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7-17 15:20 (수)
신용카드사들, 현대차에 뺨 맞고 쌍용차에 화풀이?
신용카드사들, 현대차에 뺨 맞고 쌍용차에 화풀이?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3.21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업계 “1위 현대차보다 수수료 더 내야 하나” 반발...여신금융협회 "적정 수수료 반영 못한 불합리성 개편해야"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조합원들이 재벌가맹점 카드수수료 갑질 금지 및 처벌규정 강화를 위한 카드노동자 철야농성 및 총력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뉴시스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조합원들이 재벌가맹점 카드수수료 갑질 금지 및 처벌규정 강화를 위한 카드노동자 철야농성 및 총력결의대회를 열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카드업계와 대형가맹사인 자동차업계 간 카드수수료 인상률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갑'인 현대자동차가 카드사들이 제시한 인상률이 높다며 가맹점 계약 해지 통보라는 초강수를 두자 '을'인 카드사들이 꼬리를 내렸다. 카드사들과 현대차는 인상률 협상을 벌여 0.05%포인트 인상에 합의하고 최종 수수료율을 1.80% 후반대로 확정했다. 카드사들의 백기투항이다.

지난 20일 쌍용자동차는 3월 1일부터 인상돼 적용되고 있는 수수료율이 현대차에 적용된 수수료율보다 훨씬 높다며 카드사들에 협상 요청과 함께 25일까지 응하지 않을 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해지 통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21일 쌍용차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카드사에 수수료율 협상 요청 공문을 보낸 것이지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아니다”며 “현대차와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조정 협의를 원만히 합의한 만큼 쌍용차도 역시 현대차 수준으로 협상을 요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드사들은 일방적인 요구사항만 거듭할 뿐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적용되고 있는 수수료율은 현대차 보다 훨씬 높다”며 “매출 규모 면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현대차보다 쌍용차가 수수료율이 높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쌍용차에는 0.1%~1.4%포인트 상승한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현대차와 기준보다 낮은 0.05%포인트 인상된 수수료율에 합의한 것은 대형가맹점과 카드사의 ‘갑을 관계’가 작용한 것 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현대차에 뺨 맞고 쌍용차에 화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5대 완성차 업체 중 압도적 1위 현대기아차가 규모가 작은 한국GM·쌍용차·르노삼성 보다 적은 수수료를 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카드사 “정부 정책과 법령에 따라 산출한 인상률” 주장

이번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상은 지난해 11월 26일 정부가 발표한 ‘가맹점수수료율체계 개편안’에 따른 것이다. 이 개편안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중소가맹점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 하나로 가맹점수수료체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대형가맹점에 대한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 조치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카드업계의 수익 보전 방안이 아니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대형가맹점의 협상력 우위(갑을관계)로 적정 수수료를 반영하지 못한 그간의 불합리성을 개편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맹점수수료체계 개편과 관련해 지급결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 어느 일방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대형가맹점도 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적격비용체계'로 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는 높게, 어디는 낮게 수수료율을 정할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적격비용을 산정할 때 고려되는 항목은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 ▲매입정산비 ▲마케팅비 ▲일반관리비 등이 있다.

지난해 5월 카드업계가 적격비용 재산정 TF가 구성됐을 때 업계에서는 “구조적인 문제로 적격비용 산출이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가맹점이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수료율을 조정했고 결과적으로 적격비용에 의해 산출된 수수료율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신용카드수수료율 개편을 통해 카드사들은 합리적인 수수료율을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첫 단추부터 어긋날 기미가 보인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0.05%포인트 인상률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체와 카드사들의 갈등 조짐이 일자 19일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이 종료되는 대로 실태 점검에 착수, 위법 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카드사들과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수수료율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