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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정철과 진옥, 그들의 鐵이야기
정철과 진옥, 그들의 鐵이야기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3.24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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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CEO 사색의 창]손현덕의 ‘구석구석 산업탐구’

정철과 진옥, 그들의 鐵이야기 
“내게 살송곳 있으니 뚫어볼까 하노라”
 “나에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

조선조 500년 역사에 영원히 남을 소위 최고의 ‘작업남’을 꼽는다면 아마도 송강 정철이 아닐까 싶다. 흔히 송강을 떠올릴 때 고상하고 뛰어난 문장의 학자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선조 때 강계에 귀양살이로 가게 되었을 당시의 에피소드를 들어보자. 아마 그가 천하의 한량이란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정철은 귀양을 간 현지에서 한 기생을 만나게 된다. 이름은 眞玉(진옥)이다. 진옥이 정철이 기거하고 있는 처소에 술상을 들고 찾아왔다. 그리하여 둘은 술상을 마주하게 된다. 한참 술잔을 기울이던 정철이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넌지시 진옥에게 말한다.
“진옥아, 내가 시조 한 수를 먼저 읊을 테니 화답해 보거라.”
그렇게 정철이 먼저 한 수 읊는데 그걸 현대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玉이 玉이라 하거늘 燔玉(번옥)인 줄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 하니 眞玉(진옥)인 것이 분명하다.
내게 살송곳 있으니 뚫어볼까 하노라

여기서 말하는 번옥은 돌가루를 구워만든 옥, 다시 말해 가짜 옥이다. 즉 가짜 옥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옥이라는 얘기다. 마지막 문장에 나오는 살송곳은 좀 민망하지만 남성을 상징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진옥이 당차게 맞받아친다.

鐵이 鐵이라 하거늘 섭철인 줄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하니 正鐵(정철)임이 분명하다
나에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

여기서 말하는 섭철은 잡다한 쇳가루가 섞인 순수하지 못한 쇠라고 한다. 우리말사전에는 안 나오는 단어다. 아마도 이 말은 銑哲(선철)과 비슷한 뜻이 아닌가 한다. 영어로는 Pig Iron인데 우리말로는 물쇠, 즉 무른 쇠라고 여기면 적당할 것 같다.
좀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철에는 순수한 철 성분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원소가 들어가 있는데, 그게 크게는 다섯 가지다. 탄소, 규소, 망간, 인, 황이 그것이다. 그 중 탄소의 함유량이 1.7~4.5%인 철이 선철이다. 일정할 틀에 넣어 물건을 만들 수는 있지만(주물) 압력을 가해 얇게 한다거나 늘리는 가공을 할 수는 없다. 이게 바로 압연이란 기술이다. 마치 칼국수 만들 때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을 하면서 적절한 두께로 미는 원리다. 우리가 무쇠솥이라고 하는 게 바로 선철이다. 솥두껑  엎어놓고 삼겹살 구워먹을 때 보는 것, 바로 그것이다.

다시 진옥이 지은 시로 돌아가자. 시조의 의미는 좀 물컹한 쇠인 줄 알았는데 정철, 즉 제대로 된 철이라는 것이다. 그게 송강 정철의 이름하고도 맞다. 정철이란 말도 전문용어는 아닌데, 요즘 말로는 강철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탄소함량이 0.1~1.7%인 철인데 단단하면서도 잘 늘어나기 때문에 두들겨서(단조) 여러 종류의 물건을 만들 수 있다. 흔히 탄소강이라고 한다.
마지막 문단에 골풀무라는 말이 나온다. 쇠를 달구는 대장간의 풀무로 바람을 일으켜 볼 때는 온도를 높이는 걸 풀무질이라고 한다. 진옥의 시조에서 말하는 골풀무는 눈치 챘겠지만 여성의 상징을 의미한다. 
이런 시조를 주고 받은 걸 보면 정철의 작업 솜씨가 대단하다. 게다가 진옥 역시 보통 여자가 아니겠다 싶다. 두 남녀 정철과 진옥이 각기 상대편의 이름을 빗대어 정철은 자신의 살송곳으로 진옥을 뚫겠다고 하고 있고, 진옥은 쇠를 녹이는 골풀무로 정철을 녹이겠다고 하니 그 뒤의 일이야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옷에 전자를 입히는 기술 DARPA는
     원래 군사적 목적에서 진행됐다
 

남북전쟁, 제1,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걸프전 등에서 전사한 20여만 명의 미국 참전 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알링턴국립묘지다.
대부분 관광객들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묘지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 앞에는 유명한 ‘영원의 불’이 설치돼 있다.
이 인근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연구기관이 하나 있다. DARPA라는 곳이다. 우리말로는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라고 번역한다. 일단 DARPA 얘기부터 시작하자. 설립연도는 1958년. 이 기관이 설립되기 직전 미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엉망이 되어버린 일이 하나 벌어졌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는 소련의 과학기술에 경악했다. 곧이어 이를 따라잡기 위해 미국 국방부 산하에 연구기관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그게 바로 DARPA다. 일단 연구기관을 설립했지만 당시는 우주항공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됐던 시기라 이 분야만을 연구하는 별도의 조직을 미국항공우주국으로 이관하고 DARPASMS 군사 기술 연구만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어떤 기술이 탄생했을까? 가장 유명한 건 인터넷이다. 1975년의 일이다. 지금 전 세계를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한 인터넷은 사실 DARPA가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었던 통신기술이었다. 인터넷은 미국이 소련의 핵공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군의 명령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위치확인 시스템인 GPS가 있다. GPS 역시 정밀 유도무기 제작이 기본 취지였다. 무인로봇도 여기서 만들었다. 원래 이건 지뢰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됐는데 이 기술이 민간으로 전파돼 로봇 청소기가 탄생하게 된다.
DPRPA가 1996년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발진시켰다. 이른바 전자섬유, 즉 옷에 전자를 입히는 기술이다.
이것 역시 군사적 목적으로 진행됐다.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을 어떻게 하면 빨리 구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연구에 돌입한 것이다. 옷에 특수장치를 해서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심장박동을 감지하고, 총상을 입었을 때 어떤 위치에 총알이 박혔는지를 알아내고자 했다.
옷을 어떻게 만들면 이런 고난도 기능이 생길 수 있을까?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하자. 방한복이다. 즉, 옷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열이 나는 원리다. 전기담요을 생각하면 된다. 전기담요를 옷으로 만들어 입을 수 있다면 가능하다. 전기는 베터리로 공급하면 된다. 문제는 소재다.
전기담요 같은 것을 입을 수 없으니 비교적 얇은 섬유로 만들면 된다. 어려울 것 없이 전도성 있는 물질이면 된다. 전기를 가장 잘 통하는 소재는 은이다. 그리고 금, 가장 일반적인 것은 구리다. 이런 걸로 옷을 만들면 되는데, 그건 안 되니 전기를 통하는 섬유소재를 찾으면 된다. 그건 극비사항이다.
코오롱이 내놓은 히트상품 중 히텍스라는 게 있다. 전류가 흐르는 잉크를 섬유에 프링팅한 발열의류다. 극한의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군복에 적용되는데 이 경우에는 55도 정도까지 열이 난다. 이렇게 말하면 혹시 발열내의를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좀 다르다. 여기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섬유소재에 특수 코팅을 해 체온이나 습도의 변화에 따라 소재의 기능이 바뀌는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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