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 기자] 카카오가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실적이 부진해지자 카카오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력 선순환’ 명목아래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시작으로 카카오그룹 전 계열사가 도미노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적자 확대와 투자 유치 실패로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부문을 제한 나머지 사업은 정리하고 조직개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책임을 지고 백상엽 대표가 사퇴하고, 이경진 대표가 새롭게 선임됐다. 기존 임원 전원을 보직해임한 후 일부만을 재신임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이직과 전직을 지원하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희망자는 직군 상관없이 경력 10년 이상 정규직이면 신청할 수 있다.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15개월치 기본급과 이직·전직 지원금을 받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아니다”며 “연초에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경영난에 의한 구조조정이 아닌 경영 효율화와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고연차 직원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인력 줄이기…문어발식 확장 부메랑?

이러한 카카오의 행보에 무리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급속성장 과정에서 자회사를 문어발식으로 늘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앞으로 문어발 확장이나 필요치 않은 부분의 투자 등을 전면 재검토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기간 급성장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적자 규모가 500억원가량 늘며 14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455억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자회사들의 적자가 지속된 탓에 카카오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결국 카카오는 실적 개선을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한다는 계획을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공표했다.

당시 배재현 카카오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는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