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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2-27 18:20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마라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마라
  • 이원섭 기자
  • 승인 2023.07.03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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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높은’ 마케팅 홍보 비결

[인사이트코리아=이원섭 기자] 글쓴이는 매월 업무 겸 휴식 겸 지방 유명 관광지를 두 세 차례 다니고 있다. 지난번 다녀온 영월 운탄고도(運炭高道)는 일에서도, 쉼에서도 여간 만족스럽지 않았고 그 시절 TV에서 보았던 탄광사고 뉴스도 떠올랐다.

운탄고도는 우리나라 산업사에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바로 그런 시절에 만들어진 길이었다. 광부들이 탄광에서 온몸으로 캔 석탄을 도시의 역까지 실어 날라야 하는데 강원도 험한, 제대로 된 길도 없는 험지에 오로지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든 고난의 길이다. 만항재에서 함백역까지 평균 해발고도 1100미터 산길을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사람이 삽과 곡괭이로 차도로 만들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중국의 내륙과 티베트·네팔·인도를 잇는 고산준령의 산허리를 깎아 만든 험한 교역로 차마고도(茶馬古道)가 연상되는 이름을 붙인 것인데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고원의 길(雲坦高道)’이란 낭만적인 풀이도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기도 하다.

이런 뜻깊은 길을 걷기 전에 외관도 아름답게 지어 놓은 영월관광안내센터를 먼저 찾았다. 이런 저런 정보도 얻고 외지 여행 시 필요한 지도도 얻기 위해서다. 둘러보던 중 아래 사진에 있는 아름다운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소책자를 무료로 배포하기에 걷기에 무거웠지만 기꺼이 네 권이나 가지고 왔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글쓴이가 현업에서 마케팅 홍보(MPR, Marketing PR)를 할 때와는 수준 차이가 나는 활동을 하고 있어서였다.

글쓴이가 현업에서 왕성하게 일할 때 조달 입찰을 통해 지방자치단체(다음부터는 지자체)의 마케팅 홍보 대행을 여러 건 진행한 경험이 있다, 영월과 비슷한 지역에서 하던 일 년간의 활동들이 생각이 나 깊은 관심을 가졌다. 요즘 지자체의 마케팅홍보 담당자들은 아이디어도 뛰어나고 수준도 높다고 듣고 있었는데 직접 보고 느끼니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영월군의 한 달 살이’ 

네 권의 책자 내용은 영월군이 실시하는 영월지역 한 달 살기 공모에 선정돼 한 달을 산 부부, 친구, 연인 등이 자신의 영월살이를 글과 사진, 그림으로 엮은 책으로 각기 다른 색깔과 관점으로 영월의 삶을 가식없는, 진솔한 타지 사람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한편 그들이 하는 일도 국악인, 서예가, 시인, 유튜버, 일반인 등 다양해 책의 느낌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네 권의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는데 드는 생각은 “영월이 이렇게 아름다웠어?”, “이런 곳도 있구나!”, “나도 살아봐야 겠다” 등이었다.

기업이나 조직(공공기관, 지자체, 기관 등)이 이렇듯 색다르고 다양한 마케팅 홍보를 하는 목적은 고객을 상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려 인지도(브랜드)를 높이고 구매 심리를 자극해 활동(action, 구매 등)을 하게 하는 것이다. 더 고차원적인 마케팅 홍보는 본인의 구매 활동을 넘어 타인(다른 가망고객)에게도 적극적인 전파를 하게 하는 것이다.

마케팅 홍보 활동은 크게 두 가지가 모두 실행될 때 효과가 극대화 된다. 우선 내부 지역 주민들에게 평소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자체가 실시하려는 마케팅 홍보 활동 방향에 대해 올바르게 알리고 동참을 구하는 인터널 마케팅 홍보가 있어야 한다. 이런 배경 하에서 다음으로 외부 지역민들에게 하는 익스터널 마케팅 홍보가 이루어지면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인터널 부분에 대한 이해와 활동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의미에서 영월군의 한 달 살이는 잘 준비되고 성공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한 달 살이 온 외지인에게 내부 지역주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잘 해냈고(아마 접촉하는 지역 주민에게 사전 공지가 잘 된 것으로 보인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한 곳에서의 체험이 아니라 지역을 옮겨가며 체험을 하게 하는 등 여러 면에서 훌륭한 마케팅 홍보 프로그램임이 틀림없었다. 체험자들도 그러니 만족도가 높았고 그런 만족감을 사진, 서화, 그림, 글로 이리 풀어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준 것이다.

글쓴이가 경험한 지자체 담당자나 의사결정권자들은 자연스러운 활동보다는 보여주기식 양적 활동에 치우치고 영월처럼 정성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정량적 효과 측정이 안된다고 단호하게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모 지자체는 팔로어 수와 구독자 수가 몇 십만명이 넘는 유명 인플루언서들만을 대상으로 아직도 고전적인 충성도가 떨어지는 팔로워 수의 양적 마케팅 홍보활동을 하고 있었다.

반면에 정성적인 활동들은 양적 측정은 안되지만 조용하고 감동스러운 정성적 효과들로 글쓴이같은 인플루언서가 체험서를 읽고 이렇게 콘텐츠로 재 전파를 하고 있으니 그 효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충성도가 낮은 백 명의 팔로워보다도 진정한 충성 전파자 한 명의 영향이 더 크다는 사실을 가벼이 보아서는 안된다.

지자체의 마케팅 홍보는 정말 어렵다. 전문적인 인력 부재, 넉넉하지 못한 예산으로 차별화 된 마케팅을 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러니 어느 지자체가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실시해 효과를 보았다고 하면 너도 나도 같은 프로그램을 따라 한다. 또 어떤 지자체가 흔들다리를 만들어 방문객 유치에 성공했다고 하면 너도나도 흔들다리를 만든다. 마케팅 홍보의 기본인 차별화는 전혀 없고 특색없는 활동들로 타 지역민들에게 매력적인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저마다 특색있는 스토리 만들어야

이제 ‘한 달 살기’는 지차체들의 일반적인 마케팅 홍보 트렌드가 되었다. 과거에는 줄어드는 인구에 대비한 활동이 주류였으나 이제는 한 곳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충분히 즐기고 그 지역의 특성을 스스로 느끼게 해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생활 체험이 유행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지방 소멸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관광 수입도 올리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전략적 활동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프로그램과 채널을 선택하는 것은 대동소이할지 모르지만 콘텐츠는 특색있게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자체 주도로 실시하기 때문에 지역 특색을 함축해 제공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역 명소, 특산품은 어느 지역에나 다 있고 실제로 지금 똑같이 하고 있다. 여기에 자기 지역만의 차별적 요소를 꼭 만들어 내야 한다. 함평지역의 나비, 보령의 머드, 화천의 산천어 등 차별적 콘텐츠 개발로 성공한 사례들처럼 한 달 살기라는 두루뭉실한 콘텐츠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하다.

영월의 이 책들은 일종의 스토리텔링 마케팅 홍보라 할 수 있다. 영월의 이야기를 지자체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고객(외지인, 체험자)이 스스로 다양하게 만들어 낸 스토리라서 더욱 다가온다. 우리가 상품을 평가하고 구매할 때 타인의 사전 경험담, 평가 글을 선택의 근거로 삼는 것처럼 이들의 체험 스토리가 다른 고객들에게 더욱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
아래는 지자체들이 자기 지역만의 차별화로 내세우는 주제와 키워드들이다. 느낌이 다가 오는가? 

[영월] 청년이 정착하기 좋은 영월 청정지대 #평생학습 #영월10경 #생명농업 #드론시티 
[서천] 서해가 품은 도시 풍요가 꽃피는 서천 #해양바이오 #역사문화관광 #한산모시 #서천갯벌
[익산] 위대하고 경이로운 도시, 어메이징 익산! #국가식품 클러스터 #홀로그램도시 #보석문화도시 #청년시청 1호 
[목포] 희망찬 도약! 청년이 찾는 큰 목포 #근대역사문화의 도시 #맛의 도시 #4대 관광도시 
[강진] 더불어 행복한 강진, 군민이 주인입니다! #남도답사1번지 #고려청자 #화훼단지 #차 
[해남] 행복한 출발지 한반도의 시작이자 땅끝, 해남 #여행의 시작 #청년이 행복한 해남 #땅끝마을 #김 #전복
[영주] 선비의 품격, 도약하는 영주 #선비의 도시 #풍기인삼 #풍기인견 #영주사과
[의성] 청년들의 메카로 변화하고 있는 의성 #청년정책지원 #의성마늘 #이웃사촌시범마을 #의성세계연축제 
[밀양] 해맑은 상상, 밀양 #밀양아리랑 #얼음골 #진장브나로드 #밀양국제요가대회

이런 컨셉의 전달로는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가 없다. 이 주제와 키워드를 가지고 지역만의 특색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 “우리 고장에 좋은 곳이 있으니 방문해 보세요!” “우리 지역 특산품 맛납니다. 사세요!”가 아니라 좋은 곳의 이야기를 만들어 감성을 느끼게 해 스스로 찾아오고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도록 꾸준히 지속적으로 마케팅 홍보를 하는 것이 고차원 활동이다.

스토리텔링은 지자체가 아니라 고객이 주인공이 되는 눈높이에서 위의 키워드처럼 지역 특화 요소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렇게 체험자가 책을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야기(story)+나누다(telling)”는 어차피 순환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고객들 각각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이기적인 시각으로 수용을 하고 다른 고객들에게 전파된다는 의미에서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같은 지역을 말하고 있지만 여러 스토리들로 퍼져나가게 되어 있다.

스토리 마케팅 홍보가 효과적인 것은 이런 고객의 다양성 때문이다. 요즘 같은 SNS 시대의 키워드인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에도 잘 맞는 좋은 방법이 스토리 마케팅이다. 같은 지역을 체험했지만 여러 이야기와 다양한 채널로 전파가 바로 소프트적인 멀티 유즈로 감성을 더 자극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알지 못했던 호기심을 자극해 더욱 감성적인 스토리를 재생해 낸다.

지역의 뻔한 명소와 같은 특산품, 서비스가 스토리로 입혀지면 뻔할 수 있는 팩트들을 감성의 의사소통 채널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만화 같은 신화에 감동하고 기억하고 전달하는 이유가 다 스토리 때문이다. 더욱이 지역 스토리가 만화와 같은 허구가 아니라 실제의 스토리이고 또 과장이 아닌 솔직함이라면 더욱 감성을 자극한다.

중요한 사실은 처음부터 마케팅 홍보를 하겠다고 스토리를 만들면 실패한다는 것이다. 나 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깊고 높은 수준의 고객들 때문이다. 큰 이야기가 아닌 작은 이야기가 더 감동을 주고 아름다운 포장보다는 흙냄새 나는 지역의 땀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은 타깃층을 명확히 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두에 언급한 사례처럼 부부, 연인, 친구, 솔로 등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타깃층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자.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멀티유즈를 병행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마케팅홍보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유튜브, SNS, 블로그, 홈페이지 등과 책자, 리플렛, 공모 등이다.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단기간의 승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계획을 갖고 해야 성공한다. 하루 아침에 타깃층의 관심을 사로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뉴올리언스대학교에서 20년간 경영학 교수로 재직했고 은퇴 후 컨설턴트, 전문 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세일즈를 지배하는 착한 고객’, ‘절대 실패하지 않는 비즈니스의 비밀’의 저자 마이클 뤼뵈프의 스토리텔링에 관한 귀한 팁으로 마친다.

“내게 옷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세련된 인상, 멋진 스타일 그리고 매력적인 외모를 팔아주세요.

내게 장남감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그 대신에 내 아이들에게 즐거운 순간을 팔아주세요.

내게 책을 팔려고요?
아니에요, 대신 즐거운 시간과 유익한 지식을 팔아주세요.

내게 컴퓨터를 팔 생각은 하지 말아요.
기적같은 기술이 주는 즐거움과 이익을 팔아주세요.

내게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말아요.
꿈과 느낌과 자부심과 일상의 행복을 팔아주세요.

제발 내게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 Michael Leboeuf>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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