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대선’과 4월 위기설
‘장미 대선’과 4월 위기설
  • 양재찬 경제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4.0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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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들의 후보 경선이 막을 내리면서 5월 9일 ‘장미 대선’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번 대선은 군소 정당을 뺀 교섭단체 후보만도 4명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다자대결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쏠릴 것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3당의 연대 방향이나 ‘제3 지대’의 확장성 등이 관전 포인트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의 소용돌이에서 결코 방심해선 안 되는 게 경제리스크 관리다. 대선주자와 정당들이 어떻게든 표를 얻으려고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체제의 과도내각이 차기 권력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면 올 초부터 나돈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4월 위기설의 뿌리는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만기 도래와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다. 대우조선이 발행한 회사채의 올해 만기 도래분은 4월 4400억 원, 7월 3000억 원, 11월 2000억 원 등 94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5200억 원 적자를 기록한 회사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급해진 정부가 3월 23일 5조8000억 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곧바로 유력 대선후보가 고용 감축을 최소화하는 구조조정을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원을 지원하면서 “추가 지원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1년 5개월 만에 약속을 저버렸다. 정부와 대우조선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실천하고 주주·종업원·채권자 등 이해관계자가 공평하게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데 대선후보들이 이래라저래라 훈수하면 구조조정이 원칙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이나 한국, 또는 두 나라 모두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요행히 한국은 미국의 타깃에서 벗어나고, 중국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고 해도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위안화 약세에 따른 우리나라의 수출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의 보복,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움직임,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등 우리 손으로 어찌하기 힘든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한 달여 남은 대선기간을 활용한 정책토론이 매우 중요하다. 경제와 민생, 외교안보, 노동 분야 등 현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통해 공약을 검증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와 캠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책을 조율할 틈도 없이 바로 집무를 시작해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공약을 국정에 반영할 경우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우려된다. 

후보들과 캠프는 헛소문으로 경쟁후보를 흠집 내는 비방을 삼가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마땅하다. 토론을 통해 정책을 검증받지 않은 후보가 집권하면 국민은 또다시 좌절할 것이다. 언론과 시민단체, 유권자들도 정책 대결이 가능하도록 후보들의 공약에 주목해야 한다. 후보 간 직접 토론뿐만 아니라 전문가그룹 간 토론의 장도 적극 활용하자. 1500만 촛불 시민의 힘으로 일군 조기 대선이 시민의 바람과 거꾸로 가선 안 된다. 

한국 경제가 20년 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 국면인데 비해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접고 회생중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정치 리더십이 있다. 현실성 없는 ‘증세 없는 복지’를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가 재정적자만 키운 채 정경유착으로 파산한 것과 달리 아베 총리는 과감한 돈 풀기와 규제완화, 친기업정책으로 일본경제를 침체의 늪에서 구출하고 있다. 국민은 장미 대선을 계기로 ‘비전이 있는 정치’ ‘다시 뛰는 경제’를 보고 싶어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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