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비빔밥·떡볶이 등 서민음식의 가격 상승 폭이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현상이 3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1%보다 0.3%포인트 높았다.  

구체적으로 39개 품목 중 25개가 전체 평균을 넘어섰다. 특히 비빔밥 가격 상승률이 5.7%로 가장 높았고, 떡볶이(5.3%), 김밥(5.3%), 냉면(5.2%), 구내식당식사비(5.1%), 햄버거(5.0%) 순으로 이어졌다. 물가가 내린 품목은 없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은 현상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3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반면 가공식품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평균 아래를 기록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6개월 연속 전체 평균보다 높았으나, 올 2월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4%로 전체 평균보다 1.7%포인트 낮았다.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26개만 상승률이 평균을 웃돌았다. 상승률은 설탕이 19.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소금(18.4%), 기타육류가공품(7.5%), 초콜릿(7.5%), 아이스크림(6.9%), 과일가공품(6.7%), 우유(6.2%), 편의점도시락(5.5%)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공식품 중 23개 품목은 가격이 내렸다. 차 가격이 -7.9%로 가장 큰 폭으로 내렸고, 유산균(-5.6%), 시리얼(-4.5%), 라면(-3.9%), 탄산음료(-3.4%) 등도 가격이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식품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20차례 이상 식품업계 실무진을 만나 물가안정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달에도 식품업계 대표들을 소집해 물가안정을 주문했다. 

한편 정부 요청으로 식품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가격을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일부 제조사는 상품 용량 변경은 인정하지만, 포장재·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며 대응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모니터링 협력체계를 구축해, 식품 및 생필품의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용량 변동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