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딱 1번 봤다. 밥 먹는 동안 훈계, 매각 얘기 없었다”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의 이대현 대표가 회사 매각과 관련해 노조와 수차례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만남은 한번에 불과했고 이 자리에서 매각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에 따르면 대우건설 현 노조와 이 대표는 올해 3월 26일에 단 한번 만났다. 노조에 따르면 3월 초 노조의 요청이 있은지 2주가 지난 후 양측의 만남이 성사됐다.
노조 “밥 먹는 동안 훈계…매각 얘기 없었다”
노조 관계자는 “매각 얘기는 없었다. 지난 집행부도 상반기, 하반기 합해 1년에 약 2회 만난 것이 전부”라며 “노조와 회사의 현안을 논의하려고 만나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모 기업인 산업은행에 ‘내가 이렇게 노조를 관리하고 있다’라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자리였던 것 같다”며 “밥 한 끼 먹는 동안 ‘노조가 많이 도와줘야 회사가 잘 된다’ 등 약간 훈계를 듣는 듯한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이 사장이 노조와의 교류에 대해 밝힌 내용과 대치된다. 지난 5일 이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 추진 전 노조와도 수차례 만나 의견 청취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 “사측 아닌 대주주…노조와 1년에 2번 식사”
이 대표는 자신이 사측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라 단지 대주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조를 직접 만나는 것에 대해) 대우건설 노사 라인에서 우려를 표했다. 중요한 이야기를 저(이 대표)와 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 정례화는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노조와) 1년에 2번 식사자리는 가졌다”며 “올해 3월에 매각 이야기를 못 꺼낸 것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이렇게 (매각이) 구체화돼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한 것이다. 당시는 할 이야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 대표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매각 추진 전 노조와도 수차례 만나 의견 청취를 했다”는 내용과는 거리감이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2일 매각이 졸속으로 추진된 이유가 이 대표에게 있다며 “KDB인베스트먼트 이대현 대표는 금번 졸속매각의 위법한 행위와 대우건설의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컨소시엄이 선정된 후, 다음날인 6일 노조는 실사저지 및 총파업 등으로 인수반대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양측의 입장차가 줄어들지 않아 대우건설 매각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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