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결별하라
과거와 결별하라
  • 최환규 전문위원 겸 코칭엔진 대표
  • 승인 2016.11.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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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접어들면 주변의 나무들은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울긋불긋 형형색색의 화장을 한다. 사람들은 화장한 나무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단풍으로 유명한 관광지로 몰린다. 하지만 가을이라는 계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단풍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 중 한 부류가 바로 조직의 리더들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며 조직을 개편하게 된다. 경기가 나쁠 때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조직의 인력을 조정하게 되는데, 이때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양한 이유로 인해 오랫동안 몸담았던 조직을 떠나게 된다. 이렇게 떠나는 사람의 수는 그해 경영실적에 반비례할 가능성이 큰데 실적이 좋으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많은 인원이 아쉬움과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만 한다. 

대부분의 경우 리더가 조직을 떠나는 이유는 실적부진에 있다. 일반 기업들과 달리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 프로스포츠의 경우 감독 교체는 팬들의 관심사다. 프로야구단의 경우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걸쳐 감독들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성적이 좋은 몇 개 팀은 경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팀은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감독을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이유는 구단이 기대한 성적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진한 결과를 만든 감독과 함께 하고 싶은 구단은 없다. 이런 마음은 스포츠구단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조직의 긴장을 높여 실적향상을 높일 수 있는 수월한 방법 중 하나가 리더의 교체이다. 그러나 경영자의 의도와 달리 부서장을 교체한다고 실적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2015말에 감독을 교체한 프로야구 구단의 성적이 2016년에 향상되지 않은 구단이 있는 것을 보면 리더의 교체가 실적향상을 가져온다는 보장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원의 역량이 하루아침에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나 축구의 경우 선수들은 최소 10년 이상 운동을 한 사람들이어서 운동 기술이 이미 몸에 배어 있는 상태이다. 감독이 새로 부임해 그 선수에게 습관을 바꾸라고 한다고 단시간에 바꿀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감독은 성적 향상을 위해 잘하는 선수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코칭스태프를 영입해 팀을 운영하고 싶어 한다.

새로운 자리에 가져가야 할 것은 ‘사람’ 아닌 ‘지식’

리더도 자신이 신뢰하는 부하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 프로구단에서 감독이 바뀌면 감독은 자신과 소통이 잘 되는 사람들로 코치진을 구성하는 것처럼 리더는 자신이 새롭게 옮기는 부서에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을 이동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리더와 함께 새로운 부서로 가는 ‘A’는 기존 조직의 질서를 깨뜨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A는 갈등 촉진자가 되는 것이다.    

새로운 부서에서 리더는 영입한 A와 많은 의견을 공유하며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리더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기존 조직원들은 리더와 A에게 반감을 가질 가능성이 많다. 기존 조직원들이 리더에게 반감을 갖게 되면 적극적이기보다는 소극적으로 따르거나 리더의 의견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A를 통해 갈등을 촉발해 조직을 긴장시키게 되므로 조직원들의 생산성을 추구하겠다는 리더의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 오히려 조직을 분열시키고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거와 단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뿐만 아니라 조직원이 회사나 부서 이동 등으로 인해 조직을 이동할 경우 새로운 조직으로 가져갈 것은 ‘사람’이 아니라 ‘지식’이어야 한다. 회사나 부서를 옮기는 사람은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사람의 그림자는 기존 조직에 두고, 새로운 부서에 도움이 되는 모든 업무지식이나 정보는 꼼꼼하게 챙겨 새로운 부서에 가야 한다. 특히, 부서장이 자신의 심복과 함께 움직이는 목적이 정보나 지식일 경우에는 새로운 조직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조직의 갈등과 분열을 촉진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조직을 옮긴 리더는 가장 먼저 기존 조직원의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특히 실적이 좋지 않아 부서장이 바뀐 부서의 경우 조직원들은 자신들 때문이라고 자책하면서 자신들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예상하며 긴장하게 된다. 새로운 리더가 자극을 통해 부서원들의 긴장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질책하면 처음에는 부서원들도 수긍하고 수용하겠지만 몇 번 반복되면 ‘똥 싼 놈이 성낸다’는 속담처럼 부서원들은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변명하거나, 새로운 부서장에게 저항하게 된다.   

회사에서 조직의 리더를 바꾸는 이유는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리더가 과거의 실적을 가지고 부서원을 질책하는 것은 새 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리더가 부서원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리더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리더의 머릿속에는 ‘일 잘하는 부하’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리더의 머릿속에 있는 사람은 함께 근무했던 실존인물일수도 있고 스스로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일 수도 있다. 리더는 부서원을, 특히 부서원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될 때마다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인물들과 비교하게 된다. 리더가 이런 노력을 할수록 눈앞에 있는 부서원의 부족한 면을 발견하게 되고, 이것을 지적하게 된다. 리더의 지적이 늘어갈수록 부서원들은 자신감을 잃게 되면서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부서원과 함께 일하는 리더도 자신이 원하는 실적을 얻을 수 없게 되면서 자신도 무능력한 리더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함께 일해야 하는 사람은 ‘지금 있는’ 사람들

리더가 함께 일해야 하는 사람은 지금 있는 사람들이다. 리더는 부서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자신감 없는 사람보다 성과를 잘 낼 가능성이 높은데, 같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감을 가지고 일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는 말처럼 부서장의 격려와 지지는 부서원의 숨겨진 능력을 끄집어내는 특효약이다. 

리더가 조직을 안정시킬 때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되며, 이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경우 조직은 안정화 단계를 지나 도약의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리더와 부서원들이 조직이 안정되었다고 인식하는 순간부터 부서에 새로운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안정을 버리고 변화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이 안정되면 조직원들의 긴장감도 줄어들고, 새로운 시도나 도전적인 과제보다는 현실 안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실에 안주하는 조직원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건강한 갈등’ 유발이 필요하다. 일부 리더들은 부하를 야단치는 것으로 조직원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데 야단과 갈등 유발은 전혀 다른 것이다. 과거 냉장기술이 없었을 때 유럽의 어부들이 북해 연안에서 잡은 청어를 먼 곳까지 운송할 때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함께 넣어 운반함으로써 싱싱한 청어를 산 채로 운반할 수 있었다. 즉, 청어와 천적인 한두 마리의 메기를 함께 운송함으로써 청어가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도망 다니면서 청어가 더욱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을 일반 조직에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리더는 부서원 중 한 명을 ‘비판담당자’로 선정하여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비판담당자를 선정할 때는 평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던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는 사람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비판담당자의 역할은 사람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지식이 부족한 부분이나 논리가 결여된 곳을 찾아내 이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를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익숙한 방법을 버려야 하기에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부서원도 비판담당자를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조직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사람’으로 인식해야 한다. 

비판담당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수록 조직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비판담당자는 경쟁사의 제품은 물론 경제 동향과 자신의 회사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파악해야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른 부서원은 비판담당자의 지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 이런 건강한 노력들이 모이면 부서의 성과는 높아지고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조직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조직의 리더나 조직원이 과거에 얽매이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어렵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를 살피면서 새로운 미래를 위해 매진할 필요가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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