내셔날·삼양인터내셔날 등이 4세를 위한 ‘현금 창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위너셋은 허씨 3·4세가 지분의 90%를 가진 회사다. 2013년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부인 이주영 씨 등이 보유 지분을 자녀들에게 양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종속 계열사의 ‘지분법 이익’으로만 246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체 순이익(227억 원)보다 많다. 다시 말해 장사를 해서는 손실을 봤으나 계열사 지분을 통해 이익을 낸 것이다.

지분법 이익은 다른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때 대상 기업에 손익이 발생하면 지분 보유량만큼 이익 또는 손실이 난다. 허씨 3, 4세들이 가만히 앉아서 연간 200억 원의 뭉칫돈을 거의 매년 받아가고 있는 셈이다.

위너셋은 지난해 GS아로마틱스에서 263억7468만원, BNK자산운용에서 1억3869만원의 지분법 이익을 챙겼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위너셋은 미처분이익잉여금도 1243억 원이나 쌓아놓고 있다는 것이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이나 다른 잉여금으로 처분되지 않고 남아있는 이익잉여금을 말한다.

위너셋의 경우 지분 90%를 총수 일가가 소유하고 있고 매출 대부분이 지분법 이익에서 나오기에 1243억 원에 달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사실상 총수 일가의 쌈짓돈이나 마찬가지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회사의 수익 대부분이 지분법 이익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미처분이익잉여금을 1200억 원 넘게 쌓았다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총수 일가가 마음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사이트코리아>는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내용에 대해 해당 업체에 문의했지만 위너셋은 답변을 GS지주 홍보팀으로 돌렸다.

GS지주사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서 금감원에 공시된 내용 이상으로는 알려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답변을 거부한 셈이다.

위너셋의 감사를 맡은 곳은 안진회계법인이다. 안진회계법인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묵인한 혐의로 소속 회계사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안진회계법인도 벌금 7500만 원이 부과됐다. 안진회계법인은 또 대우조선의 분식회계가 드러난 뒤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예상되자 대우조선해양에 대응 논리를 알려주기도 했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주)GS는 지난 3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주)GS가 양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소장으로 있던 경제개혁연대는 ‘㈜GS의 양승우 사외이사 후보, 이해관계 충돌로 부적절’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경제개혁연대는 “안진회계법인은 현재 ㈜GS의 자회사인 GS글로벌과 GS E&R의 외부감사인을 맡은바 양승우 후보가 ㈜GS의 사외이사가 되는 것은 이해관계 충돌이 있어 부적절하다”며 양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주)GS는 양 회장의 선임을 강행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양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이 위너셋 회계감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회사 보헌개발 내부거래 99.2%

GS그룹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을 꼽는다면 부동산 임대회사 보헌개발이다. 보헌개발은 총수 일가가 100% 소유한 기업으로 지난해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99.2%에 달했다.

이 회사는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손자인 허서홍·허세홍·허준홍 씨가 각각 33.33%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내부거래 규제대상은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대기업 계열사다. 거래 총액이 200억 원 이상, 매출 내부거래 비율이 12% 이상이면 법 적용 대상이다.

옥산유통도 만만치 않다. 옥산유통은 총수 일가가 46% 소유한 곳으로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에서 담배를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편의점 GS25 등에 판매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체 매출 7123억 원 가운데 5069억 원이 GS리테일을 통해 창출됐다.

골프장운영 및 부동산 임대 사업 등을 하는 승산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2015년과 2016년 모두 40% 이상의 매출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30%(비상장 20%)가 넘어 현행법상 문제의 소지가 있다.

엔씨타스는 계열사의 일감을 받기 쉬운 빌딩시설관리 업체다. 이 기업은 직원 99%(999명)가 비정규직이다. 파견직으로 근로자를 채용해 수수료를 받아 손쉽게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곳의 주주는 허주홍·허태홍·허치홍·허진홍·허철홍·허주현 등으로 모두 허씨 4세들다.

GS네오텍은 허정수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2013년에는 매출의 절반 가량을 GS건설 등 계열사에서 올렸다. 2015년엔 매출의 12.4%(620억), 지난해엔 10.12%(434억)를 내부거래를 통해 기록했다.

프로케어는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의 장녀 허지안 씨와 차녀 허민경 씨의 ‘현금인출기’나 마찬가지다. 두 자매가 각각 50%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GS아이티엠은 시스템통합(SI) 및 컴퓨터·주변장치 판매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업체로 지난 2006년 GS그룹에 편입된 후부터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한 회사다. 2005년 매출 291억 원이던 게 GS그룹에 편입되고 난 이후인 2011년에는 1200억 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매출 1728억 원을 기록했다.

GS아이티엠은 허창수 회장의 동생들인 허진수 부회장과 허명수 사장, 허태수 사장의 자녀 17명이 주요주주로 등재된 오너 일가 4세의 알짜 회사다.

▲ 허창수 GS 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3연임하고 있다.<뉴시스>

GS아이티엠 지분 오너 일가 17명 나눠가져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상무와 허준홍 GS칼텍스 상무(허남각 회장 아들)가 각각 8.3%, 7.08%를 갖고 있으며 △허서홍 GS에너지 상무(허광수 회장 아들) 22.74% △허동수 GS칼텍스 이사회 의장 아들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5.37%)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의 두 아들 허주홍(2.3%)·허태홍(1.8%)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장녀 허정현(3.48%)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의 아들 허원홍(3.75%)과 딸 허성윤(0.94%)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장남 허치홍 GS글로버 사원(2.5%), 차남 허진홍(1.67%)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 GS과장(1.68%), 차남 허두홍(1.68%)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의 장녀 허지안(2.07%), 차녀 허민경(2.07%) △허용수 GS EPS 대표의 장남 허석홍(6.67%), 차남 허정홍(6.4%)씨 등 오너 일가가 8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 회사에 이처럼 많은 오너 일가 지분이 있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이 회사는 GS계열의 시스템통합(SI) 업체로 그룹 내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매출액은 2008년 751억 원에서 2015년 2082억 원으로 1329억 원이나 늘었다.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08년 91.18%에서 2015년 53.16%로 줄어들었지만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로 수익을 내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수익은 곧바로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GS아이티엠의 배당성향은 2008년 32.84%에서 지난해에는 55%까지 올랐다.

GS관계자는 “공정위도 SI업체를 보안성 등의 이유로 불가피한 업종으로 보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법적인 조항이 상당히 강해 정보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는 부분이 있어 우리나라와 비교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 일가가 대부분 계열사의 주주로 있는 것은 맞지만, 향후 경영 승계 작업에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고 밝혔다.

정부도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공정위는 효율성 증대, 보안성, 긴급성이라는 예외조항을 만들어줘 지금까지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7월 17일 45개 재벌의 내부거래를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가 많이 드러났다며 조만간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교수 시절 이러한 공정위의 태도를 비판했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들이 가격의 공정성을 따지기 어려운 SI업체들을 만들어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우고 있어 IT강국인 국내에서 세계적인 SI업체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객관적이지 않은 예외 사유를 만들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하지 않는 공정위의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즉, 위법 여부는 공정위의 판단이라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김상조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이 됐다. 그의 이전 발언처럼 공정위의 철저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공정위의 입장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권호 기자  kwonho37@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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