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주식 좀 한다는 사람이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들어본 글로벌 사모펀드 중 하나로 ‘칼라일그룹’이 있다. 칼라일그룹은 KRR, 블랙스톤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펀드로 꼽힌다.

칼라일그룹은 올해 2월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가져가면서 현대자동차그룹 백기사로 국내 투자자에게 확실히 인식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등의 지분을 합하면 29.99%에 이르러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지만 칼라일그룹과의 블록딜로 지분을 19.99%로 낮췄다.

칼라일그룹은 블록딜을 통해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 전체에 해당하는 6.7%와 정의선 회장 지분 중 일부인 3.3%를 합해 총 10%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6113억원에 인수했다. 칼라일그룹은 경영권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3~4년을 돌이켜보면 칼라일그룹은 ADT캡스, 카카오모빌리티, 투썸플레이스 등 한국 기업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이러한 한국향 투자는 한국계 미국인 이규성 칼라일그룹 CEO가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2018년에 집중됐다.

이규성 대표는 1965년 미국 뉴욕주 알바니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경제학과 응용수학 학사를 마치고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거쳤다. 그의 아버지는 연세대 경영대학장을 지닌 故 이학종 교수로 이 대표는 어린 시절 잠시 한국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0년 세계 최고 컨설팅 업체 중 하나인 맥킨지앤컴퍼니에서 사회 경력을 시작했으며, 미국 내 대형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 등을 거쳐 2013년 12월께 칼라일그룹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온글렌 영킨 전 대표와 함께 칼라일그룹의 공동 CEO를 맡은 이 대표는 2020년 10월부터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2014년 한국 ADT캡스 지분 100%를 2조1000억원가량에 인수해 2018년 SK텔레콤-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에 2조97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4년여만에 단순 차익만 8000억원가량 남긴 셈이다.

칼라일그룹은 2020년 KB금융지주의 교환사채(EB)에 2400억원을 투자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카카오모빌리티에 2억 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해 3대 주주에 올랐다.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사업을 분리해 출범한 SK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KKR, 블랙스톤 등과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