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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0:09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총칼보다 더 위험한 건 자신의 ‘입’ 말을 아끼고! 경청하고! 질문하라!
총칼보다 더 위험한 건 자신의 ‘입’ 말을 아끼고! 경청하고! 질문하라!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5.2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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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GNS]

 1962년부터 1986년까지 20여년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장관으로서, 재임기간 중 ‘석유의 황제’, ‘OPEC의 실세’로 불리며 천재적인 지략과 협상으로 천혜의 자원인 석유를 서방 메이저 석유회사의 손아귀에서 빼내 중동국가들이 오늘의 석유부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 사람, 바로 ‘쉐이크 아메드 자키 야마니(Sheik Ahmed Zaki Yamani)이다.
미국 석유회사의 고위임원이었던 한 사람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야마니의 독특한 협상기술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야마니는 언성을 높이지 않고 항상 속삭이는 스타일이었지요. 그가 가진 비장의 책략은 상대방의 논리에서 함정을 발견하기 위해 유사한 질문을 다각적인 방식으로 계속함으로써 상대방을 기진맥진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논리개발에는 탁월한 면이 있었어요.”  (출처: 석유황제 야마니, The Inside Story, YAMANI)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상대를 주눅들게 하지 않는 온화하고 격의 없이 친근한 태도에다 다정한 목소리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츰차츰 적개심이나 경계를 내려 놓기 마련이다.
그렇게 좋은 첫인상으로 호감을 형성, 상대의 방호벽을 허문 다음 이런저런 질문을 툭툭 던져 내가 원하는 정보를 하나씩 하나씩 낚시하듯 건져 올리란 얘기다. 그럴듯하다. 그리고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협상의 제1 요소인 정보를, 그것도 핵심정보를 호감 가는 상대가 묻는다고 기다렸다는 듯 줄줄 답해주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정보를 별 경계심 없이 혹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고 무심결에 내뱉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상대의 말꼬를 터 ‘실언’을 유도하라

 정보가 부족하면 부족할수록 나보다 상대로 하여금 더 많은 말을 내뱉게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말이 많아지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할말 안 할말 다하게 되는 상황에 도달한다. 즉, ‘실언’을 하기에 이른다. 상대의 부질없는 실언은, 그것이 치밀하게 준비된 역정보 전략이라면 모를까, 소중한 ‘정보’이다. 
즉, 상대의 실언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거나, 또는 상대가 파악하고 있는 우리측에 대한 정보를 역으로 추론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왜 이번 거래를 하려고 하는지, 내부에 무슨 상황변화가 있는지, 실제 목표 가격은 얼마인지, 우리를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지, 우리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지 없는지 등 성공협상에 필수적인 정보들을 획득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회 신부이자 스페인의 대표적 모랄리스트 작가였던 그라시안(발타사르 그라시안 이 모랄레스(Baltasar Graci?n y Morales, 1601년~1658년)의 얘기처럼 “진실을 말할 때는 그 것을 숨길 때만큼이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을 망각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상대가 애써 숨기려는 진실을 제대로 콕 짚어낼 수 있는 능력, 즉, 탁월한 ‘경청’의 능력이 요구된다.

온 몸과 마음을 기울여 ‘경청’하라! 그래야 들린다!

상대의 얘기를 건성으로 듣다 보면 상대의 진의나 계략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정보는 부족하거나 왜곡되기 십상이고, 그러한 정보를 근거로 한 부적절한 협상전략을 수립, 시행할 수 밖에 없다.
1941년 7월 2일 일본 천황의 어전회의에서는 두 가지 주장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었다.
하나는 독일과의 동맹을 지키기 위해 ‘대소참전을 위해 ‘북진’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른 하나는 영?미와 대접전이 불가피하지만 석유 등 자원확보를 위해 ‘동남아를 향한 남진’ 주장이 엇갈리고 있었다.
그때 리하르트 조르게(Richard Sorge)란 희대의 스파이가 도쿄에 언론사 특파원으로 암약하고 있었고, 그는 당시 수상이었던 고노에 후미마로 등 일본 최고위층과의 돈독한 사적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일본이 ‘북진’ 할 것인지 ‘남진’ 할 것인지를 알아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국운이 걸린 정보를 쉽사리 흘려주진 않았다. 결국 그가 택한 방법은 넌지시 물어 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남’이냐 ‘북’이냐?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은 ‘북’은 아니라는 뜻의 약하게 고개를 가로젓는 것뿐이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는 그 날밤 모스크바로 짧은 전문을 날렸다.
‘일본은 남향하고 있다. 소련을 도발할 마음은 없다.’
결국 이 한 장의 짧은 전문이 스탈린에겐 독-소 전쟁에서의 역전승을, 히틀러에게는 대유럽통일 대업의 좌절, 그리고 종국엔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패전을 가져왔으니, 역사가들의 평가대로 20세기 최고의 스파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는 ‘소련을 구한 스파이’로서 구소련 KGB의 영웅으로 칭송 받았다고 한다.
협상의 시작은 상대의 말을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상대가 내 제안을 수락하는 말로 끝이 난다. 상대의 얘기를 건성으로 듣고 자기 말만 하다간, 상대의 진의나 계략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되고 만다.
한 때, 수억 달러에 달하는 사업을 주무르며 마피아의 젊은 천재 보스로 이름을 날렸던(물론 결국 FBI에 체포되었지만) 마이클 프란지스(Michael Franzese)는 그의 자서전적 저서인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원저 명: I’ll Make You an Offer you Can’t Refuse)’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는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자신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의사결정을 하거나 행동을 취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모을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낸 후에 ‘정곡’을 찌르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라고 명쾌하게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들 경청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와 목적이 상대로부터 결정적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협상에서 열세인가? 말을 아껴라! 우세인가? 말을 아껴라!

실전 비즈니스 협상에서 경청이 필요한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협상컨설팅이 業(업)이며 수많은 국내외 협상을 치르면서 필자가 생각하는 ‘경청’의 다른 말은 ‘말을 삼가는 것’이다. 말이 많으면 꼭 실수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굳이 강태공의 覆水不返이란 고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협상에서 ‘뱉어버린 말’로 표현되는 ‘말실수’처럼 협상을 위험에 빠뜨리고 실패로 몰아가는 치명적인 실책은 없다.
언제 무슨 말을 하는 가도 중요하지만, 언제 입을 다물어야 하는 가를 아는 것은 협상에서 더 더욱 중요하다.
마피아 보스 마이클 프렌지스도 마피아 선배이자 멘토인 그의 아버지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은 바로 “총이나 칼보다 더 위험한 건 자신의 ‘입’이다. 입을 다물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아야 한다.”였던 것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밀리는가? 어떻게 약세를 보완할 수 있을까?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다름 아닌 바로 ‘말’을 아끼는 것이다. 말을 적게 할수록, 한 마디를 하더라도 적절하고 간결하게 할수록 상대는 당신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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