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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3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장안의 화제 ‘AI 그림’, 게임시장에서도 먹힐까?
장안의 화제 ‘AI 그림’, 게임시장에서도 먹힐까?
  • 신광렬 기자
  • 승인 2023.10.18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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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중국 게임사들, 그림에 AI 적극 도입”
비용과 시간 절감, 일러스트레이터의 일탈 논란에서도 자유로워
일러스트레이터들 그림 기반으로 그림 만드는 매커니즘에 대한 도의적 문제 해결이 관건
그림 생성형 AI의 수준이 높아지며 해당 기술을 게임에 도입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기자가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통해 제작한 해당 그림은 제작에 3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신광렬 기자>

[인사이트코리아=신광렬 기자] 그림 생성형 인공지능(이하 그림 AI)의 수준이 점차 높아지며 게임업계에서도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 그림 AI가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리포트를 발표했다. ‘생성형 AI, 게임업계의 마지막 반등 트리거’라는 제목의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이미 중국, 대만과 같은 중화권 게임사들은 스테이블디퓨전, 미드저니와 같은 그림 AI를 게임 제작에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하거나, AI 그림 특유의 어색한 부분을 리터칭을 통해 보완하는 업무만을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그림 AI가 도입되는 이유 중 하나는 비용절감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리포트에 따르면 AI 시스템의 도입 이전에는 캐릭터 아트를 제작하기 위한 외주 비용이 8000위안(한화 약 15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2000위안(한화 약 37만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일러스트 특성상 사람이 그려내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에 높은 금액이 요구되지만, AI로 그림을 그려낼 경우 리터칭 관련 인력만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절감된다. 이는 특히 자본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한다.

그림을 생성하는 데 드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다는 것도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사람이 그리는 그림은 최소 1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의 시간까지도 걸리지만, 그림 AI를 이용할 경우 완성도 높은 그림의 생성 자체는 길어야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리터칭 작업까지 포함하면 3~4일 만에 정교한 그림제작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게임 제작에 드는 시간을 눈에 띄게 단축시킬 수 있다.

미래에셋은 보고서에서 “AI가 생성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리터칭 방식으로 작업했을 때의 효율은 기존 대비 3~4배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리듬 서브컬쳐 게임 ‘디모’로 유명한 대만 게임사 ‘레이아크’는 지난 5월 진행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산업의 효율을 고려하면 그림 AI의 사용은 필수 불가결하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소 게임사 프로젝트 문의 대표작 림버스 컴퍼니는 최근 일러스트레이터 남성혐오 지지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프로젝트 문>

국내 게임시장에도 불어오는 그림 AI 바람...일러스트레이터 논란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 주목받아

이같은 AI 바람은 국내시장에도 불어오고 있다. 실제로 넷마블의 경우 ‘그랜드크로스’의 홍보 이미지에 AI 그림을 사용했다.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위메이드플레이’ 또한 그림 AI로 만든 캐릭터를 자사 게임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 또한 AI를 이용한 이미지를 자신의 SNS에 지속적으로 게시하며 해당 기술에 대한 호의를 보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림 AI가 특히 국내 시장, 특히 서브컬쳐 게임 시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래 전부터 국내 서브컬쳐 게임업계가 일러스트레이터의 반사회적 SNS 활동과 관련된 이슈로 몸살을 앓아 왔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서비스를 종료한 시프트업의 서브컬쳐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는 지난 2016년 해당 게임의 일부 캐릭터들을 담당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남성혐오 사이트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발언을 SNS 상에서 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게임에 참여한 타 일러스트레이터 일부도 이에 동조하면서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결국 시프트업은 해당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참여한 일러스트를 전부 폐기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들끓던 유저들의 민심을 잠재웠다.

2년 후인 2018년에는 중국 게임 ‘소녀전선’의 신규 캐릭터 일러스트를 맡은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가 남성혐오 트윗을 리트윗한 것이 밝혀지며 캐릭터 자체가 백지화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한 여파가 확산되며 유명 인디 게임 ‘마녀의 샘’, 넥슨의 서브컬쳐 게임 ‘클로저스’ 등에 참여한 일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남성혐오 트윗을 리트윗한 일러스트레이터를 옹호하고 불만을 가지는 유저들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잇따라 게시하고, 이에 분노한 유저들의 항의가 게임사에 빗발치는 등 당시 국내 게임업계는 홍역을 치뤘다.

최근에는 국내 중소 게임사 ‘프로젝트 문’의 대표작 ‘림버스 컴퍼니’의 일부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일러스트레이터가 입사 전에 남성혐오 트윗을 리트윗했다는 것이 밝혀지며 이슈가 됐다. 이에 대해 게임사는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와의 계약을 종료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고, 이에 반발한 일부 유저들에게 항의를 받았을 뿐 아니라 유저들 사이에서도 싸움이 벌어지는 등, 국내 게임업계에서 해당 문제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게임사들은 이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소속 일러스트레이터들의 SNS 활동을 자제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이마저도 완벽한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며 “그림 생성형 AI의 경우 SNS, 반사회적 활동과 관련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점이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그림을 입력하면 해당 그림체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해외 사이트 ‘미믹’. <미믹 홈페이지 캡처>

일러스트레이터들 그림 기반으로 그림 만드는 매커니즘에 대한 도의적 문제 해결이 관건

다만 일각에서는 그림 생성 AI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시스템이 가진 도의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에 사람이 그린 일러스트를 참고하고 이용해 그림을 생성해 내는 그림 생성 AI의 시스템 구조에서 기인한다. 이 과정에서 원본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동의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렇게 만든 그림으로 게임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옳은 일인지에 대한 논쟁이 아직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자신들의 그림이 AI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로 인해 유저들 사이에서 AI 그림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다는 것도 국내 게임업계의 그림 AI 도입에 대한 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서브컬쳐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나라인 한국과 일본 유저들 사이에서는 그림 AI에 대해 ‘도둑질에 가까운 행위’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림 AI를 사용해 일러스트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사람을 비하하는 ‘딸깍충’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을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저는 “AI 그림은 사람이 그린 일러스트들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림을 만든 것이다. 사실상 그림 도둑질과 다름이 없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사람이 그린 그림은 점차 줄어들 것이고, 기존에 있던 그림들을 기반으로 그림을 만드는 AI의 품질도 점차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며 비판했다.

국내 일부 서브컬쳐 게임 커뮤니티는 AI를 사용한 그림의 업로드조차 게시판 규정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 그림 생성 AI의 도입에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던 넷마블조차도 자사의 신작 ‘신의 탑’이 AI를 사용해 그린 그림이라는 의심이 불거지며 여론이 험악해지자 서둘러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의 AI 그림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해당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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