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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우리 만큼은 00 없는 전통을 만들어 보자”
“우리 만큼은 00 없는 전통을 만들어 보자”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2.1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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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환의 CEO&소통]CEO의 솔선수범

며칠 전 오랜 세월 막역한 사이의 언론 중진과 반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흥분한 듯 얘기를 꺼낸다. “이래 가지고는 안 된다. 아들 둔 부모들이 광화문 앞에서 군대 보내지 말자는 연좌시위라도 벌여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어리게만 생각했던 그의 첫째 아들이 어느덧 군대 보낼 나이가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딸만 둘 낳아 준 아내가 새삼 고마울 따름이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국민의 거룩한 의무라고 배워왔던 ‘국방의 의무’가 이렇듯 무력하고 공허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군대 내 사건 사고들이 큰 문제다. 차마 글로 쓰고 싶지 않을 정도의 참혹한 사건도 아직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언뜻 군대시절, 그것도 입영 첫 날이 생각난다.
32년 전의 일이다. 대학원 1년을 마치고 간 이유로 비교적 늦은 나이의 입대였다. 동기들도 대부분 나와 비슷한 연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논산 훈련소 입소를 앞두고 일주일간 수용 연대라는 곳에 배치되었을 때의 일이다. 몇 명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상병 계급의 병사 한 명이 나타나 우리를 화장실로 이동시킨다. 그리고서는 조그마한 손 걸레를 하나씩 주면서 좌변기를 닦으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입대 첫 업무가 이런 더러운 일이라니. 긴 걸레도 아니고 손 걸레로 좌변기 안을 닦으라니 정말 우리 군대는 최악이구나.’ 아직 군기가 잡히기 이전인지라 선뜻 이행을 못하고 모두들 쭈뼛쭈뼛 서 있었다. 그러자, 그 상병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띄우면서 우리에게 한 마디 던진다.

 

“오늘부터 너희들은 민간인이 아니라…”

“오늘부터 너희들은 민간인이 아니라 군인임을 명심해야 해. 모두들 사회에서 이런 일을 해보지 않아 처음엔 어렵겠지, 자 내가 먼저 시범을 보이겠다”하며 자기가 직접 손을 넣어 열심히 좌변기 안을 걸레질 하는 게 아닌 가.(나중에 애기를 들어보니 그 상병은 동기 친구의 형으로, 대학원을 졸업하고 입대했다 한다.) 고참 상병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을 보고서 우리들은 그제서야 모두들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필자가 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 자랑 삼아 풀어 놓는 단골 메뉴가 있다. 상병 시절 부대에서 만든 ‘구타 금지’ 규정이다. 파견 소대라 2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부대였지만, 다행히 “우리 부대 만큼은 구타가 없는 전통을 만들어 보자”는 제의에 고참들이 동의한 결과였다.
그 일이 32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비록 작은 일이지만 조직의 리더가 솔선수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워준 것이기 때문이다. 연일 만원사례를 기록하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장수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전쟁터의 최선봉에 나선 모습이 당시 병사들은 물론, 400년이 지난 지금 영화관의 남녀노소 모든 관객들을 열광하게 만든 것이다.
기업의 CEO 또한 위기 상황에서 보여주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 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홍보업계에서 유명한 예를 들어 보고자 한다.
1982년 10월 미국의 존슨앤존슨사가 제조한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람들 중 7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행한다. 수사팀은 시카고 지역 내 약국이나 슈퍼에서 판매되고 있는 캡슐형 타이레놀을 누군가가 몰래 훔쳐다가 독극물을 투입한 후 진열대에 다시 갖다 놓은 것으로 사건 전모를 밝혀낸다.

존슨앤존슨 CEO와 ‘우리의 신조’

이 사건이 발생하자 존슨앤존슨사는 즉각 전국 언론 매체를 통해 캡슐형 타이레놀을 복용치 말 것을 알리는 동시에, 시카고는 물론 미 전역에서 판매 중인 총 1억불 상당의 캡슐형 타이레놀을 즉각 회수하는 조치를 취한다. 이 위기로 인해 그 회사는 엄청난 매출 감소와 함께 35%에 달했던 진통제 시장점유율이 8%로 곤두박질 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회사는 6개월 후 안전을 대폭 강화시킨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였고, 회사에 대한 깊은 신뢰도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다시 받게 되어 오늘날까지 타이레놀과 존슨앤존슨이라는 명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연 비결은 무엇인가? 그 회사 홈페이지를 들여다 보니 해답이 나왔다.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창립 초기에 작성된 ‘우리의 신조(Our Credo)’를 60여년 넘게 지켜 왔다고 한다. 한 페이지 분량의 그 신조는 고객, 직원, 지역사회, 그리고 주주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 것인데 그 중 고객에 대한 구절을 소개해 보겠다.
“우리는 우리의 첫 번째 책임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즉, 의사, 간호사, 환자, 부모를 비롯해 모든 소비자들에게 있다고 믿는다. 항상 그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최상의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
독극물 사망 사고가 발생해 회사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봉착 했을 때 당시 CEO는 자기 사무실 벽에 걸려 있던 ‘우리의 신조’에 써 있는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고 한다.
회사의 이익 보다는 소비자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 것이다. 그 결과 엄청난 규모의 광고비용을 쓴다 해도 얻을 수 없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위기를 오히려 강력한 신뢰 획득의 기회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렇듯, 조직의 규정과 원칙을 솔선수범해서 철저히 지키는 CEO야 말로 위기 상황에 꼭 필요한 존재일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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