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그린 경영’ 선봉에 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그린 경영’ 선봉에 서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7.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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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신임 두터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그룹 환경사업위원장 맡아 ‘탄소중립 경영’ 전면에 내세워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SK이노베이션>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탄소중립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캐시카우인 정유·석유화학 사업부터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부문까지 기업 정체성을 ‘환경’으로 삼았다. ‘환경 신봉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믿을맨’ 김준 총괄사장의 의지가 담긴 행보다. SK그룹의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김 총괄사장은 올해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장에 임명됐다.

SK이노베이션은 대표적 탄소배출 사업인 정유·석유화학 사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성이 빠르지만 매출액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정유·석유화학 부문에서의 탄소 감축 노력 없이 환경 경영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부문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탄소배출 절반,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그린 변신’ 선봉 김준 총괄사장, 그룹 환경사업위원장 맡아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7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그룹 내에서 환경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1일 기업 비전을 밝히는 ‘스토리 데이’를 열어 선포한 회사의 정체성이 ‘탄소에서 그린으로’이다.

그룹 브레인으로 손꼽히는 김준 총괄사장이 최태원 회장의 환경 경영 노력을 충실히 보조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 일찌감치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대표적 기업인이다. 지난 5월 27일 열린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비즈니스포럼’ 기조 강연에 이런 철학이 담겼다.

최 회장은 “기업들도 환경문제 해결방안이 나올 때까지 손을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며 “엄중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환경문제 해결 행동을 해야 하고 이것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SK에너지의 전신인 유공의 석유화학 부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그룹 전략 전문가로 활약해왔다.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 등 계열사에서 중장기 투자 확대, 신사업 등을 맡아 지휘했다. 2017년 3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맡은 그는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수펙스추구협의회의 환경사업위원장에 임명되면서 ‘그린 비즈니스’ 이전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전까지는 에너지화학본부장을 맡았다. 그만큼 SK그룹이 환경 경영으로 옮겨가는데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SK이노베이션의 탄소중립 고민은 지난 20일 발간한 넷제로 특별보고서에 담겼다. 스토리 데이에서 목표치를 추상적으로 제시했다면 해당 보고서에는 구체적 실행 계획이 제시됐다.

김준 총괄사장은 “넷제로 특별보고서 발간은 스토리 데이를 통해 선언한 2050년 이전 넷제로 달성 약속을 구체화해 공표한 것”이라며 “강력한 실천을 통해 친환경 시대를 선도함으로써 ESG 경영을 완성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석유화학 부문 구체적 탄소 감축 목표 제시

넷제로 특별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통 사업 부문인 정유와 석유화학 분야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2019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천명하고 있지만, 10년도 남지 않은 2030년의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우는 많지 않다. SK이노베이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이용하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정한 것도 차별화 지점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화학 사업 부문 탄소 감축 로드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화학 사업 부문 탄소 감축 로드맵.<SK이노베이션>

내용도 세부적이다. 우선 2025년까지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에서 배출하는 1243톤 가운데 25%를 감축한다. 이를 2030년 50%, 2040년 75%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감축 목표도 정해졌다. 공정 효율 개선과 운영 최적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료 도입 등을 통한 그린 플랜트화에 2030년까지 7000억원을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250만톤을 감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업장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채우는 RE100 달성에는 2030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한다. 달성 계획도 20~30년 뒤로 미루지 않았다. 2025년에 25%, 2030년에 100%로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2030년부터 매년 180만톤 규모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밖에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에 2030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하고, 조림 등 자연 생태계 회복 사업을 확산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진정한 넷 제로를 달성하려면 사업을 철수하거나 매각하는 게 아닌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며 “탄소 배출 문제 해결의 열쇠는 사업 스스로 갖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부문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배터리 분리막 사업 등은 2030년 배출이 예상되는 온실가스 총량을 의미하는 2030 BAU(Business As Usual)보다 87%를 감축할 계획이다. 100% 달성은 5년 뒤인 2035년 이루기로 했다.

사업장 전력을 2030년까지 모두 재생에너지로 쓰는 RE100을 통해 820만톤을 우선 감축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올해부터 국내 사업장 전력 사용량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공정 운영 효율화에 2700억원, 친환경 연료 전환에 2800억원을 투자해 2035년 기준 약 136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방침이다.

혁신의 핵심 배터리 사업, 상장은 “기업가치 인정받을 때”

김준 총괄사장은 배터리와 소재 사업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미래 성장성과 함께 그린으로의 전환도 동시에 가져다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4월 2년 가까이 끌어온 LG에너지솔루션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합의한 뒤로 적극적 투자 계획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분할도 재원 조달 방안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김준 총괄사장은 스토리 데이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해 상당히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데 재원 조달 방안의 하나로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적 분할 방식이 될지, 인적 분할이 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괄사장은 “배터리 사업 분할은 기업공개 시점과 연계해 탄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소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소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말 40GWh에서 2025년 20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배터리 수주잔량만 1000GWh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 정도를 제외하면 달성하지 못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2500억원까지 창출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의 계획은 배터리 생산과 판매에만 그치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은 수명이 끝난 폐배터리 내 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회수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해 금속 회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국 3000여개 이상의 주유소와 충전소, 화물차휴게소 등을 거점으로 연료전지와 태양광 기반 분산발전도 추진한다. 2030년 약 4.9GW 규모 분산발전 설비를 구축해 친환경 전력을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사업 구조가 탄소중립을 위해 극복해야 할 게 많은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만큼 감축 목표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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