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삼바 혐의 집중분석②]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 단독 지배한 근거 있다
[이재용-삼바 혐의 집중분석②]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 단독 지배한 근거 있다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4.30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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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사업보고서에서 로직스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인정
검찰 “로직스 자본잠식 위험성 무마위한 의도적 지분법 회계처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과 관련된 외부감사법(외감법) 위반 혐의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적용했다.  

첫 번째는 본지가 이번 시리즈 첫번째 기사에서 다뤘던 로직스의 2014 회계연도 재무제표 거짓 공시 논란과  관련된 부분이다. 다음은 로직스의 2015 회계연도 재무제표 분식회계 문제에 관한 것이다. 

로직스는 2016년 4월 201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면서 재무제표에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해 해당 기업을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K-IFRS(기업회계기준) 제1110호에 따르면 지배기업이 종속기업에 대해 지배력을 상실하면 해당 종속기업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공정가치 즉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또 지배력 상실과 관련되는 손익을 인식해야 한다.    

로직스는 이와 같은 지배력 상실 이슈를 이유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유지하던 종속기업 연결 회계를 지분법 회계 처리로 변경했다. 

로직스는 지분법 회계에 따라 에피스에 대한 투자 주식을 공정가치로 재평가했고, 투자로 발생한 손익을 약 4조5000억원으로 인식해 약 4조8000억원으로 계상했다. 

직전까지 로직스의 에피스 주식에 대한 자산 가치는 3000억원 정도였지만,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동시에 로직스는 재무제표에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콜옵션 부채를 약 1조8000억원으로 계상해 공시했다. 

로직스는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매출 0원에 영업손실 397억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2013년과 2014년 각각 624억과 9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실상 자산과 부채의 규모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자본잠식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직전인 2014 회계연도에 6300억원에 불과했던 로직스의 자기자본은 2015 회계연도의 지배력 상실로 인한 지분법 회계처리로 인해 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당연히 로직스의 자산은 부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자본잠식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검찰은 지배력 상실로 인한 회계처리 변경과 그로 인해 로직스가 보유한 에피스 지분의 가치 상승을 기업회계 기준을 위반한 분식회계로 보고 있다. 또 이런 분식회계가 2015년 9월 완료된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사후처리 과정에서 벌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2012년 로직스와 바이오젠이 합작해 지분율 85 대 15로 에피스를 설립했고, 당시 85%의 높은 지분율에 비춰봤을 때 로직스가 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공동으로 지배한 것이 타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바이오젠은 합작 투자 조건으로 만기일인 2018년 6월 30일까지 로직스가 가지고 있는 에피스 지분을 50%까지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기로 했다. 하지만 삼성 측이 로직스가 에피스를 지배하는 것과 같은 상태를 원하면서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로 획득 가능한 지분은 50%-1주로 조정됐다. 

대신 바이오젠의 요구로 에피스의 주주총회 의결에 필요한 지분이 52%로 강화됐다. 이는 향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두 회사가 모두 에피스 주주총회를 장악하지 못하게 되며, 그렇다면 로직스 역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특히 바이오젠이 경영 판단 사항에 해당하는 에피스의 신제품 개발 동의권 등을 보유하게 된 사실을 보더라도, 설립 초기부터 로직스가 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하지 못한 것이 명백하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당시 로직스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조성하기 위해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띄우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삼성은 로직스의 바이오사업 가치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시너지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로직스의 재무제표상 부채이자 알려진다면 자사뿐만 아니라 제일모직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바이오젠 콜옵션의 존재 사실을 2014 회계연도가 돼서야 재무제표에 공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로직스가 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52% 주총의결권과 신제품 개발 동의권 등 경영권 및 지배력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의도적으로 공시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檢 “로직스 분식회계, 모직-물산 합병 사후 처리작업 일환”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이 이뤄진 이후, 2015년 결산 당시 통합 삼성물산은 자회사인 로직스를 연결 대상에 포함시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했어야 했다. 

2015년 10월경 삼성물산이 안진회계법인에 의뢰해 로직스의 자산과 부채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수행한 결과, 로직스가 보유한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약 1조8000억원의 부채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평가 보고서 초안을 받아볼 수 있었다. 삼성물산은 이를 통해 합병 회계처리와 로직스 연결 회계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2014년 말 기준 로직스의 자기자본은 6621억원에 불과했고, 만약 콜옵션 부채 1조8000억을 2015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반영할 경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앞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추진 과정에서도 안진을 통해 로직스뿐만 아니라 당시 삼성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던 에피스의 가치도 부풀려 평가됐고 당연히 바이오젠이 보유한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가치도 대폭 증가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이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뉴시스
2015년 12월 21일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송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이 열렸다.<뉴시스>

당시 삼성에서는 로직스의 재무제표에 반영될 부채 역시 늘어나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면, 합병 시너지로 제시했던 수조원 상당의 바이오사업 가치에 의문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합병비율의 불공정성 논란도 심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로직스의 에피스 투자주식을 재평가해 고의로 자산을 부풀려 부채를 상쇄시키는 방안을 마련했고, 결국 2015 회계연도의 재무제표에서 지배력 상실 회계 처리로 자산을 과대 계상하는 분식회계를 범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결국 이런 분식회계를 통해 로직스가 자본잠식을 회피하는 동시에 합병 사후 작업을 완료했고, 2016년 말 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게 됐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바이오젠도 인정한 12~14년 로직스의 에피스 지배력

로직스의 2015 회계연도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가 분식회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로직스가 이전까지 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한 것이 사실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검찰은 2012~2014년까지 로직스가 에피스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것은 맞지만, 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로직스가 에피스 설립 초기부터 이 회사를 단독으로 지배하고 있었다는 입장인데, 이는 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에피스에 대해 85대 15의 지분율로 시작하게 된 계기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해당 지분율은 출자금에서 비롯됐고, 에피스 설립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소요되는 3300억원의 출자금을 로직스가 약 85%를 분담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바이오젠은 15%만 출자하기로 했다. 

바이오젠이 바이오의약품 개발 승인과 마케팅 등에 노하우가 있는 세계적 기업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로직스는 당시 신생 회사였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의 초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당연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바이오의약품은 다른 의약품의 제네릭에 비해 개발과 임상까지 기간이 길고 개발비용도 더 많으며 판매 승인도 엄격하다. 바이오젠은 이런 리스크를 크게 부담하는 것을 원치 않아 출자 비중을 낮췄을 뿐이라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통상 피투자회사에 사업 자금을 더 많이 투입해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의 지배력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삼성은 단순히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뛰어넘어 당시 바이오젠이 로직스에 에피스의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을 맡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당시 로직스는 주총 의결정족수를 초과하는 절대 지분을 보유해 에피스의 주총을 지배하고 있었다. 

또 에피스의 이사 5명 중 4명을 로직스에서 지명하면서 사실상 에피스 이사회도 지배할 수 있었고, 에피스 대표이사 지명권 역시 로직스가 쥐고 있었다. 

바이오젠의 경우 에피스에 비상무이사 1명을 지명할 수 있었는데, 그는 미국 바이오젠 부사장으로 미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당연히 에피스에 상시 출근하지도 않았고, 당시 총 16번의 에피스 이사회 중 2번밖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이전에 에피스는 두 차례의 유상증자가 있었는데, 바이오젠은 여기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로직스는 증자에 참여하면서 2014년 말 90.3%, 2015년 말까지 91.2%의 에피스 지분을 보유할 수 있었고 바이오젠은 보유 지분율을 점차 줄여나가는 사실상의 소수 주주의 행보를 보였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로직스가 절대 지분을 보유해서 에피스를 경영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바이오젠이 당장 에피스에 대한 경영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로직스가 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을 인정한 근거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바이오젠의 유상증자 불참에 대해 초기 에피스에 대한 지분율이 감소하더라도 결국 50%-1주까지 취득해 로직스와 동등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굳이 증자에 참여할 필요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이런 주장에는 의문은 남는다. 결국 로직스가 증자에 꾸준히 참여해 지분율을 늘려나갔고 주총 의결정족수 52%를 월등히 넘는 절대지분을 보유하면서 에피스 경영 전반을 주도했다. 바이오젠이 언젠가는 콜옵션 행사로 인해 로직스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비슷해지더라도, 결국 콜옵션을 행사하기 전인 설립 초기에는 로직스가 에피스의 의사 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주목해 볼 부분은 바이오젠도 2012~2014년 사이 에피스에 대한 경영에 대해 로직스의 지배력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바이오젠의 2014년 10-K 보고서 151페이지. 로직스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언급 부분. 바이오젠 10-K 캡처
바이오젠의 2014년 10-K 보고서 151(F-55)페이지. 로직스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언급돼 있다. <바이오젠 10-K 캡처>

바이오젠의 사업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2014년 텐케이(10-K) 보고서 151(F-55)페이지에서 바이오젠은 로직스와의 에피스에 대한 합작계약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제적 성과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 영향력을 가질 활동에 대해 지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Samsung Biologics has the power to direct the activities of Samsung Bioepis which will most significantly and directly impact its economic performance)”고 언급하고 있다. 

삼성은 이것이 당시 에피스의 경영에 대한 지배력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바이오젠의 인식을 충분히 나타내주는 증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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