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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봉진]우아한형제들, 온라인 파워로 '철가방 시대' 끝내다
[김봉진]우아한형제들, 온라인 파워로 '철가방 시대' 끝내다
  • 이숙영 기자
  • 승인 2023.02.10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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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옮긴 배달앱 ‘배달의민족‘으로 국내 배달 시장 정복
디자이너 출신 김봉진 의장…톡톡 튀는 B급 감성 마케팅 차별화
자수성가형 리더의 표본, 사회환원도 통 크고 특별하게

유통은 인간의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먹고 일하고 놀고 자는, 모든 것이 유통과 연관돼 있다. 유통의 역사는 상고시대까지 올라갈 정도로 길다. 등짐, 우마차 시대부터 지금의 온라인 시대에 이르기까지 유통은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그 중심에 유통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킨 인물들이 있다.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명가들에 의해 인류는 안락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이들에 의해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어떤 직업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최근의 가장 큰 변화는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산업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넘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새벽 배송으로 물건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다. 혁신적 생각으로 우리들의 일상을 단번에 바꿔버린 대한민국 유통 혁명가들을 만나본다.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우아한형제들>

[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한국 배달 시스템은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언제 어디서든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봄이면 한강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치킨을 배달시켜 즐기는 것도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국내 배달시장이 지금처럼 발전하는 데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힘이 컸다. 음식점 전단지, 전화번호책을 통해 음식점 번호를 찾아 주문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되며 국내 배달시장은 단기간에 혁명적으로 변화했다. 

배달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간 전환점에 ‘배달의민족(배민)’이 있다. 배민 등장을 기점으로 배달시장은 오프라인 시대와 온라인 시대로 나뉜다. 수도권에서 출발한 배민이 전국으로 퍼지며 대한민국은 온라인 배달 시대가 열렸다. 

”전단지를 앱으로 옮겼다“...김봉진 의장의 ’배달 혁명‘  

배민을 운영하는 기업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은 온라인 배달시장을 산업으로 발전시킨 주역이다. 그는 음식점 전단지를 모바일로 옮긴다는 발상으로 ’배달 혁명‘을 일으켜 배달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김 의장이 배민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2009년경이다. 당시 국내에는 아이폰이 도입되며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있었는데, 이를 본 김 의장은 향후 스마트폰 앱시장이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직감했다. 

김 의장은 스마트폰 앱 개발을 결심하고, 전화번호부앱에 주목했다. 두꺼운 전화번호부 내용을 앱으로 옮기면 유용할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때 김 의장의 눈에 음식점 전단지가 들어왔다. 그는 집집마다 대문에 덕지덕지 붙은 음식점 전단지를 모바일로 옮기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배달음식을 시킬 수 있는 음식점 정보를 한곳에 모은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그는 개발자였던 셋째 형을 포함해 전 직장 동료, 친구 등과 함께 본격적인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 이때 모임이 결성되며 나온 이름이 바로 ’우아한형제들‘이다. 김 의장의 친형을 포함한 5~6명의 우아한형제들은 주말마다 답십리 카페베네에 모여 카페를 작업실 삼아 배달앱 개발 프로젝트에 몰두했다.

앱 개발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배달앱에 들어갈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서울에 위치한 음식점 만해도 8만개가 넘는데, 이 음식점들의 가격과 메뉴를 하나의 앱으로 모으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음식점 정보를 모으기 위해 발로 직접 뛰었다. 그가 사업 초기 아파트 경비들과 친하게 지내며 음식점 전단지를 부탁하고, 재활용 분리수거장이나 쓰레기통을 뒤져 전단지를 모은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 

김 의장은 ‘세상을 바꾸는 시간’ 강연에 출연해 당시를 회상하며 ”사람들은 흔히들 전단지는 하찮고 작은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전단지들을 열심히 모아 위대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전단지를 어떻게 하면 잘 주울까에 대해 연구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전단지를 잘 줍는 사람이 되었더니 사업이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승승장구 배민…B급 감성 마케팅 통했다

2010년 6월 25일 첫선을 보인 배달의민족은 출시 직후부터 주요 앱 마켓에서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배민 출시 2달여 전 세계 최초 배달앱인 배달통이 시장에 나온 상태였지만, 배민은 전단지로 쌓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배달통을 제치고 시장 최강자로 떠올랐다.

당시 벤처 투자자들은 배민을 두고 "인터넷에 나도는 식당 정보는 네이버가 얼마든지 모을 수 있지만 네이버 직원이 구석구석 다니며 골목 식당 정보를 긁어 모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배민의 '밑바닥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은 승승장구했다. 특히 배민 만의 ‘B급 감성’이 시장을 강타하며 대중에 큰 인기를 끌었다. B급 문화는 주류 문화로 자리 잡은 A급 문화와 달리 다소 촌스럽고 투박한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문화 현상이다. 

배민은 B급 문화를 잘 활용해 B급 감성을 창조해냈다. 배민이 TV 광고에 활용했던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광고문구가 밈(Meme·유행하는 문화나 콘텐츠)으로 유행하며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이러한 배민의 강점은 B급 창작시 공모전인 ‘배민신춘문예’에서 특히 빛났다. 배민은 2015년부터 매년 봄마다 음식과 관련된 25자 내외의 시를 제출하는 배민신춘문예를 진행해 당선작을 공개하고 있다. 당선작들은 특유의 B급 유머 코드로 SNS에서 매년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배민은 이를 활용해 광고로 활용한다. 

2022년 배민신춘문예 최우수상 당선작들.<우아한형제들>

예컨대 ‘치킨은 살 안쪄요-살은 내가 쪄요-’ ’다 져도 괜찮아-마늘-’ ‘맞았는데 틀렸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동그랑땡-’ 등 배민의 감성이 담긴 당선작들은 어떤 카피라이트보다 직관적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민의 B급 감성 마케팅은 치열한 배달 시장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배민은 신춘문예 외에도 고유의 글씨체, 굿즈 등을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배달앱이 단순히 배달만 해야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행보를 보인 덕에 배민은 단순한 배달앱이 아닌 마케팅 강자로도 업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자수성가형 리더, 송파구에 창의 DNA 심다  

배민이 남들과 다른 B급 감성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의장의 크리에이티브함이 있다.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미감이 뛰어나고, 직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수평적 기업문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더로서 김 의장의 철학은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 의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이 가이드에는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휴가나 퇴근시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등 기존 기업문화를 뒤엎는 내용으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가 전형적인 부자로 태어나 정해진 규율에 맞춰 길러진 리더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봉진 의장이 제시한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우아한형제들>

김 의장은 이른바 ’흙수저‘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에 딸린 작은 섬 ‘구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아래 태어났다. 김 의장은 어린 시절 넉넉하지 못했다. 학창 시절 그는 빈센트 반 고흐 같은 화가를 꿈꾸며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희망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했다.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거리가 먼 공고 수업에 방황하던 그는 결국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미술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서울예술대 실내디자인과에 합격해 디자이너 길에 들어서게 됐다. 그는 2002년 디자인그룹 이모션에 입사한 후 네오위즈, NHN 등에서 웹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김 의장의 마스코트인 민머리와 턱수염, 뿔테안경은 그가 디자이너이던 시절 탄생했다. 그는 28살 젊은 나이에 디자인 팀장에 올라 대기업 임원들 앞에서 PT를 진행해야 했는데, 대기업 임원들이 김 의장의 젊은 나이 때문에 실력을 얕잡아보자, 디자인을 잘 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외관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디자인이라는 일 자체를 사랑했던 김 의장은 배민 창업 전 디자인과 관련된 창업에 도전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김 의장은 그 당시에 대해 ”하고 싶었던 디자인을 하다가 2억원 정도 되는 큰 빚만 지게 되는 비극을 겪게 됐다“며 ”하지만 그런 희극과 비극을 다 겪고 나면 정말로 최고가 될 수 있는 준비가 시작된다“고 술회했다. 

김 의장의 배민 창업 성공은 한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닌 이 같은 도전들이 모인 결과물이다.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 디자이너로서 체득한 감성은 배민의 B급 감성의 뼈대를 만드는 토대가 됐다. 또 실패한 창업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배민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다. 

김봉진 의장이 지난해 4월 우아한형제들 컨퍼런스에서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우아한형제들>

배달 혁명가, 사회 환원도 남들과 다르게

국내에서 독보적인 앱으로 성장한 배민은 서비스 론칭 10여년만인 2019년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다. 김 의장이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배민은 약 4조75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배민이 DH에 인수된 후 김 의장은 경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우아한형제들 의장으로서 싱가포르에 머물며 신사업 개발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에는 김 의장이 글로벌 부자들의 기부클럽인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가입해 전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함께 설립한 글로벌 자선단체로, 24개국 218명이 이 단체를 통해 기부를 선언했다. 부자의 기부 문화가 약한 국내에서는 더 기빙 플레지 기부자가 없었으나, 김 의장이 사회 환원을 결정하며 한국인 최초 기부자이자 219째 기부자로 등극했다. 

김 의장이 보유한 DH 지분 가치를 고려할 때 총 자산은 1조원대로 그 절반인 5000억원을 사회에 기부키로 한 셈이다. 그 첫 걸음으로 김 의장은 외식업 사장님들 의료비 및 생계비와 이들 자녀 국내외 대학 장학금 지원,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고사양 노트북 1만대 지원에 나섰다. 

김 의장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는 어려웠던 성장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사회 공헌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김 의장의 DNA를 고스란히 담은 우아한형제들도 전통시장과 상생협력부터 배달 기사들의 워라밸 증진 노력까지 사회 공헌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의장이 남길 사회 공헌 발자취는 향후 다른 리더들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배달 혁명으로 배달 온라인 시대의 문을 연 김 의장이 사회 공헌에서도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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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의장 프로필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졸업

서울예술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졸업

2002년 이모션 디자이너

2003년 네오위즈 디자이너

2008년 NHN 디자이너

2011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2014년 서울시 인사혁신 자문위원

2015년 한국벤처기업협회 이사

2016년 디자인하우스 사외이사

2018년 기획재정부 혁신성장 옴부즈맨

2020년~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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