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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내 새끼 지상주의’가 내 새끼 망친다
‘내 새끼 지상주의’가 내 새끼 망친다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3.09.04 09: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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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합법성·타당성은 안중에도 없어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지난 3년여 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의 단골 뉴스였던 코로나19가 지난 8월말로 독감 수준인 4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제 국내 언론은 관심의 방향을 바꿔 지난 8월 25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를 연일 크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7월 중순 서울 강남에서 일어난 한 사건도 역 시 두 달이 넘도록 언론의 주요 취재 대상이 되고 있다. 바로 20대 초반의 초등학교 여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린 비극적인 사건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는 물론 사회 전 반에 걸쳐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근본적인 원인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작금의 대한민국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지적한 촌철살인과 같은 글을 봤다. 이 모두가 ‘내 새끼 지상주의’ 탓이라는 내용의 한 칼럼이다. 다름 아닌 신문기자 출신의 저명 소설가인 그가 한 종합 일간신문에 특별 기고한 글이다. 자기 자식이 너무 귀하고 소중해 선생님이건 누구건 가리지 않고 이유와 상황에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일부 부모들의 책임이 크다는 아주 지당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 기고문 중 과거 정권 핵심 인물의 자녀 대학 입시 등에 관련된 불법과 부정행위 등 비뚤어진 자식 사랑이 언급된 것이다. 이를 두고 그 인사의 열성 지지자들이 마치 무슨 떼처럼 득달같이 몰려와 엄청난 항의를 해댄 것이다. 심지어 그 소설가의 책들을 모두 태워 버리자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으면서 말이다. 몇 년 전, 한 정치 평론가가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 성향 분포에 대해 언급한 기억이 난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무릇 선거만 있으면 대체로 극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30%이고 극진보 성향도 30% 가량 된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선 거의 최종 승패를 결정짓는 층은 중간에 포진한 40%의 중도층 혹은 무당층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 좌우의 30% 사람들은 도대체가 상황이나 논리에 상관없이 무조건 자기편 정치인을 옹호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합리성이나 합법성, 타당성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최근 모 원로 언론인은 ‘자기 편 제일주의’라고 칭한 바 있다. 요즘 보면 여나 야나 모두 자기 편 열성 지지자 30%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듯 싶다. 중간에 포진하고 있는 40% 국민들의 여론이나 정서는 애써 외면하고 싶어하는 분위기인 듯 보여 실로 개탄스러운 심정이다.

‘우리 회사 최고주의’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내 새끼 지상주의’와 ‘자기 편 제일주의’가 오늘날 대한민국 문제의 본질이 아닌가 생각 한다. 한편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모름지기 기업의 홍보맨이라면 ‘우리 회사 최고주의’로 스스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기업 홍보맨들은 당연히 자기 회사가 해당 분야 동 종 업체 중에서 최고라는 호칭을 받길 원할 것이다. 예컨대 기업에 관한 긍정적인 기사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것이 그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경제면이나 산업면이라면 몰라도 기업 기사가 신문 1면에 Top으로 보도 되는 경우는 예나 지금이나 매우 드물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는가? 다음은 1990년대 중반, 종합상사 (주)대우의 홍보팀장이던 필자가 모 경제신문의 출입기자와 합동작전을 펼쳐 당당하게 신문 1면에 Top기사를 만들어낸 에피소드다. 때는 1994년 9월. 당시 국내외 경제 상황은 동유럽 국가들의 민주화 성공에 이어 소련(소비에트연방)의 해체, 그리고 중국과의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진 이래 4대 그룹인 대우, 현대, 삼성, 럭키금성 등 대기업들이 앞 다퉈 세계화 전략을 세우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열을 올리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오후, 모 경제신문의 A출 입기자가 ㈜대우 기자실을 방문 했다. A기자는 최근에 출입처가 종합상사로 변경된 중견기자였다. 남북한 민간경제교류를 비롯해 큰 이슈들이 지난 3~4년 동안 종합상사를 둘러싸고 벌어져 당시 종합상사 출입기자는 산업부의 베테랑 기자가 담당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여튼 종합상사 출입기자가 4년 만에 바뀐 것이라 A기자도 전임 기자에 못지않은 성과를 내려고 의욕이 넘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치 않게 1면 Top 기사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대우 홍보팀장을 맡은 이래 산업면이나 경제면 Top기사는 만들어 보았으나 1면 Top 기사는 한번도 없었다. 아무래도 그룹 기사나, 김우중 회장님 기사 말고 계열사인 ㈜대우 기사가 1면에 그것도 Top으로 보도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 아니냐.” 이런 식의 대화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리 한번 1면 톱기사 만듭시다”

그때 A기자의 반론이 있었다. “아니다. 종합상사 기사라도 그 가치에 따라 얼마든지 1면 Top기사로 쓸 수 있다. 다만 신문사 내부 조율 및 추가취재 등에 필요한 3~4일의 말미를 주어야만 한다. 앞으로 좋은 기사거리가 있으면 모든 언론사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쓰기 전에 나와 상의해 달라.” 필자는 내심 ‘아무리 생각해도 1면 Top기사는 불가능하다. 그냥 한번 해 보는 소리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잘 알았다. 출입기자로 계시는 동안 우리 한번 1면 Top기사를 만들어 봅시다”라고 하며 대화를 끝냈다.

그리고 몇 주일이 흘렀다. 어느 날인가 필자는 사보 담당자로부터 다음 달 사보 기획안을 보고 받고 있었다. 그런데 기획안 중 눈에 번쩍 띄는 제목이 보였다. ‘물류, 유통의 세계화, 소형백화점 대우플라자 추진’이라는 기사였다.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회사 물류사업본부의 중장기 계획을 취재했는데, 내용이 재미있어 기획 기사감으로 삼았으면 한다는 답변이었다.

지금까지 취재한 파일을 검토해 보니 1996년 말까지 ㈜대우의 해외영업조직을 활용해 러시아, 중국, 미얀마, 베트남 등 전세계 200여 도시에 소형백화점인 ‘대우플라자’를 개설할 계획이며, 이르면 연내에 1호점을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소형백화점에는 계열사에서 생산한 가전제품을 비롯 국산 가공식품, 일상용품, 의류 등을 판매할 예정이며, 이 계획이 성공하면 2000년까지 무려 1000개의 ‘대우플라자’를 설립한다는 물류사업본부의 미래가 담긴 원대한 계획이었다.

“정말 1면 톱기사 나오나 보다”

필자는 사보담당자에게 당분간 이 기사의 출고를 보류시키는 한편, 곧바로 물류사업담당 임원에게 달려갔다. 물류 임원으로부터 이 계획은 이미 최고경영층에게도 보고 된 사항이며, 그렇지 않아도 12월쯤 대우플라자 1호점 개설 전에 홍보팀에게 정식으로 언론홍보를 요청하려 했 다는 답변을 들었다. ‘어라, 이거 잘 하면 1면 Top기사감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판단을 한 필자는 즉시 A기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서울역 앞 대우빌딩 근처에 있었는지 2~30분 만에 바람과 같이 필자 앞에 나타났다. 사보담당자의 파일과 함께 필자의 설명을 들은 A기자는 “데스크와 상의를 해봐야 되겠지만 잘 하면 1면 Top으로도 될 수 있겠다”며 급히 신문사로 돌아갔다.

그 동안 필자는 홍보팀 전체회의를 소집해 이 기사가 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자료의 절대 보안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나서 1주일가량 지났다. 그 동안 몇 차례 추가 자료 요청과 관련자 인터뷰가 있었기에 필자는 ‘정말 1면 Top기사가 나오나 보다’하는 기대감에 들떠 있을 때였다. 그때 A기자로부터 흥분에 찬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 왔다. “원래 월요일자 신문으로 밀어 붙였으나, 금요일자로 결정됐다. 약속한대로 1면 Top이다.” A기자의 예고 및 약속대로 금요일자 신문에 ‘대우, 96년 말까지 전세계 200여 지역에 소형백화점 개설’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예쁜 칼라색 지도 사진과 함께 1면 Top으로 보도되었다.

이후 아쉽게도 ㈜대우의 두 번째 1면 Top기사는 보도되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 A기자는 그 일로 부터 몇 년이 지난 후 해외특파원으로 파견됐고, 귀국해서는 담당 부서를 산업부에서 정치부로 옮기더니 데스크를 거쳐 정치에 입문해 이젠 유명 정치인이 되었다.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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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 2023-09-08 10:34:02
최선을 다하는 홍보맨 홧팅입니다!

나무 2023-09-04 21:28:10
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