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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CEO와 ‘부장님’ 기자가 6년 대학선배에게 “A부장~”
CEO와 ‘부장님’ 기자가 6년 대학선배에게 “A부장~”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3.27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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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환의 CEO & 소통]

 때 이후 A부장과 B기자는 서먹서먹한 관계를 지속했고, 끝내 앙금을 풀지 못한 채 A부장이 이사로 승진해 다시 영업 분야로 복귀하는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만남은 종결되고 말았다. 필자는 B기자가 당시 상황에서 보통 일반사회에서의 관행처럼, A부장을 ‘부장님’이라고 불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얼마 전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최근까지 유럽계 자동차 회사의 중국법인 CEO를 역임한 전 직장 상사 A였다.
수년 간 중국생활을 마치고 금년 초 은퇴하여 지금은 국내외 여행을 다니는 등 여유로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고 소식을 들은 기억이 났다. 그런데 ‘워낙 일 복이 많아서 인지 아니면 쉬는 생활이 아직도 적응이 안 돼서 인지 얼마 전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한다’는 전화 내용이었다. 
A는 필자가 기업 홍보실 과장이던 시절 직속상관인 부장으로 모시고 있어서 아직도 ‘A부장님’으로 호칭하는 게 더욱 친밀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이다. A의 사무실이 마침 필자의 회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며칠 전 짬을 내어 방문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A는 본인이 홍보부장이던 시절에 만났던 몇몇 언론사 기자들의 근황도 묻게 되었다. A가 여러 회사 CEO로 있으면서, 무엇보다도 과거 홍보실 부장 시절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얘기와 함께.

20여년전 A부장과 B기자

연상 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A부장을 생각하면 B기자의 기억이 나곤 한다. 
B기자는 수 년 전 20여년 동안 다니던 언론사에서 은퇴하여 요즘은 등산 동호회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20여년 전의 과거 시절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
필자가 모 종합상사의 홍보과장을 하던 시절이니까 1990년대 중반의 일이다. 어느 날 A부장이 기획과 홍보업무를 겸임하는 부서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해외지사 근무와 국내 무역영업 경력을 골고루 갖춘 그는 당연히 홍보에 대해서는 경험이 일천했다. 
해서 과장이던 필자에게 홍보업무를 대부분 일임했고, 특히 언론사와 기자들과의 관계는 필자의 조언을 대부분 그대로 수용하곤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는 십 수년을 무역영업으로 단련돼 있어서인지 대인 관계가 원만해 언론 기자들과의 만남의 경우도 별 무리 없이 소화해 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모 경제지의 B기자가 종합상사를 새롭게 담당하게 됐다고 인사차 필자의 부서를 방문했다. 반갑게 통성명을 하며 얘기를 나누던 중, B기자가 A부장의 대학 후배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특별히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불편한 관계는 전혀 아니었다. 그 일이 생길 때까지는 말이다.
그 당시만 해도 국내 일곱개의 종합상사들은 ‘수출보국의 첨병’이라는 동질 문화권 아래 정보교환과 친목도모를 위해 일종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었다. 정기적으로 회의도 하고 체육대회도 해마다 돌아가며 주최하곤 했다.
그 중 중요한 연례행사가 있었는데, 매년 1회씩 경제지 중심으로 출입기자 5~6명과 함께 해외 주요 수출지역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종합상사 측에서는 보통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부장급이 참가하는데 우리 회사에서는 A부장이 출장을 다녀오게 됐다.

A부장을 ‘부장님’이라고 불러주었더라면…

문제는 열흘 남짓한 해외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이후 발생했다. 별다른 사고도 없었고 현지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도 얻었으니 무난한 해외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귀국 후의 A부장 표정이 영 말이 아니었다.
며칠이 지난 후 부서 회식자리가 있어서, 술자리 분위기를 빌려 슬쩍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답변이 B기자에게 무척 실망했다는 말이었다. 무슨 얘기냐고 재차 물어봤더니, 해외 방문국 공항에 도착하여 서로가 자기 여행가방을 찾고 있었는데, 벌써 가방을 찾았는지 멀리 떨어져 있었던 B기자가 자기를 향해 그 쪽으로 오라는 듯이 “A부장~”이라고 크게 외치더란 것이었다. 그런데 그 말이 순간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한다.
이유는 “어떻게 6년 대학 선배인 자기에게,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외부 장소에서 ‘님’자를 뺀 채 ‘부장’이라고 호칭하느냐”는 것이었다. 필자는 “원래 언론사에서는 직급에 ‘님’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B기자도 언론사에서 쓰던 호칭을 무심코 쓴 것으로 보인다”고 A부장을 애써 달랬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그 때 이후 A부장과 B기자는 서먹서먹한 관계를 지속했고, 끝내 앙금을 풀지 못한 채 A부장이 이사로 승진해 다시 영업 분야로 복귀하는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만남은 종결되고 말았다.
필자는 B기자가 당시 상황에서 보통 일반사회에서의 관행처럼, A부장을 ‘부장님’이라고 불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요즘도 가끔씩 만나는 B기자에게는 아직도 그때 그 얘기를 꺼내기가 망설여진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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