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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유한양행, 회장직 신설 경영진 사유화 논란에 “유일한 박사 정신 계승하려”
유한양행, 회장직 신설 경영진 사유화 논란에 “유일한 박사 정신 계승하려”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4.03.14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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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와 ‘Great&Global’ 사이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이 김우주교수에게 시상을하고 있다.<김민주기
고(故) 유일한 박사는 한국 기업의 선구자로서 1926년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제약회사 유한양행을 창립했다. 1971년 3월 11일 작고할 때까지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공익법인 유한재단을 설립하는 등 모범적인 기업활동과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정신을 몸소 실천한 기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민주기자>

[인사이트코리아=김민주 기자] 21년 연속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 국내 최초 종업원지주제, 전문경영인제 도입 운영, 대학생이 뽑은 국내 10대 좋은 기업, 사회가치 최우수기업. 이는 오늘날 ‘국민기업’으로 알려진 유한양행이 쌓아올린 타이틀이다.

2026년 창립 100주년을 앞둔 유한양행이 ‘글로벌 50대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변화와 쇄신을 추구하는 현 경영진과 이에 대립하는 회사 이해관계자들 간의 줄다리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5일 주주총회를 앞둔 유한양행이 경영진의 회사 사유화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 동작구 소재 유한양행 본사 앞에서는 300인의 익명 직원이 공동모금을 통해 트럭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트럭시위 철회 조건으로 ▲유일링(유일한 박사 손녀딸)씨 유한재단 이사장직 재선임 ▲유한양행 회장·부회장 신설안 철회 ▲채용비리 조사·비리자 축출 ▲차기 전문경영인 선임 후 사퇴 ▲현 의장직, 재단 이사장직 사퇴를 제시했다.

일부 임직원들의 다소 거친(?) 움직임은 주주총회 안건으로 ‘유한양행 회장·부회장 신설안’이 상정되면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시작됐다. 이들은 유한양행 현 경영진이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기업경영으로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한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과 유지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926년 창립한 유한양행 역사에서 회장직을 맡은 인물은 고(故) 유일한 박사와 측근인 연만희 전 고문 두명 뿐이었고, 1996년 물러난 이후 28년간 회장 직책에 오른 인물은 없었다.

직원들은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정희 현 이사회 의장은 지난 2015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6년간 사장을 역임, 퇴임한 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이는 사장 임기 만료 후 대부분의 전임 대표들이 회사를 떠나는 관행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경우로, ‘특정 ‘계파’가 상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말들까지 나왔다. “퇴직시 회사가 필요하면 무급으로 봉사하겠다”고 했던 과거 발언도 문제 삼았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사외이사가 맡아야 한다’는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고려해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에 대해 이정희 이사회 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회장을 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회사가 나아갈 것이고 이를 위해선 더 좋은 인재들이 필요하다. 회장직을 만들어 놓는 것은 나중에 훌륭한 사람을 영입하거나 했을 때를 대비해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한 박사의 직계후손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한양행이 창립 원칙과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던 할아버지 유지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좋은 기업지배구조의 빛나는 예시였던 회사가 직원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유일링 씨는 지난 2022년 1월 임기만료 대상자 4명 중 유일하게 유한재단 이사직을 상실했다.

지난 1월 유한양행의 전 임원 A씨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채용 비리 논란도 불거졌다. 진정서에 따르면 조욱제 대표는 2021년 둘째아들 조 모씨가 유한양행 관계사인 S사에 취업하는 데 관여했다. “유한양행이 투자사이자 회사 생산품을 독점 매입하는 곳이어서 거절할 수 없었다”는 당시 회사 대표의 증언도 이어졌다. 이외 조 대표는 렉라자 독점 판매대리점 대표를 맡고 있는 협력사 대표 윤 모씨의 아들에 대한 특목사업부 채용 지시 의혹도 제기됐다. 관련해 조 대표는 “아들의 취업을 지시한 사실이 없고, 윤씨 채용에 대해서도 지시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진정한 기업가치란 

지난 9월 열린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유한양행 채용 상담부스에서 만난 회사 한 관계자는 “최근 렉라자를 비롯한 사회공헌 등 이슈로 구직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며 “(구직자들이) 유한양행은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타 회사와 다른,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란 인식을 많이 갖고 있으며, 존경받는 기업으로서 좋은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유한양행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갈등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에서 시작돼 오늘날까지 ‘국민기업’ 유한양행에 이어져온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정신과 매출 4조원의 글로벌 제약사 50위권 진입의 목표로 대변되는 기업가치가 상충된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약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하고, 신약 ‘렉라자’ 개발에 대한 현 경영진의 성과와 재임 기간 세운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일링 이사는 한 언론을 통해 “회사에 이윤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진실성(integrity)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진실성이 없는 기업이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모으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냐”고 반문했다.

지난 11일 유일한 박사 제53주기 추모식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유한인 모두는 박사님의 고귀하고 값진 가르침을 바탕으로 2년 남은 유한 100년사를 창조하고 글로벌 50대 제약기업이라는 우리 목표와 Great&Global의 비전을 달성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박사님께서 자랑스러워 하실 수 있는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사회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Great&Global Yuhan’을 향한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위대한 DNA’와 함께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업 활동이 가장 큰 숙제로 남게 됐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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