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기업문화 달라 화학적 통합 과제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둔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의 연임 여부에 보험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 사장은 보험사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헬스케어를 비롯해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하는 등 굵직한 경영성과들을 내고 있어 현재로서는 연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성 사장의 가장 큰 과제였던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결합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통합사들이 조직문화 차이로 화학적 결합에서 진통을 겪는 만큼 양사 직원간 대통합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브랜드 존재감 드러내며 미래 먹거리 선제적 발굴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성대규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종료된다. 관료 출신 성 사장은 2019년 3월부터 신한생명을 이끌다가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 출범과 동시에 초대 대표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성 사장이 신한라이프 초대 수장으로서 대중들에게 통합 브랜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 헬스케어·마이데이터 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성 사장은 신한라이프 출범(2021년 7월) 직후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인 로지(ROZY)를 통합 광고 단독 모델로 선정해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가상 모델을 기용한 기업은 신한라이프가 유일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브랜드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하는 계기가 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자회사 ‘신한큐브온(CubeOn)’을 설립했다. 헬스케어는 보험사 새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들어 사망률 감소, 결혼·출산율 하락으로 생명보험 가입 수요가 줄어든 대신 건강관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9일 신한라이프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신한라이프는 금융과 헬스케어를 융합한 고객 생애주기 맞춤형 서비스와 같이 고객에게 새롭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직원 대통합 과제
문제는 성 사장의 가장 큰 과제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직원간 통합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5월 전산시스템을 최종 통합하며 물리적 결합을 완료했다. 인사(HR)제도 도입 과정에서는 양 노동조합간 의견 차이로 고비가 있었지만, 성 사장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통합된 인사제도 도입을 완료했다.
하지만 회사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생명보험지부 고위 관계자는 “겉으로만 통합이 완료된 것이지 실제로 직원들의 통합이 완료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대부분 인수합병되는 회사들의 조직문화가 바로 합쳐질 수 없는 것처럼 저희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통상 두 회사가 합병하면 추구하던 기업문화가 달라 화학적 결합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각각 국내 은행지주계 보험사, 외국계 보험사로 직급체계부터 조직문화가 상이했다. 단편적인 예로 신한생명은 순환보직으로 근무했던 반면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한 부서에만 머물던 상황이라 업무 스타일이나 방식이 많이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리적 결합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화학적 결합은 오래 걸린다”며 “각 회사의 인재상이 다르듯 기업문화는 정서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1~2년 안에 무 자르듯이 (완전한 통합을) 이루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한라이프 내부에서는 성 사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흘러나온다. 신한생명 노조 관계자는 “내부에서 (성 사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좋지 않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직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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