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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홍보도 거짓말은 안 된다
홍보도 거짓말은 안 된다
  • 문기환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15.06.02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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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환의 CEO&소통] 진실게임

요즘 시중에 난데 없는 진실게임이 한창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해 고인이 된 기업인은 “줬다”고 하고 메모지에 적힌 정치인들은 “결코 안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어느 최고위 공직자는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그를 알기는 하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불과 며칠 후 “두 사람이 1년에 자그마치 200회가 넘는 전화통화를 했다”는 검찰의 분석 결과가 어느 TV방송사를 통해 보도됐다. 이를 두고 평소 촌철살인식 멘트로 유명한 어느 정치인은 “이 정도면 부부관계로 볼 수 있다”고 일침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가히 코미디 수준의 공방이다.

정치인 만큼은 아니더라도 홍보맨들도 언론홍보 활동을 하다 보면, 간혹 곤란한 상황을 일시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싶은 유혹에 놓이게 된다. 혹자는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정통 홍보맨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금기 사항이다. 왜냐하면, 언론사를 대표해 출입을 하는 기자에게 진실과 거리가 먼 얘기를 전달할 경우, 이는 비단 그 기자 한 사람이 아니라 해당 언론사 전체, 나아가서는 독자나 시청자인 소비자 및 국민 전체를 기만하는 행위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와의 신뢰는 ‘생명’…차곡차곡 쌓아가야

사실, 기자들이 취재를 할 때 출입하는 조직의 홍보맨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자료 확보와 확인에 늘 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의 현실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홍보맨에게 요청하는 자료가 모두 진실일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수많은 출입기자들은 오늘도 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이를 소속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의 하나 잘못된 자료나 거짓말을 100% 믿고 보도할 경우, 그 중요도에 따라 자칫 향후 기자의 경력과 명성에 치명적인 결과를 미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기자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홍보맨이 거짓말쟁이라는 오점을 갖게 되면 언론과 홍보라는 작은 커뮤니티 속에서 홍보전문가의 명성을 구축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 일의 소문을 들은 뭇 기자들이 그 홍보맨이 향후 다른 사안을 놓고 아무리 열심히 설명하고 강조해도 반신반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꼬리표는 그가 홍보활동을 하는 한 줄곧 그를 괴롭히게 될 것이다. 
간혹, 조직 내부에서 홍보맨에게 진실을 말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절대 대외 언론홍보를 맡아서는 안 된다. 거짓말을 하는 해당 부서는 일시적으로 홍보팀을 기만하여 자신의 불리한 점을 당분간 숨기려 하지만, 이는 향후 조직 전체의 사회적 신뢰도를 땅에 떨어트리고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홍보팀은 대개가 조직의 최고경영자 직속에 위치하여 조직 내 모든 부서에 언제나 정확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파워를 부여 받게 되는 것이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우연히 ㈜대우 홍보팀장 시절 알고 지내던 기자를 만나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당시엔 모 일간신문의 출입기자였는데, 이제는 모 시사전문잡지의 데스크가 되어 있었다. 점심식사 자리였지만 의기투합해 소주 한잔을 반주로 이런저런 세상 지내온 얘기를 나누다 보니, 대화는 어느덧 기자의 대우 출입시절로 거슬러가게 되었다. 

20년 후 홍보전문가로 명성을 얻으려면…

당시의 수많은 에피소드를 기억하며 화기애애하게 얘기하던 중, 갑자기 어느 홍보맨의 이름이 거론되자 그 기자의 안색이 돌연 변하는 것을 보았다. 안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불쾌한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닌가. 예전에 둘 사이에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느냐고 물어보니, 말 꺼내기를 주저하던 기자는 소주 잔을 입에 털어 넣으며, 십수년 지난 일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그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외국인을 통해 우연히 대우와 관련된 정보를 듣고 큰 특종을 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되었다고 했다. 소속 매체의 특성 상, 특종 기사를 보도하기가 어려웠던 시절이라, 기자는 물론 언론사 간부들도 그 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그러나, 확인 없이 그냥 보도하기엔 왠지 부담이 되어, 그 홍보맨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 완강하고 자신 있게 그 정보가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듣고는 내심 ‘앞으로도 자주 보아야 하는 사이인데 설마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지’하며 창피를 무릅쓰고 자기가 들은 정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거꾸로 언론사 간부들을 설득해 대특종이 될 뻔한 기사의 출고를 적극적으로 막았다고 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불과 1주일도 채 안 되어 대우로부터 공식 발표가 있었고 자기가 입수한 정보가 사실로 판명되었다는 것이다. 직후 그 홍보맨으로부터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했다. 미안하다”며 사과를 받았지만, 아직도 그때 받은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고 했다. 하기야 10년도 더 지난 일을 필자에게 털어 놓는 것을 보니 그 심정을 이해할 만도 했다. 그러면서 그 기자는 이후 그 홍보맨이 하는 얘기라면 100% 신뢰를 하지 못 했고, 동료 기자들에게도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곤 했다고 한다. 
필자는 새내기 홍보초심자들에게 늘 이 에피소드를 들려주곤 한다. “여러분들이 20년 후 홍보전문가로서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자와의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고. 이를 위해서는 설사 “난 잘 모른다고 할지언정 ‘그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문기환 새턴PR컨설팅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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