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초원 지배한 기마군단, 그 피가 우리 몸에 흐른다
대초원 지배한 기마군단, 그 피가 우리 몸에 흐른다
  • 김석동 지평인문사회 연구소 대표
  • 승인 2017.02.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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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제국주의 강점, 전란과 폐허 속에서도 반세기만에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했다. 그 기적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한민족의 DNA’라고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인문사회연구소 대표다. 김 대표는 광활한 대제국을 건설한 기마민족의 피가 우리 몸에 흐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2500년간 대초원을 누비며 세계사의 중심에 섰던 기마군단의 후예인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못할 게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석동 대표는 금융위원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우리 고대사에 천착해 왔다. 그는 어느 역사학자보다 열정적으로 한민족이 누볐던 대초원을 탐구하고 관찰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이번호부터 김석동 대표가 쓰는 한민족의 대서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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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넓이 세계 109번째, 인구 세계 26번째, 아시아 최동단의 작은 반도국가. 근세에는 서세동점의 대 파고, 제국주의 강점지배, 전란과 폐허 등 고난과 역경을 겪어온 나라 대한민국. 그러나 우리는 기적을 일으켰다. 1960년 이후 세계경제가 약 7.5배 증가한 사이 대한민국 경제는 38.6배로 늘어났다. 단 반세기만에 거대한 산업국가를 건설하고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다. 세계 11번째의 대형 국가로 세계사의 중심에 섰다.
 제조업 세계 5위, 수출 6위, 건설업 6위, 외환보유액 6위, IT 강국, 한류의 나라로 탈바꿈 했다. 기적의 원천은 자타가 공인하는 부지런하고 우수한 인적 자산,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R&D투자, 과감하게 외국자본을 활용한 개방경제체제였다. 이 바탕 위에서 두 가지 핵심적인 요소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기폭제였다. 하나는 수출과 중화학 공업으로 세계와 승부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다른 하나는 한민족의 DNA로,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이룬 기적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

 기적의 경제 일으킨 한민족 DNA

▲ 대한민국이 이룬 기적의 원천

한민족 DNA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려는 끈질긴 생존 본능이다.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온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둘째,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로, 이를 통해 시장경제를 빠르게 체득했다. 셋째, 강한 집단의지다. 리더십이 확립되면 집단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목표에 몰입하는 특성이 있다. 마지막은 세계를 무대로 ‘나가서 승부하는 근성’이다. 인구 대비 해외 장기체재 국민이 가장 많은 나라이며 ‘메이드 인 코리아’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한민족 DNA는 지난 2500년간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하면서 세계사를 써왔던 기마민족 초원제국 전사들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역사를 쓴 기마군단

 만주에서 몽골고원-중앙아시아-우크라이나-남부러시아를 거쳐 유럽 대평원까지 8000km에 걸쳐 광활한 유라시아 대초원지대가 펼쳐진다. 이 지역은 알타이 산맥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끝없는 평지와 구릉으로 이루어진 넓고 평탄한 지형으로, 겨울엔 춥고(~-40℃) 여름엔 더운 데다(~40℃), 연간 강수량도 평균 350mm에 불과해 경작이 불가능한 척박한 곳이다. 그러나 이곳을 터전으로 한 기마유목민들은 용감하고 영리한 DNA를 유감없이 발휘해 삶의 터전을 지켰다. 이들은 가축을 키우는 유목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어, 수렵과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말을 활용했고, 그 과정에서 나무안장과 등자를 발명하고, 이어 활을 무기로 사용하면서 기마군단이라는 전투 집단이 등장했다.
 기마군단이 태동한 몽골고원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만주지역에서 흉노·선비·돌궐·몽골·여진 등 아시아 기마군단이 시대를 이어가며 출현한다. BC 8세기경 본격 등장한 기마군단은 지난 2500년간 대초원을 누비면서 세계역사의 중심에 섰다.
 최초로 등장한 기마군단은 ‘스키타이’. BC 12세기 무렵 중앙아시아에서 유목민이 활동하기 시작했고, BC 9세기경 말의 기동력을 활용한 강력한 전투 집단인 스키타이가 등장했다. 이들은 메데를 정복하고 페르시아 다리우스 왕의 70만 대군을 격파하는 등 가공할 전투력을 과시하면서 중앙아시아와 우크라이나 일대를 장악했다. 스키타이의 생활풍습•전술•전법은 이후 등장하는 기마군단의 전형이 되었다. 

 ‘흉노(匈奴)’는 BC 3세기 말 몽골고원을 통일하고 최초의 스텝제국을 세웠다. ‘두만’과 그의 아들 ‘묵특’ 시대에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한 흉노제국은 기마군단 특유의 가공할 전투력을 발휘하면서 단시간에 몽골고원-북중국-중앙아시아 등에 걸쳐 600만㎢를 넘는 초강대국을 건설했다. 흉노제국은 분열되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나, 300년도 넘은 4세기경 홀연히 ‘훈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해 유럽 중심부를 강타한다. 훈의 기병은 유럽을 초토화시켜 ‘게르만민족의 대이동’을 촉발하는 등 세계사를 뒤흔들었다. 이렇게 흉노는 초원제국의 전형이 되었고, 이후 수많은 초원제국이 역사에 등장한다. 
 흉노에 이어 등장한 기마군단 ‘선비(鮮卑)’는 시라무렌강에서 일어나 몽골고원과 만주의 경계를 이루는 대흥안령산맥에서 목축과 수렵을 하던 민족이다. 이들은 흉노의 지배를 받다가 AD 156년 영걸 ‘단석괴’가 등장해 몽골고원-바이칼호-만주-오르도스 일대에 걸쳐 500만㎢ 가까운 대제국을 건설한다. 그러나 단석괴 사후 다시 분열돼 내몽골지역에 흩어진 선비는 모용•우문•단•탁발 등 부족별로 세력화해 후일 북위•연•거란(요)등을 건설한다.
 ‘선비’에 이어 몽골고원을 차지한 ‘돌궐(突厥)’은 ‘흉노’의 후예로 알려진 투르크족이 세운 나라다. AD 552년 영걸 부민카간이 나타나 부족을 통합하고, 유라시아대초원 동서와 남북에 걸쳐 1000만㎢가 넘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서돌궐지역 유목민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수많은 투르크국가들을 건설했다. 1037년에는 ‘셀주크 투르크’를 건국해 중앙아시아와 중동지역을 장악했다. 계속 서진한 투르크 일족은 비잔틴 제국을 격파하고 아나톨리아 지역에서 ‘소아시아 셀주크’를 건국했다. 후에 이 지역에서 ‘오스만공국’을 건국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출발이다.
 ‘몽골(蒙古)’은 칭기스칸의 영도 아래 폭풍의 정복전쟁을 펼치면서 대몽골제국을 건설한다. 칭기스칸과 그 후예들은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3300만㎢ 넘는 땅을 정복해 ‘팍스 몽골리카’를 실현했다. 칭기스칸 군대는 상상을 뛰어넘는 기동력과 그물망 역참, 정보네트워크 등 가공할 위력으로 적을 압도해 버렸다. 불과 25년 만에 로마가 400년에 걸쳐 정복한 땅보다 훨씬 넓은 땅을 경영했다. 몽골 멸망 후 칭기스칸의 후예는 중앙아시아에서 티무르제국, 인도에서 무굴제국을 건설해 1857년까지 이어진다.
 만주지역에 살던 ‘여진(女眞)’인들은 1115년 금(金)을 건국, 거란을 멸망시키고 송나라를 남쪽으로 내쫓고 만주일대와 중원을 장악했다. 몽골제국의 등장으로 100년 남짓 만에 역사에서 사라진다. 이후 만주일대에 흩어져 살던 여진족 후예들은 300년이 지난 후 위대한 지도자 누르하치의 영도 아래 금나라를 이은 후금을 건국한다. 후금은 이후 청(靑)으로 국호를 변경하고 1912년까지 이어졌다.

기마군단 역사와 한민족 고대 역사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기마군단의 역사가 전개되었고, 북방민족인 흉노•선비•돌궐•몽골•여진 등은 최강의 제국을 건설해 세계사의 중심무대에서 대활약 했다. 
유라시아대륙의 기마유목민족이 건설했던 나라들은 민족이나 국경개념이 대단히 개방적이었다. 유목민족제국은 대부분 다수 민족의 부족 연맹체라 할 수 있다. 흉노제국은 알타이 부족 연맹체로 투르크, 몽골, 퉁구스, 한(韓)민족계 등이 어우러진 혼성국가라고 봐야한다. 오늘날 터키에서는 흉노제국을 그들의 초기국가라 하고, 몽골에서는 자기들의 고대국가라 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한민족의 고조선은 이들 보다 훨씬 앞서 유라시아 스텝 동부 지역에 기념비적인 고대국가를 건설하고 동북아를 장악하는 대역사를 시작했고 고구려로 이어졌다. 바로 이 역사로 부터 유라시아 기마민족의 역사가 태동되었다는 점에 주목 해야 할 것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흉노•선비•몽골은 아(我)에서 분리…, 여진•선비• 몽고•흉노 등은 본래 아(我)의 동족이었다. 흉노는 조선의 속민이었다”고 밝혔다. 북방사학자인 전원철 박사는 고구려의 후예들이 몽골제국과 금•청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그 서쪽 지역에 수많은 왕조를 건설하였다고 하며 그 연원을 가계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韓)민족은 하나의 민족이라 단정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단일민족이란 이름으로 미화할 대상이 아니며 그럴 이유도 없다. 광활한 유라시아 동•서 스텝지역에서 오랜 기간 삶을 영위했던 기마유목민족의 면면한 DNA가 오늘날 한국인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필요도 부정할 수도 없다. 우리 민족이 어떻게 다른 세상과 교류•협력했고 또 다른 세력과 투쟁하면서 살아왔는지, 고대 화려한 역사로부터 시작해 근세까지의 어렵고 참담했던 기록, 현재 우리가 이룩한 기적의 현장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열고 풀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고조선은 대동강 유역에 위치한 군하나 정도를 지배하는 조그마한 정치적 사회였고, BC 4세기경 대동강과 요하유역 여러 부족국가와 연합해 커다란 연방체를 형성했다’고 배웠다. 그러나 고조선은 BC 2333년경 건국했고, 한반도만이 아닌 발해만과 만주 일대까지 장악한 거대국가였다는 역사적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단재 선생은 1931년 ‘조선상고사’를, 리지린은 1963년 ‘고조선 연구’를 썼다. 이어 1982년에는 러시아의 유엠부찐이 ‘고조선 역사’를 썼다. 이들이 쓴 고조선은 우리가 아는 고조선이 아니다. 그 후 1983~85년 홍산문화의 대발굴이 이루어졌다. 
이제 우리 고대 역사를 송두리째 다시 봐야 한다. 내몽골 접경 우하량 지역의 BC 3500년경 홍산만기문화 유적지와 내몽골 적봉시 인근의 BC 2400년경 하가점 하층문화는 단군조선과 그 선대문명이 아니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한민족 고대 역사도 최소한 고조선부터는 제대로 기록되어야 한다. 적어도 BC 24세기경 존재했던 이 나라는 더 이상 신화가 아니다. 세계사를 주도한 유라시아 기마군단의 원류로서 역사에서 다시 자리매김 돼야 한다. 역사는 그 땅의 과거사가 아닌 민족의 삶의 흐름이다. 고조선이란 동아시아 최강의 국가가 어떻게 형성됐고 또 이어졌는지, 이제 그 역사가 한민족 성장 DNA를 설명해 줄 차례다.

세계를 향한 끝나지 않은 도전

 한민족은 현대사에서 기적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공 히스토리가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고 시대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현재의 위치마저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겪어 왔으며 그에 대한 도전과 혁신의 대가로 진보와 발전을 이루어 왔다. 새로운 흐름에 대응해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를 이루어 나가야 미래가 있다. 우리는 이제 세계를 향해 끝나지 않은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이 도전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 도전을 위한 첫째 열쇠는 혁신과 개혁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다. 혁신과 개혁의 주체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이 미래의 열쇠다. 대한민국은 맨주먹으로 한민족이 일으킨 사람에 의한 위대한 역사다. 둘째 열쇠는 리더십과 구성원들의 결속을 통해 기마민족의 DNA를 살리는 것이다. 리더는 강력하고 신뢰받는 리더십을 발휘해 구성원들의 강한 결속력을 이끌어 내 목표에 도전해야 한다. 셋째 열쇠는 열린 미래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세계가 한민족의 활동무대다. 그 무대인 세계의 환경과 여건 변화에 대해 과감하고 신속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해서 2500년간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했던 기마군단이 가졌던 강한 경쟁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2014년에 스페인을, 2015년에 호주와 러시아를 앞질렀다. 앞으로 캐나다·이탈리아·프랑스·영국·독일·일본 등을 차례로 제치고 2040년에는 통일 대한민국이 세계 6번째의 큰 나라로 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 날이 올 때 까지 기마민족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 김 석 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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