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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2-22 23:09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모든 직원에게 똑같이 돈 아닌 애정을 줘야 합니다"
"모든 직원에게 똑같이 돈 아닌 애정을 줘야 합니다"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3.0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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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말하는 ‘유기농 경영’

“저는 매주 실적을 보고 받습니다. 보고 받는 사항이 제가 확인하는 전부입니다. 따로 실적을 확인하지도 않고, 질타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직원들을 믿을 뿐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한국 화장품 메이커 중 하나인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68)이 기업경영 노하우를 설명하는 자리가 열렸다. 지난달 12일 아침에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주최 ‘CEO 지혜산책’에서 윤 회장은 25년 동안 꾸준하게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들려 주었다. 자신은 직원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을 뿐 직원들이 스스로 회사를 성장시켰다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울러 자신의 경영방식을 ‘유기농 경영’이라고 이름붙인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일등기업 보다 ‘일등을 지향하는 기업’ 

“몇 해 전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집 앞 마트에 조그맣게 마련된 유기농코너를 보게 됐죠. 그 코너의 물건들은 색도 별로 좋지 않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가격은 비쌌습니다. 아내가 그 물건을 집으려 하기에 제가 왜 그것을 고르는지 물어봤습니다. 아내는 건강을 위해 유기농을 먹어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같이 운을 뗀 윤 회장은 이어 “그후 우리 회사 경영방식을 ‘유기농경영’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별로 독특한 점은 없습니다. 요즘 스마트니 뭐니 하면서 영어 이름을 많이 쓰지 않습니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소박하고 격식 없는 전형적인 ‘동네 어르신’ 같은 인상의 윤 회장은 얼핏 경영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외모였지만 강연을 진행할수록 누구보다 확고한 경영마인드를 지니고 있는 타고난 경영인이었다. 윤 회장은 한국콜마를 ‘일등을 지향하는 기업’이라고 지칭하며,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한국콜마는 일등기업 보다 일등을 지향하는 기업입니다. 일등이 되고자 하는 기업은 절대 가격경쟁을 하지 않고 품질 경쟁을 합니다. 또, 사람을 스카웃 해오지 않고 양성을 합니다. 또 제품을 ‘카피’하지 않고 스스로 개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사하는 사람은 능력에 상관없이 모두 ‘인재’

자신의 경영철학을 설명한 윤 회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인들에게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경영자라면 이 말을 가슴깊이 새겨야 합니다. 경영자가 기업에 애정을 쏟으면, 다시 말해 기업에 애정을 주면 기업은 그 애정에 몇 곱절로 보은을 합니다. 돈이 아니라 애정을 줘야 합니다. 기업을 구성하는 직원들에게 애정을 주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애정은 형태를 지닌 물질적인 것도 아니고, 수치로 환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얼마나 줘야 많이 준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 줘야 효율적일까?’라는 궁금증이 뒤따랐다. 이에 윤 회장은 ‘평등’이라는 답을 내놨다. 한 사람, 한 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에게 골고루 같은 만큼의 애정과 관심을 주라고 조언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처럼 작은 회사에는 인재가 잘 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회사에 입사하는 사람은 그 능력에 상관없이 모두 ‘인재’입니다. 따라서 우리 회사는 그들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밤낮으로 연구합니다. 그 인재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 볼 것인지도 함께 말이죠.” 
윤 회장은 이런 노력 덕분에 “‘누가 더 지킬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누가 더 뛰어난 인재인가’는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많이들 물어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그들 모두 소중한 인재입니다”라며 모두 똑같이 그들에게 관심어린 애정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명심보감에 나온 ‘天不生無綠之人 地不長無命之草’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땅에 나는 이름 모를 풀도 제 각기 쓸모가 있듯, 하늘도 제 밥벌이 못하는 사람은 내지 않는다’는 말처럼 사람은 모두 제각기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기업은 여기서 그 사람이 일정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만 마련해 주면 됩니다.”

실패에 손가락질 보다 손 내밀어야…

윤 회장은 회사에서 장기간 근속한 사람들과 ‘경영인 대 직원’의 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지내온 경험담을 이야기 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 삶의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 속에서 콤플렉스를 가지는 사람도 더러 생기죠. 저는 이 사람들을 열과(裂果)라고 생각합니다. 열과는 흠집 있는 과일, 벌레 먹거나 터진 과일이죠.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그런데 열과를 드셔보신 분은 얼마나 달콤한지 알 겁니다. 그리고 깎아놓으면 모르잖아요? 그 상처 난 부분만 다듬으면 상품이 아닌 과일 본연의 가치는 뛰어납니다. 그 사람의 단점을 보려고 노력하지 말고 다듬어 주세요.”
윤 회장은 자신이 기업을 경험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또, 사람들을 만나면서 실패담을 더 많이 들었는데, 그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영원한 실패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너무나도 흔하게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들으면서 성장한 말이죠. 맞는 말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입니다. 실패를 통해 사람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많은 ‘실패자’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죠.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직원의 실패에 손가락질 하는 기업보다 잡고 일어날 수 있는 손을 내밀어 줘야 합니다. 저희 한국콜마는 그런 경영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존경스러운 발언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다수 기업들은 직원의 실패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한다. 윤 회장은 이 점을 지적했다. 사원과 회사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가는데 이 점이 꼭 필요하다는 말도 강조했다.

‘사람냄새 나는 회사’ 만드는 게 꿈

윤 회장은 소통을 좋아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직원들은 물론이거니와 거래처 사람들과도 수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우리 회사에 한약재를 납품하는 분들과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어떻게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그렇게 좋은 한약재를 만들어 내는지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땅이 해결한다’였습니다. 식물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 주면 그 뒤로는 알아서 모든 것들이 해결됩니다. 기업과 직원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저는 직원과의 관계에서 ‘비료, 농약은 철저하게 뿌리지 말자’라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이어 앞으로의 경영 청사진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혔다.  
“저는 회사 경영을 유기농코너처럼 하고 싶습니다. 유기농 하면 어쩐지 고약한 냄새도 날 것 같고 벌레가 득실거릴 것 같지만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고약한 냄새 대신 사람 냄새가 나는, 벌레가 아닌 즐거운 웃음이 넘치는 회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제 꿈입니다. 거창하게 회사를 확대하는 것보다 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조그맣게 운영해 우리 직원들끼리 먹고 살 만큼만 벌어들이는 그런 회사를 경영하고 싶습니다. 이게 유기농 아닐까요?” 그러면서 웃는 그의 얼굴에서 여느 기업 경영인에게서 느낄 수 없는 진한 행복이 느껴졌다.
 

한국콜마는?
일본콜마와 합작…외환위기 때도 연 20% 성장

1990년 윤동한 회장이 일본콜마와 합작형식으로 설립한 화장품 제조회사다. 단순 하청업체에서 시작해 기업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르자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방식으로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2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1996년 주식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가 전국을 강타했을 때도 한국콜마는 연 2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02년 주식을 증권거래소로 옮겨 상장했으며, 같은 해 수출 300만 달러 탑을 달성했다. 주력 사업분야는 화장품 제조와 제약.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에 OD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화장품 부문의 매출 제품은 크게 기초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 색조 화장품 등 3종류이다. 이 가운데 기초 화장품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다. 제약 부문 생산 품목은 해열진통소염제, 혈압강하제, 당뇨병용제, 소화기계용약 등의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과 피부과용약, 순환기계통의 용약 등을 생산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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