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연일 ‘안전’ 강조하는데…포스코 잇따른 ‘사망사고’ 왜 일어나나
최정우 회장 연일 ‘안전’ 강조하는데…포스코 잇따른 ‘사망사고’ 왜 일어나나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2.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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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강조 대책 마련 중 사망사고 잇따라…최정우 회장 ‘안정 행보’에 빨간불
노조 “현장과 괴리된 안전대책” 지적…포스코 “안전대책·안전투자 늘리겠다”
최정우(앞줄 왼쪽) 포스코 회장이 포항제철소를 방문에 안전 관련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포스코
최정우(앞줄 왼쪽) 포스코 회장이 포항제철소를 방문에 안전과 관련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포스코>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최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안전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회장 연임과 노동자의 안전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최 회장의 안전 강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8일 포항제철소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산재 청문회’를 개최하겠다며 최정우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안전을 강조하는 와중에 일어난 사망사고가 최 회장의 안전 행보에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포스코의 안전 대책이 과연 언제쯤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지난 1월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로 1명 이상 사망할 경우 사업장의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일하다가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더이상 없어야 한다”는 인식이 정부·시민사회단체·국민 사이에서 확고해지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대책이 쏟아졌지만 사망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자 정부와 국회는 그 원인을 사업주가 안전에 소홀히 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보겠다는 것이다.

여러 대기업 중 특히 포스코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6일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여야가 중대재해법의 처리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중대재해법이 통과되면 그 첫 번째 대상은 산재 왕국 포스코가 돼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포스코건설 등에서 총 4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1월 24일에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 얼마 후인 12월에도 포항 소결 공정 집진기 정비작업 중 설비에 빨려 들어가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포항 원료항만부두 옆 도로에서 오토바이로 야간근무 출근 중 25톤 덤프트럭과 충돌해 1명이 또 사망했다. 약 한 달 사이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 최우선 경영방침은 ‘안전’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11일 최정우 회장을 차기 CEO 후보로 추천할 것을 의결했다. 최정우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중점 정책 중 첫 번째로 ‘안전’을 꼽았다. 최 회장은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와 동료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노후 안전시설 및 불안전한 현장은 적극 발굴해 즉시 개선하고 하루 빨리 휴대용 CCTV 등 스마트 안전장치를 완비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새해 첫 현장 행보로 포항·광양제철소를 방문해 노조위원장 등과 만나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최근에 열린 그룹운영회의에서도 ‘안전’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작업 지시를 받거나 신체적 혹은 정서적 요인으로 인해 일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으면 작업자들은 작업 거부를 요청할 수 있고 이는 직원들의 권리로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며 작업 중지권을 직원들에게 적극 안내하고 철저히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최 회장은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이 미달되는 것은 앞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상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만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안전’ 최우선 경영방침에 따라 ▲‘생산우선’에서 ‘안전우선’ 프로세스로의 전환 ▲작업중지권 철저 시행 ▲안전신문고 신설 ▲안전 스마트 인프라 확충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 강화 ▲직원 대상 안전교육 내실화 등을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으로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포스코가 그동안 안전과 관련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노후 설비 교체, 밀폐 공간 시설물 보완 등 제철소 설비 개선과 안전전담 조직 신설 및 전문가 영입, 협력사 안전작업 수행을 위한 지원활동 강화, 위험설비 검사강화 등에 1조3157억원을 투자해 현장의 작업환경을 개선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도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향후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안전 투자 비용이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안전을 위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잇따른 안전대책에도 끊이지 않는 사고 원인은?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장은 “안전관리를 위해 포스코가 투자했다던 1조 규모의 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에 검증 요구를 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빼고 큰 단위로 얼마를 투자했다는 정도여서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안전대책을 세우고는 있으나 현장과 괴리된 대책을 많이 내놓았고 사고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계속해서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투자를 늘려 최고 수준의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최정우 회장이 안전대책을 강조하는 와중에 또 다시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 당황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포스코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안전에 신경을 더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꾸준히 새로운 안전대책이 나오고 안전투자도 늘리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가능한 한 빨리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볼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연임이 확정적인 최정우 회장의 임기 내에 안전에 대한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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