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 기자] TV가 고객을 자동으로 알아보고,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 ‘B tv’가 인공지능(AI)과 결합한 ‘AI B tv’를 공개하면서다. 이는 박진효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주문한 ‘고객 가치 혁신’과도 맞닿아 있는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B tv 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한 ‘AI B tv’를 선보였다. 업계 최초로 TV를 보는 이용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동개인식별 기능을 구현했다. 또 인기 드라마와 예능 주문형비디오(VOD) 속 출연진 옷과 악세사리 정보를 AI로 확인해 바로 구매까지 할 수 있는 AI 쇼핑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날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사업부장은 “이번 B tv 개편은 지난 9월 SK텔레콤이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 중 미디어 사업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지금까지 B tv가 고객의 미디어 시청을 중심으로 콘텐츠 탐색 경험에 집중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이를 벗어나 AI 기반의 초개인화된 미디어 포털 서비스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박진효 사장이 취임 이후 첫 타운홀 미팅에서 강조한 ‘고객 가치 혁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당시 박 사장은 “IPTV는 단순히 TV나 영화 콘텐츠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집에서 고객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야 한다”며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이 실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말했다.

가족 중심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SK브로드밴드가 AI에 집중하는데는 “반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은 “회사는 그간 IPTV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빠르게 커왔지만, VOD 매출·홈쇼핑 광고 등 TV 시청량 하락에 위기를 겪고 있다”며 “‘알아서, 딱 맞춰서, 꼭 필요한 것을’ 선호하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 AI의 도움을 받아 반전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가족 중심 서비스인 B tv를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했다. 우선 AI를 기반으로 B tv와 모바일 B tv를 연계해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프로필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자동개인식별 기능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과 TV 연동에 대해 고객이 동의해야 이용할 수 있다. 김혁 담당은 “SK텔레콤·에이닷·모바일 B tv 등이 가진 데이터의 교집합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라며 “SK ICT 패밀리 고객 중 60% 이상이 정보사용에 동의하고 있으며, 자동개인식별 등 서비스를 홍보하면 ‘써볼 만하다’는 인식이 생겨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동개인식별 기능은 SK텔레콤이 아닌 타 통신사 이용자도 사용 가능하다.

AI 쇼핑에 맞춤형 큐레이션 제공까지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는 AI 쇼핑 서비스도 선보인다. B tv에서 드라마와 예능 VOD 콘텐츠에 노출되는 제품에 대한 정보 설명부터 구매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딥메타 데이터 기반의 AI 영상분석 기술로 VOD 콘텐츠를 분석해 영상 속 인물, 장소, 소품, 배경음악 등을 추출한다.

또 OTT 구독 정보와 콘텐츠 탐색 이력에 기반해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OTT 홈 서비스도 제공한다. 쿠팡플레이, 애플TV+ 등 OTT 콘텐츠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통합 검색부터 가격 비교, 시청까지 가능하다. 내년에는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다.

김 커스터머사업부장은 “넷플릭스는 2분기 중으로 준비 중”이라며 “결합 상품이나 출시 계획은 상호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분쟁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넷플릭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AI B tv 검색에 SK텔레콤 ‘에이닷’과 오픈AI ‘챗GPT’ 등 LLM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검색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AI B tv 개편은 스마트3와 AI2 셋톱박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며, 이후 순차적으로 패치를 통해 전체 셋톱박스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김 커스터머사업부장은 “AI B tv는 AI 기술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콘텐츠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나이, 취향, 관심사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나만을 위한 AI 라이프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AI B tv 신규 서비스 출시를 기점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AI 미디어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