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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죽어도 아프지 말아야겠다
죽어도 아프지 말아야겠다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24.03.04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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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병원을 떠나고 있다. 전국 94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인턴·레지던트) 10명 중 8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지를 이탈했다. 의사들이 자리를 비운 병원에서는 환자와 가족의 절규가 가득하다. 치료·수술을 제 때 받지 못해 사경을 헤매는 환자가 속출하고 어떤 이는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찾고 있다. 문명국가 대한민국 의료 현장의 민낯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실력행사는 멈출 기미가 없다. 이들은 의대 증원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에 따라 느닷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항변한다. 의사들을 악마화해 표를 얻겠다는 속셈에서 증원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는 있겠으나 그렇다고 환자를 내팽개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은 특권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 회장은 최근 SNS를 통해 “공산국가라면 가능하겠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절대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주수호 전 의협회장은 한술 더 떠 “의사들을 얕잡아 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고 겁박했다. 국민 생명을 담보로 정부를 무릎 꿇게 하겠다는 말에서 섬뜩함이 묻어난다.

이들은 ‘정부는 의사를 못 이긴다’는 오만함에 빠져 있다. 실제로 의사들은 그동안 정부와 싸움에서 ‘무패’ 전적을 쌓았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 병원의 약 처방이 불가능해지자 의료계는 전공의부터 동네의원까지 똘똘 뭉쳐 파업에 돌입했다. 다급해진 정부는 수가 인상, 전공의 보수 개선과 함께 의대 정원 10% 감축에 합의했다. 의료대란으로 민심이 들끓자 ‘당근’을 내놓았는데 이 때 정원 축소는 의사 인력 부족을 불러오는 화근이 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중보건이 무너지자 정부는 다시 의대 증원을 추진했다. 공공의대 신설과 함께 10년간 총 4000명의 의사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을 내놨다. 의사단체는 총파업을 선언했고, 전공의들은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버티지 못한 정부는 모든 정책을 포기하고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까지 줬다. 정부의 완벽한 패배였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다르다며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서 단 한 명도 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사직한 전공의는 면허를 정지하고, 집단행동 주동자는 구속수사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이번만큼은 의사들의 콧대를 꺾어놓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부와 의사단체의 정면충돌로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고 있다. 국민만 골병들게 생겼다. 이즈음에서 의사는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정부는 명확한 논리와 근거로 의사들을 설득해 일단 의료대란을 멈춰야 한다. 국민의 생명권은 밥그릇이나 표 계산 대상이 아니다. 헌법에 명시된 소중한 가치다. 환자가 응급실을 못 찾아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일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는가. 아픈 게 죄는 아니지 않나.

윤길주 인사이트코리아 발행인.<인사이트코리아><br>
윤길주 인사이트코리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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