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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2 18:46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검찰총장의 "의료는 공공재" 발언이 아쉬운 이유
검찰총장의 "의료는 공공재" 발언이 아쉬운 이유
  • 임혁 편집인
  • 승인 2024.03.0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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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이 하루는 의사당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정적인 노동당 당수 애틀리와 마주쳤다. 애틀리 바로 옆에는 빈 소변기가 있었다. 그런데도 처칠은 굳이 다른 소변기의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애틀리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처칠이 답했다. “당신네 노동당 사람들은 뭐든지 큰 것만 보면 국유화하겠다고 덤벼들잖소”

최근 의료 파업과 관련해 나온 이원석 검찰총장의 발언을 접하고 이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는 지난 2월28일 대검찰청에서 가진 월례회의에서 “의료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하므로, 의료법은 이러한 경우(의료현장 이탈)를 상정해 미리 절차를 정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는 공공재...’라는 그의 얘기에 “이 정부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다 공공재라고 여기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이맘때 윤석열 대통령도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라는 발언으로 기자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 바 있어서다.

윤 대통령의 경우도 그랬듯이 이 총장 발언도 그 본연의 취지는 이해가 간다. ‘의료 서비스는 공익적 기능이 있고, 의료법에 그에 관한 규정이 있으니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경고의 의미일 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의료를 공공재라고 규정하는 것은 공공재에 대한 커다란 오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재에 대한 아주 쉬운 설명은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쉽다 못해 너무 투박한 설명이다. 좀 더 정교하게 공공재를 설명하려면 소비의 ‘비(非)경쟁성(non-rivalness)’과 ‘비배제성(non-excludability)’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비경쟁성은 내가 소비해도 다른 사람들의 소비를 방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또 비배제성은 누구나 그 재화를 소비할 때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전형적인 공공재가 가로등이다. 누구든 가로등의 도움을 받는데 따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또 내가 가로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다른 사람의 가로등 이용에 방해가 되지도 않는다. 이밖에 국방이나 치안 서비스, 공원이나 도로 등도 공공재에 해당된다.

이에 비해 의료 서비스는 누가 보더라도 이런 비경쟁성이나 비배제성을 갖고 있지 않다.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내가 의사에게 진료 받는 시간에 다른 사람이 같은 의사에게 진료 받을 수도 없다.

같은 이유로 윤 대통령이 말한 은행 서비스 역시 공공재라 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발언 당시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은행을 ‘공공재’(public goods)라고 부른 것은 경제학의 기본에 어긋나는 실언”이라며 “이 세상 어느 곳의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들춰 봐도 은행을 공공재의 한 예로 드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윤 대통령과 이 총장의 발언은 공공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실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자가 1년 전의 일까지 소환하며 두 사람의 실언을 지적하는 것은 단순히 말꼬투리를 잡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정책을 책임진 사람들의 발언은 단어 선택 하나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정책 당국자의 말은 곧 그의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고 그 인식은 그가 집행하는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양념 삼아 사족을 붙인다. 누군가 한국 사람에게 “당신네들은 뭐든지 공공재로 여기는구려”라고 놀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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