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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명장 관우’ 속 조조의 CEO 협상전략
‘삼국지-명장 관우’ 속 조조의 CEO 협상전략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1.07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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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의 GNS

‘굴신제천하(屈臣制天下)’

대업을 이루고자 한다면 아무리 보잘것 없는 인재라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스스로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

▲ BNE글로벌협상컨설팅 대표
  이코노미조선 전문위원

몇 해 전, 피라자가 좋아하는 중국 액션 배우인 견자단이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한 ‘명장 관우’란 영화를 보면 다음 장면이 나온다. 
전란 중에 유비의 식솔들과 함께 조조에게 붙잡혀 인질 신세에 놓인 관우. 조조는 관우를 극진히 대접한다. 인재를 알아 보는 탁월한 안목이 있던 조조에게 관우는 어떻게든 수하로 만들고 싶은 영입 대상 1호였던 것이다.
도원결의(桃園結義)한 유비와 장비를 배신하지 않는 관우에게 조조의 끈질긴 회유가 시작된다. 금주령이 엄한 상황에서 조조는 자신이 직접 담근 술과 안주를 내놓으며 격의 없이 주방 식탁에 마주 앉아 관우에게 술 한 잔을 청한다.

#조조: (자리에 앉으며 대수롭지 않은 듯) 유비의 식솔들을 유비에게 돌려 보내기로 했네. 장료에게 50의 정예병으로 호송하라 했네. 

#관우: (정중하게 두 손으로 잔을 받들고) 조 대인의 군자 된 도리에 경의를 표합니다. 

#조조: 천하의 관 장군에게 군자 소리를 들으니 부끄럽구먼.

조조의 소탈하고 격의 없는 그러면서도 포로신세인 자신을 사려 깊게 배려해 주는 대인배 조조의 매력에 왠지 끌리는 걸 어쩔 수 없어 하는 관우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이쯤에서 잠시 여기까지 드러난 조조의 용인술 협상전략 하나를 살펴 보자. 

조조의 CEO 협상전략 
① 욕금고종(欲禽故縱) ‘대어를 낚으려면 작은 것을 풀어주라’

즉, 협상 초기에 상대가 ‘신세 졌다’ 혹은 ‘빚졌다’라는 생각을 갖도록 뜻밖의 선물, 호의, 관용과 아량을 베푸는 것이다. 손자병법에는 이와 유사한 계책이 여럿 있다. 우선, ‘배를 먹으려면 오얏을 버려라’ 하는 이대도강(李代桃?)과 ‘옥을 얻고 싶으면 벽돌을 던지라’ 하는 포전인옥(抛塼引玉)이 그것이다. 표현은 달라도 하나같이 더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을 희생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의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에 보면 설득의 법칙 5개 중에 ‘상호성의 원칙’을 제 1 법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러 논증 사례도 제시하고 있는 데 그 중 한 사례는 단순하지만 ‘상호성’의 본질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영어의 시제를 교육하면서 ‘I give(나는 준다)’의 미래 시제는 무엇인가란 시험문제를 냈다고 한다. 한 학생이 이런 답안을 냈다. ‘I receive(나는 받는다).’ 
또한 프랑스의 저명한 인류학자인 마르셸 모스(Marcel Mauss)는 “인류 사회의 선물을 주고 받는 과정에는 세 가지 종류의 의무가 있는데, 첫째, 선물을 주어야 하는 의무, 둘째, 선물을 받아야 하는 의무, 그리고 받은 선물에 대해 언젠가는 보답해야 할 의무를 말한다”고 했다. 항상 받기만 하고 전혀 갚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자, 두 사람의 얘기를 좀 더 들어 보자.

#조조: 혹시 그거 아시는가? 금주령 위반자는 자네뿐이 아니네.
#관우: 또 누가 있습니까?
#조조: (주위를 둘러 보고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공자님의 손자.
#관우: 공융 선생 말씀입니까?
#조조: 선생은 무슨…. 그에게 달콤한 과일을 사양하게 할 순 있어도, 그에게 술을 사양하게 하는 건 자네가 조조군에 남는 것보다 어려울 걸세. 
#관우: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기뻐하는 관우)

드디어 한때 불구대천의 원수나 다름 없는 조조에 대한 경계심을 허무는 관우. 이쯤에서 또 한번 조조의 새로운 협상전략 하나를 살펴보자. 

 

조조의 CEO 협상전략
② 소리장도(笑裏藏刀) ‘웃음 속에 비수를 감춰라’

즉, 상대를 은근히 추켜세우는 농담으로 친근감을 조성하고 재치 있는 농담으로 상대를 기쁘게 하라는 말이다. 현대 일본 정치의 대부로 일컬어지며 전후 일본의 외상이자 총리로서 이름이 높았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의 일화를 소개한다. 
1974년 가을 영국 국왕 부처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다. 후지산을 찾은 영국 여왕이 흐린 날씨 때문에 산 정상 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했다. 그때 요시다의 넉살 좋고 재치 있는 한 마디에 영국 여왕의 불평은 봄눈 녹듯 녹았다고 한다. 
“후지산은 자신보다 아름다운 미인 앞에서는 부끄러움을 탑니다.” 
필자도 국제협상에서 험악했던 협상 분위기를 한 마디 유머로 화기애애하게 바꿔놓았던 기억이 있다. 한 기업체의 국제 클레임 협상 건으로 런던에서 협상을 진행할 때였다. 양측의 입장 차가 너무 큰 데다 장기간 진행된 협상 탓에 서로 간의 반목과 불신으로 협상 분위기는 살벌하기 그지 없었다. 
그 때 상대 협상대표단에 ‘솔로몬’이란 이름의 수석 법률고문이 있었다. 협상 시작 전, 나는 대뜸 그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협상이 너무 안 풀려 내가 밤새 하나님께 도와 달라고 기도 드렸더니, ‘지혜의 왕’인 솔로몬을 우리에게 보내주셨군요.” 냉랭했던 협상장에 순간, 미소와 온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적절한 유머는 최고의 협상전략이다. 마음을 열어야 지갑도 열린다 하지 않는가! 기억하자. 웃음은 세상을 내편으로 끌어오는 자석이다.

#조조: 나는 그릇이 큰 인물은 못 되지. 관 장군, 소인배가 한 잔 올리지.
#관우: 저도 촌놈에 불과합니다. 어찌 자신을 그리 낮추십니까?
#조조: 관 장군에게 나를 낮춰서 세상이 편하다면, 난 한 평생 ‘소인배’로 살 수도 있네.

승상임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옷차림, 농군들과 함께 들에서 허리 굽혀 일하는 모습, 휘하의 장수들과 신하들을 존중하는 조조의 모습은 관우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특히, 일개 무장에 불과한 자신을 ‘영웅’이라 존대하며 스스로를 ‘소인배’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조조의 겸허함에 관우 역시 끌리기 시작한다. 

조조의 CEO 협상전략
③ 굴신제천하(屈臣制天下) ‘스스로를 낮추고 상대를 우대하라’

임금이라도 현명한 신하의 조언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인다. 즉,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추켜세우라는 말이다. 태산은 한 줌 흙도 사양하지 않는다(泰山不辭土壤)고 했던가. 대업을 이루고자 한다면 아무리 보잘것 없는 인재라도 모두 다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스스로를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를 우대한다는 것은 자신을 낮춤으로써 가능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조조를 ‘난세의 간웅’이라고 한다. 그는 ‘인재를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분명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시 삼국의 흥망성쇠는 인재의 각축전이라 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았다.
조조를 가장 심하게 폄하한 것으로 잘 알려진 명나라의 홍매도 ‘용재수필’에서 조조의 탁월한 인재술을 두고 “조조에게 대적할 자가 없었던 것은 행운이 아니었다”라고 적고 있다.
진수는 조조를 두고 “계획을 세우고 책모를 꾸며 천하에 미치게 했다. 각각 자신의 기량에 따르도록 하고, 자신의 마음을 바로 잡고 계획에 맡겨 옛날의 악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조조가 가장 아끼던 친위병의 맹장 전위와 조카 조안민이 전사했을 뿐 아니라, 아버지 조조의 말이 다친 것으로 보고 자신의 말을 내주고 장렬히 전사한 장자인 조앙마저 잃게 만든 불구대천의 원수 ‘장수’가 투항해 오자 전일의 악연을 기억하지 않고 후대하고 중용했다. 진정으로 사람을 용인하는 아량이 없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조조의 수하에는 문인과 참모, 장군 등 인재들이 말 그대로 운집(雲集)했던 것이다.
한때 원소의 수하였던 진림이 조조를 두고 쓴 격예주문(檄豫州文)으로 알려진 유명한 전투격문이 있다. 이 격문에서 진림은, 조조가 환관의 후손이란 비천한 배경과 그의 파렴치한 갖가지 죄상을 어찌나 날카롭게 꼬집었는지, 조조는 그 충격으로 고질병이던 두통까지 사라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일 진림을 생포했을 때, 그를 죽여 원수를 갚지 않고 도리어 그의 절세의 필치를 칭찬하고 중용했다고 한다.
조조의 문무관들은 군신의 구분도 상하의 구분도 없이 결속력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론적으로, 조조가 내로라 하는 군웅들을 제치고 명실상부 중원의 패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모름지기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겸양의 미덕,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 그리고 발굴한 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아는 인재 운용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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