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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동국제강그룹 30년 무파업...산업계 역사 새로 쓴 비결은?
동국제강그룹 30년 무파업...산업계 역사 새로 쓴 비결은?
  • 김재훈 기자
  • 승인 2024.03.28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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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무분규 임단협 타결...장상태 전 회장 때부터 '노사화합'
회사 위기 상황도 신뢰 바탕으로 극복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동국제강그룹>

[인사이트코리아=김재훈 기자] “’노사협력선언’은 개혁의 시대가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불신과 갈등의 구습을 과감히 벗어던진 용기있는 선택이라고 본다. (중략) 나는 전체사원들이 창출한 값진 결과를 종업원 여러분들에게 고루고루 되돌려 주게 하여 결실에 대한 보람을 줄 것이다. 동국제강의 새로운 역사 창조와 도약, 그리고 무한경쟁 시대에서의 완전한 승리자가 되기 위해 노사가 일심동체로서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한다.”

1994년 2월 14일 당시 장상태 동국제강 회장은 부산제강소에서 열린 ‘항구적 무파업’을 주제로 한 ‘노사협력선언문채택 결의대회’를 앞두고 회사 임직원들에게 위와 같은 소감을 밝혔다. 1987년 9월 1일 동국제강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 7년만이다. 7년 사이에 파업은 단 두 번이었다. 노사가 무파업에 합의하고 협력해나가기로 한 건 산업계 최초였다. 당시 국내 기업들의 노사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이한 상황이었기에 동국제강의 노사 화합은 재계와 노동계에서 큰 화제였다.

동국제강 노조가 무파업을 결정할 수 있었던 건 회사가 확실한 고용보장을 장담해주었기에 가능했다. 1990년대 동국제강 현장 근무자들은 오일 쇼크로 인해 재고가 많이 쌓여 감원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회사 경기가 어려우면 직원을 자르는 것이 가장 쉬운 해결 방안이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선택한 건 쉬운 길이 아니라 어려운 길, 함께 극복하자는 상생 시도였다. 회사는 서복호 노조위원장에게 먼저 고용보장을 통보했다. 이에 맞춰 노무 담당부서는 직원 개인은 물론 가정의 대소사까지 챙기며 적극적으로 직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에 장상태 회장은 매월 1회 실시하는 책임경영회의에 노조 집행부를 참석 시켰다. 노사관계는 신뢰가 기본이며 경영층이 보지 못하는 실수를 노조가 찾아낼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에 감화한 노조는 ‘노사협력선언’에서 국가가 법으로 규정한 쟁의 권한을 스스로 포기했다. 회사는 고용안정과 함께 전 해보다 2배 많은 성과급으로 보답했다. 사원 아파트를 건립해 직원들을 입주시키기도 했다.

외환위기도 무너뜨리지 못한 동국제강의 노사 신뢰

여러 기업들이 무너지고 전 국민이 고통을 겪은 외환위기 때도 노사 신뢰는 굳건했다. 당시 장 회장은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사표를 모아오자 호통을 친 후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노사 합의를 언급하며 반려했다. 아들인 장세주 전무(현재 회장)도 사표 반려에 앞장섰다. 그는 “현장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던데 엄동설한에 가족들을 거리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며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달랬다. 노동부는 해당 공로를 인정해 동국제강을 2000년 노사협력과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2001년 동국제강은 산업 평화 대상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도 동국제강 노사는 협력을 저버리지 않았다. 2020년 동국제강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한편 77억5900만원 상당의 자사주 97만7000여 주를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위기 상황에서도 경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은 노사화합임을 잊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동국제강그룹은 사내하도급 직원 889여명을 자회사 설립 없이 직접 고용했다. 현재 사내하도급 인원은 0명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이 결정으로 100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있는 결정이다. 다만 회사는 지난 시간 동안 지켜온 노사 신뢰를 지키는 쪽을 택했다.

박상훈(왼쪽) 동국씨엠 부사장과 최삼영 동국제강 부사장.<동국제강그룹>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 ‘항구적 무파업 선언’ 정신 계승

동국제강 노동자와 사측이 ‘노사협력선언’을 외친 지 30년이 흘렀다. 그 사이 동국제강은 지주사인 동국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동국제강·동국씨엠 등 세 개 회사로 분할했다. 동국제강·동국씨엠은 30년 전 동국제강의 ‘항구적 무파업 선언’ 정신을 계승했다. 철강 회사 중 가장 먼저 교섭을 타결했다. 저출생이 화두가 되는 시기 젊은 직원을 위한 결혼·출산 경조금을 증액하고 각종 휴가일수를 확대했다.

최삼영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사장은 “창립 70주년이자 항구적 무파업 30주년으로 감회가 새롭다. 흔들림 없는 탄탄한 노사관계는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협력적 노사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그 가치와 자부심을 잊지 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박상훈 동국씨엠 대표이사 부사장은 “어려운 시기에도 서로 배려를 통해 협상을 원만하게 잘 마무리했다”며 “노사가 합심해 총력을 다해 성장에 힘쓰자”고 말했다.

회사와 노조가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일이 잦은 산업계에서 동국제강은 노사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닦아놨다. 동국제강그룹이 지켜온 노사신뢰 역사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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