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김민주 기자] OCI그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3개월간 이어온 한미그룹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이 형제(임종윤·종훈) 측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 형제 측은 각자 입장문을 내고 재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폭풍우가 지나간 이후 산적한 과제들에 주목하고 있다.
29일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은 그룹사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지난 두 달여간 소란스러웠던 회사 안팎을 묵묵히 지켜보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임직원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 회장은 “다수의 새 이사진이 합류할 예정이어서, 임직원 여러분이 다소 혼란스러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통합 안을 만들게 했던 여러 어려운 상황들은 그대로이므로, 경영진과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힘을 합해 신약명가 한미를 지키고 발전시킬 방안을 다시금 찾아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통합 추진과정에서 불거진 가족 간 갈등과 여러 외부적 평가에 의한 내부 동요와 파장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 내 경쟁에서 가족 화합으로
송 회장 말대로 여러 난제들을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와 함께 풀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강도 높은 대결 구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가족 화합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보인다.
임종윤 전 사장은 주주총회 직후 "어머니, 여동생과 같이 가길 원한다"며 "다신 이런 일이 없을 것이고, 회사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화합 의지를 확실히 했다. 차남 임종훈 전 사장도 “앞으로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며 “다시 가족이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다음은 상속세 등을 위한 재원 마련의 문제다. OCI그룹과의 거래가 성사됐을 경우,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현금화를 통해 상속세 고민이 일부 해결됐을 테지만, 일이 무산되면서 대체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미 오너일가는 2020년 임성기 회장 별세 후 한미사이언스 주식 2308만주를 상속받았고, 주식의 평가액은 상속 당시 기준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5400억원의 상속세를 부과 받아 작년까지 절반을 납부한 상황이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가 자금이 없다는 식의 예기가 나오는데, 순자산을 봐야한다”며 “세금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으로 알아서 잘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임주현 부회장은 (연대책임인) 상속세 해결에 대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촉구하면서, 무담보로 오빠에게 빌려준 266억원의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알리며, 이를 통해 본인의 상속세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5년내 1조원 투자유치·시가총액 50조원 진입
임종윤 전 사장 측 입장에서는 기자간담회에서 공언한 5년 이내 1조 원의 투자금 유치 또한 과제로 지목된다. 바이오 공장을 지어 CDO(위탁개발), CRO(임상시험수탁)사업을 하겠다는 청사진만 제시했을 뿐 자금 조달 방법 및 진행 상황과 관련해 구체적인 확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주총 직후 통합 진행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29일 중구 소공로 OCI빌딩에서 열린 OCI홀딩스 50기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어제 진행된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받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존 사업의 차질 없는 운영에 집중하는 동시에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만한 사안이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https://www.hani.co.kr/arti/science/technology/1119402.html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technology/2024/02/21/7AOIR4XUSVDJ7PGNXZ54QBIJ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