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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8-12 19:3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보안 구멍…‘금융의 자격’을 묻는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보안 구멍…‘금융의 자격’을 묻는다
  • 남빛하늘 기자
  • 승인 2022.01.11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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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먹튀에 보안 부실…잇단 악재에 주가 ‘와르르’
금융기업·금융인으로서 책임감·신뢰성에 의문
류영준(왼쪽에서 여섯 번째)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류영준(왼쪽에서 여섯 번째)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카카오페이가 잇단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경영진의 ‘자사주 먹튀’로 투자자들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고객센터의 미숙한 업무 처리로 고객의 자산이 털리는 사태까지 발생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경영진의 공식 사과와 자진 사퇴 의사 표명에도 카카오페이 주가는 15만원선마저 붕괴됐다. 여기에 카카오, 카카오뱅크 등 그룹주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사태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먹튀’ 논란에 보안까지 뚫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카카오페이 보안 뚫림으로 전 재산 날려 경찰서 갔다 온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사회초년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4일 퇴근길에 휴대폰을 분실한 후 5일 밤 12시 17분에서 12시 51분 사이 7번의 카카오페이 충전(580만원)과 24건의 이체(약 577만원)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카카오페이 측의 미흡한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카카오페이 금융고객센터로 전화했더니 수사기관에 신고부터 하라고 했다”며 이 과정에서 총 14번의 통화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행정 처리를 위한 말이 반복되는 사이 피해에 대한 안내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은 정상 작동했으나 최근 새로 바뀐 금융안심센터 직원의 실수로 차단 해제돼 거래가 진행됐다”며 “담당인력의 추가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본인 확인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휴대폰 분실 및 습득자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는 현재 카카오페이 금융소비자팀에서 전자금융통신사기 선보상 대상으로 확인돼 보상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최근 류영준 대표 등 경영진의 ‘자사주 먹튀’ 논란에 이어 이번 보안 사고까지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류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지난해 12월 10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취득한 주식 44만993주를 팔아치웠다. 이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거머쥔 현금은 총 899억4600만원에 이른다.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상장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은 시장에서 ‘악재’로 인식돼서다. 지분 매각 시점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기 전날이라 “고점이라고 생각해 팔아치운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쉽지 않았다. 통상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공매도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수 편입일이 ‘단기 고점’인 경우가 많다.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경영진 주식 매각 이슈 전날인 지난달 9일 20만8500원이던 주가는 다음날 6% 급락한 19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주당 20만원선이 깨졌다. 이후 같은 달 14일 17만8500원까지 하락했다가 18만원선을 잠시 회복했지만 27일 16만8500원까지 내려앉았다.

경영진 사과에도 주가 ‘와르르’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경영진은 부랴부랴 사과에 나섰다. 류영준 대표는 지난 4일 “저를 비롯한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송구하다”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사과했다. 또 향후 2년 임기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매도할 경우에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의 공식 사과에도 주가는 회복되지 않았다. 지난 5일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6.51% 하락한 15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6만원선마저 붕괴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날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류영준 대표의 카카오 신임 대표 사퇴 촉구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류영준 대표는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에서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2021년 11월 25일 당사의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후보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며 “이에 따라 당사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진 사퇴를 발표한 날에도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10일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3.26% 떨어진 14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5만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11일은 전 거래일보다 0.67% 오른 14만9500원을 기록했으나 15만원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문제는 카카오페이의 잇단 악재가 카카오, 카카오뱅크 등 그룹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일 11만4500원이던 카카오 주가는 5일 10만5500원, 6일 10만원까지 하락했고 10일 9만66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0만원선이 붕괴됐다. 11일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66% 빠진 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5만9100원이던 카카오뱅크 주가도 4일 5만7300원, 5일 5만5600원, 6일 5만6000원, 7일 5만5000원, 10일 5만1100원을 기록하며 연일 하락세를 보이다가 11일 4만935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만원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연초와 비교해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주가는 각각 16.5%, 17.03% 하락했다.

“경영진 자사주 매각, 한국 정서와 맞지 않아”

일각에서는 이번 카카오페이 경영진 주식 매각 이슈에 대해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금융권은 보수적이라고 평가될 만큼 금융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강조한다. 경영진이 자사주를 팔아 버렸다는 것은 회사를 믿고 성장가치를 높게 쳐준 주주들을 배신한 행위이며, 특히 금융권에 책임감을 기대하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은 업계에서 악재로 인식되는 반면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곤 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회사가 코스피200에 편입되기 전 자사주를 팔았다는 것이 잘못된 점”이라고 지적하며 “회사의 경영진이나 임원진은 회사와 같이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는데, 그 시점이 고점이라고 생각했으니 팔았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ESG 경영 등 기업인들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에서 경영진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직원들과 회사를 사랑해주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을 배신하고 주식을 판 것은 한국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며 “류영준 대표는 자기가 팔았던 주식을 다시 매입하는 등 책임경영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향후 카카오그룹 주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자회사의 기업 가치 하락과 글로벌 피어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11.1% 하향 조정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해 불거진 정부 규제 이슈 장기화와 단기 실적 부진,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피어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크게 하락했다”며 “규제 이슈가 해소되기까지 이익 성장보다는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는 단기 약세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 사태 일지.<그래픽=남빛하늘>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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