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빵집’ 파리바게뜨 뉴요커를 사로잡다
‘국민 빵집’ 파리바게뜨 뉴요커를 사로잡다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11.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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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 회장의 남다른 열정…창립 31주년 맞아 글로벌 브랜드로
▲ 파리바게뜨 맨해튼 40번가점.<SPC그룹>

대한민국 대표 제빵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10월 17일 창립 31주년을 맞았다. 파리바게뜨는 국내 프랜차이즈 제빵 업계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빵 문화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성공 신화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빼어난 안목과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허영인 회장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33살의 나이에 미국에서 제빵 기술을 직접 배웠다. 현장 탐구 능력이 뛰어나 잘 나가는 메뉴부터 매장 매출까지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다. 지금은 미국·프랑스·중국·베트남·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2030년 전 세계 파리바게뜨 매장 7000개 목표

허영인 회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파리바게뜨 매장을 지금의 두 배인 7000개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05년부터 기초 연구를 위해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서울대학교 연구진의 산학공동연구를 통해 세상에 나온 천연 효모 SPC-SNU로 허 회장은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R&D에 대한 적극 투자로 국내 최초 무설탕 식빵을 개발하고 한국 전통 누룩에서 천연효모를 발굴하는 등 국내 제빵 산업을 이끌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파리바게뜨가 2004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프랑스의 유명 베이커리 업체들조차 연이어 실패해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웠다. 허 회장이 주도한 파리바게뜨는 중국 주요도시 중심 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파고들어 현재는 매장을 177개까지 늘렸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 맨해튼 40번가점을 비롯해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해외 점포를 늘려나갔다. 

허 회장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급화 전략이 먹힌 것이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현지 인력을 채용해 그들과 문화적 친밀성을 맞춰나간 것이다.  

1988년 파리바게뜨 사업 초기만 해도 케이크 시장은 버터그림 케이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파리바게뜨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화이트 3단 스펀지와 생크림, 그리고 과일이 샌드 된 포시즌 케이크를 선보였다. 생크림 케이크는 가맹점에서 직접 케이크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제품이 신선해 가맹점의 수익성도 높이는 요소가 됐다. 

▲ 허영인 SPC그룹 회장.<뉴시스>

1993년에는 ‘그대로 토스트’로 출시 당시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토스트를 만들 때 빵에 버터를 발라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앴고 제품 자체에 버터를 함유해 그대로 구워내도 버터를 바른 듯한 고소한 맛과 부드러움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2009년 치즈가 부드러운 시간, 2010년에는 초코가 달콤한 시간을 선보였다. 케이크의 대중화를 위해 내놓은 이 제품들은 출시 3개월 만에 2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당시 최단기간 판매량 기록을 세웠다. 

2013년에는 SPC제빵연구소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무설탕 식빵’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식빵을 만드는데 필수 요소로 여겨졌던 설탕을 과감히 빼고 제조 과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당까지 제어한 무설탕 식빵은 이전까지 불가능하게 여겼던 아이디어로 아무도 성공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 설탕을 덜어내는 대신 현미와 호두의 고소함으로 맛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발돼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에는 순수 우유케이크를 출시했다. 일체의 장식과 디자인을 배제한 순수 우유 케이크는 케이크 본연의 맛에 충실하기 위해 별도의 데코레이션 없이 제품 자체에 집중한 제품이다. 

다양한 메뉴와 고품질로 ‘맛 시장’ 매혹

2015년에는 세계적인 커피 로스터가 만든 고품질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는 카페 아다지오(Caf? Adagio)를 출시해 1년 만에 4000만잔 판매를 돌파했다.

2015년에는 100% 프랑스 밀로 만든 ‘정통바게뜨’ ‘호두 건포도바게뜨’ ‘모닝바게뜨’ 등 프랑스빵 3종을 선보였다. ‘국내 프랑스빵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모토로 개발된 이 제품들은 프랑스 본고장의 맛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프랑스 원맥을 직접 들여와 제분한 프랑스밀과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사용해 정통 바게트의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바게트를 만드는 프랑스 정통 방식인 ‘돌오븐’을 사용해 천장, 바닥, 벽에서 나온 고온의 열로 빵을 구워 겉은 누룽지처럼 구수하면서 바삭하고 속은 수분을 잡아 촉촉함과 부드러움을 살렸다.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먼저 인기를 끈 단팥크림 코팡(KOPAN)을 국내에도 들여왔다. 단팥크림 코팡은 파리바게뜨가 파리 매장에서 ‘브리오슈 크렘 드 레 레드빈(BRIOCHE CREAM DE LAIT RED BEANS)’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선보인 제품이다.

2016년 천연효모빵을 출시해 배개빵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1986년 유럽풍 베이커리 브랜드 매장 파리크라상은 생소한 베이커리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프랑스 정통 빵과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면서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았다.

1988년 허영인 회장은 이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를 론칭해 10년 만인 1997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최초로 ‘베이크 오프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국 어디서나 신선하게 구운 빵을 공급해 남녀노소 누구나 식사대용으로 빵을 먹는 시대를 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빵과 잘 어울리는 커피와 음료를 함께 판매해 매장에서 먹을 수 있게 한 ‘베이커리 카페’ 콘셉트를 선보이며 빵이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주식으로 완전히 자리 잡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매장 수 3400여 개, 하루 빵 생산량 400만 개에 달해 ‘국민 빵집’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서 간식으로 먹었던 빵을 주식으로 먹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제 빵과 커피, 샐러드로 식사를 대신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또한 버터크림 케이크 위주였던 케이크 시장 트렌드를 생크림 케이크로 바꾸고 크리스마스 케이크 문화를 대중화했으며 마일리지 멤버십 카드인 해피 포인트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허영인 회장은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의 ‘제빵왕’에 도전하고 있다. 허 회장은 미국 LA 한인 타운에 1호점을 연 이후 현재까지 57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뉴욕 맨해튼 주류시장 상권인 타임스스퀘어·미드타운·어퍼웨스트사이드 등에 진출해 성업 중이다. 맨해튼에만 9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 성공 요인으로 거점 전략과 제품의 다양성, 품질이 꼽힌다. 거점전략은 권역별 핵심 상권을 동시에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대표적인 번화가인 타임스퀘어 인근 40번가에 이어 2013년 11월 오피스가 상권인 미드타운(Midtown)에 52번가점, 2014년 3월 고급 주택가인 어퍼웨스트사이드에 70번가점을 오픈한 게 다 거점 전략의 일환이다. 

제품의 다양성과 고품질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시장의 기존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종 이하인 것에 비해 파리바게뜨는 300종 이상을 취급했다. 우선 매장에 들어선 고객에게 풍성하고 다양한 제품으로 시각과 후각에 자극을 주고, 무엇보다도 케이크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격상시켰다.

또 매달 현지인 입맛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맛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했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편리를 고려한 새로운 콘셉트의 점포운영이다. 국내에선 이미 익숙해져있지만 현지 낯선 판매방식인 쟁반과 집게를 이용한 ‘셀프’ 선택 시스템이 편리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섰다. 

현지 문화에 맞는 조직 운영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에서 파리바게뜨 근무 경험이 있는 본사 인력과 미국 현지 사정과 문화에 정통한 현지 인력이 조화돼 매장을 친근감 있는 곳으로 만든 것이다.

대한민국 제빵 문화 바꾼 허영인 회장

허영인 회장의 빵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허 회장은 어려서부터 빵을 좋아하고 빵 만들기를 즐겼다. 그는 1949년 태어나 어머니의 등에 업혀 있을 때부터 고소한 빵 냄새를 맡으며 성장기를 보냈다. 

허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밤에는 생산현장에 가서 밀가루 반죽이 고소한 빵으로 만들어지는 공정 하나하나를 빼놓지 않고 들여다봤다고 한다. 대학 진학 후 가장 먼저 아버지 허창성 선대회장을 졸라 중고승용차를 구입해 서울 곳곳을 다니며 시장 조사를 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빵 전문가가 되기 위해 33세에 미국 캔자스시티에 있는 AIB에서 1년 6개월 동안 제빵 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최고경영자는 경영 마인드 뿐 아니라 기술 마인드, 즉 엔지니어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이는 SPC의 품질경영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그는 수시로 생산현장을 누비며 원료부터 시작해 완제품의 모양이나 향기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챙긴다.

허 회장은 모든 신제품을 미리 시식하고 출시를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매장별 주력상품, 매출 등을 꼼꼼하게 파악하는 현장경영으로 유명하다. 주말마다 브랜드와 지역별 프랜차이즈 매장을 둘러보는 게 습관처럼 돼 있다. 

SPC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한 피자전문 브랜드 ‘피자업(Pizza UP)’이 서울 홍대 인근에 10월 27일 오픈했다.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에 자리 잡은 피자업은 로드샵 형태의 피자전문점이다. 화덕피자 전문점인 피자업의 콘셉트는 바로 ‘나만의 피자’다.

11m에 이르는 토핑바에 40여 가지 재료가 마련된 형식으로 도우와 베이스, 토핑을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피자 마스터는 주문받은 피자를 즉석에서 구워 서비스한다. 

피자업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전용 메뉴인 화덕피자를 패스트푸드와 패밀리 레스토랑의 중간 형태인 패스트 캐주얼로 탄생시킨 데 의미가 있다. 홍대라는 지역 특성상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화덕피자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화덕피자의 대중화가 피자업의 목표다. 

지난해 7월 ‘쉐이크쉑’(Shake Shack) 론칭으로 돌풍을 일으킨 SPC그룹은 제과제빵 전문 기업을 넘어 글로벌 컬리너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로 외식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까지 외식 사업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것이 허희수 부사장의  포부이기도 하다. 폭발적 인기를 모은 쉐이크쉑은 현재 5개 매장까지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버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빵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신념으로 제빵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허영인 회장. 그는 지금까지 한 발 앞선 ‘변화경영’으로 국내 베이커리 업계의 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30여년 넘게 한결같은 뚝심으로 SPC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 회장이 글로벌 시장을 어떻게 정복해 나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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